국내 유일 머리카락 기부 단체 '어머나운동본부'...누구나 기부자가 될 수 있습니다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소아암 환자들을 돕기위한 손길들은 여전히 이어져 오고있다.

특히 소아암 환자들에게 있어 가장 많은 스트레스를 받고있는 것이 항암제 치료에 따른 탈모라는 것,

이러한 어린이 암환자들을 위해 가발을 만들어 지원하고 있는 곳이 어머나운동본부(이사장, 김영배)다. '어머나운동'은 어린이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 운동의 약자다. 어린이의 (어), 머리카락의 (머), 나눔을 하자는 (나)자의 줄임말이다.

최근 어머나운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은 가운데 어머나운동본부는 올해로 13년이 됐다. 어머나운동본부는 소아암 환자에 대한 단순 가발지원을 넘어 그들의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공익사업을 준비 중에 있다.

치료받는 과정에서 유지하기 어려운 정규교육을 보완하게 될 다양한 병원학교 프로그램, 치료 과정에서 야기되는 심리적 문제 해결을 위한 심리치료 프로그램, 연대감 강화를 통한 자조(自助) 지원 프로그램, 치료비 및 장학금 등 과도한 시간과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이 포함될 예정이다.

어머나운동본부의 자료에 의하면 어머나운동에 참여한 머리카락 기부자의 숫자가 →2018년 1,730명, →2019년 8,755명, →2020년 22,260명으로 최근 급증하고 있다.

소위 ‘소확행(작지만 확실한 행복)’문화에 힘입어 돈이 없어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머리카락 기부문화가 소셜미디어의 보편화와 만나면서 어머나운동에의 동참 사실을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공개하면서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전파되고 있다.

김영배 이사장은 “어머나운동은 홍보예산을 거의 투입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기부자들의 자발적 참여와 SNS의 전파력에 힘입어 많이 알려지게 됐다”며 수많은 소시민 참여자들이 모두 어머나운동 홍보대사라고 강조했다.

어머나운동본부는 더 많은 사람들의 동참을 위해, 지난해(2020년)말 어머나운동본부의 모체인 '국제협력개발협회'가 기재부로부터 지정기부금 단체로 지정받아 기부금 모집도 시작했다.

어머나운동본부의 김영배 이사장은 어머나운동이 단순한 머리카락 기부운동에서 소아암 환우를 위한 시민참여의 새로운 지평을 열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히며 그동안 어머나운동에 동참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음은 어머나운동에 동참한 사례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소아암 환자들을 돕기위한 손길들은 여전히 이어져 오고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어린이 소아암 환자들을 돕기위한 손길들은 여전히 이어져 오고있다.(자료=어머나운동본부)

[정민이의 사례]

정민(가명)은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자신이 팔로우하는 연예인 A씨가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가발을 제작하는데 사용할 머리카락을 잘라서 기부했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기부’라고 하면 돈이 많은 부자나 성공한 사람들이 사회를 위해 나누는 특별한 행위로서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왔던 정민은 자신도 연예인 A씨처럼 자신의 머리카락으로 좋은 일을 해보고 싶어졌다.

7년 넘게 길러온 소중한 머리카락을 잘라 한 올 한 올 곱게 빗어낸 후 국내에서 유일하게 머리카락 기부를 받고 있는‘어머나운동본부’에 보내기 위해 잘 묶어두었다. 며칠 후 병원에서 급작스런 연락이 왔다. 급성전골수백혈병이라고 했다.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순간이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서 자연스럽게 탈모가 시작됐다. 치료 과정에서 육체가 감당해야 할 고통도 몹시 힘들었지만, 거울 속의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는 것도 힘겨운 일이 됐다.

정민은 병원 복지사 선생님의 추천으로 가발을 지원받았다. 가발을 쓴 자신의 모습도 어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가발은 위축된 정민의 마음을 어느 정도 감싸주었다. 이후 치료가 성공적으로 끝났고 정민은 다시 건강해져 머리카락도 다시 자랐다.

그제서야 정민은 소아암 환우들을 위해 잘 모아둔 소중한 머리카락 묶음이 떠올랐다. 자신의 아픈 마음을 보듬어 주었던 가발을 이제는 다른 이들을 위해 보내기로 했다.

어머나운동에 동참한 분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사진=어머나운동본부)
어머나운동에 동참한 분들의 사연이 담긴 편지(사진=어머나운동본부)

[민주, 민정 자매의 사례]

민주(가명), 민정(가명) 자매의 엄마인 현경(가명)은 우연히 TV를 통해 머리카락 기부를 알게 되었다. 머리카락 기부라는 행위가 아이들에게 교육적으로 좋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큰 아이에게, “민주야, 지금 민주 머리카락이 많이 긴데, 조금 더 길러서 아파서 머리카락이 조금밖에 없는 친구들에게 나누어 줄까?”라고 물었다.

아이는 너무 좋다고 했고, 그날 이후 민주는 “이 머리카락은 아픈 친구에게 나누어 줄 소중한 머리카락”이라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주 빗었다. 작은 아이 민정도 언니를 따라 언니의 머리도 빗어주고, 또 자신도 기부하겠다며 자신의 머리카락을 거울에 비춰 보고는 했다. 아이들의 이런 모습을 보면서 기부의 과정이 아이들에게 살아있는 교육이 되겠다는 것을 느꼈고 현경 자신에 대해서도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이 사례들은 소중하게 길러온 머리카락으로 어머나운동에 동참하면서 정성스럽게 손편지로 전달해온 다양한 기부사례 중 일부 내용이다.

어머나운동은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을 뜻한다. 김영배 이사장(국제협력개발협회)이 2000년대 초반부터 소아암 환자들을 위해 추진해온 범국민운동이다. 처음에는 의료, 미용, 요리, 마술 등 9개 분야 봉사단체의 재능기부를 통한 활동을 전개하다가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동, 청소년들에게 치료과정에서 수반되는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와 정서적 고통이 무척 심각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이들에게 가발을 지원하기 위한 범국민 머리카락 나눔운동으로 발전하게 됐다.

어머나운동은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을 뜻한다.(사진=어머나운동본부)
어머나운동은 ‘어린 암환자를 위한 머리카락 나눔’운동을 뜻한다.(사진=어머나운동본부)

※ 본 기사에 실린 사례는 실제의 사례를 일부 각색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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