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여성가족재단, 코로나19 이후 여성 재택근무 실태조사 공개
재택근무 장기화로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 증가 33.9%
일과 돌봄· 가사 병행에 스트레스 증가 37.2%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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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집에서 근무하게 된 서울 여성 712명 실태 조사 결과, 여성 27%는 재택근무로 인해 '일과 생활공간 분리'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과 돌봄· 가사 병행으로 인해 응답 여성 37.2%가 스트레스 증가를 호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코로나19 사태 1년을 맞아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재택근무 여성 712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시대의 일과 삶, 성평등 생활사전 재택노동편’을 설문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재택근무를 하게 된 이유로는 코로나19로 인해 직장에서 일괄적으로 실시가 72.5%로가 가장 많았고, 이어 업무 특성상 코로나 이전부터 실시, 임산부, 고위험군, 자가격리 등 의무적 실시 순이었다.

재택근무에 따른 고용 상황 변화에 대한 질문에서는 응답자의 33.9%가 '해고·실업에 대한 불안감이 증가했다'고 답했고, 22.3%는 '임금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또 9.2%인 75명은 '고용 형태가 변화했다'고 했으며, 이들 대부분(67명)은 비정규직으로 바뀌었다고 답했다.

(자료=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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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 장점으로는 출퇴근 시간이 줄어 개인시간 증가했다는 답이18.8%로 가장 높았으며, 화장·옷차림 등 꾸밈노동 감소(18.6%), 코로나19 등 전염병 감염 위험 감소(17.2%) 순이었다. 응답자 12.4%는 ‘유연한 시간 관리로 일·생활 균형이 가능해졌다’고 답했다.

재택근무의 단점을 묻는 질문에는 일과 생활공간 분리의 어려움(27.6%)이 가장 높았으며, 이어 업무시간과 휴게시간 관리의 어려움(19.6%), 업무에 집중하기 어려움(18.7%) 등이 뒤를 이었다.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한 돌봄·가사노동 시간 변화로는 응답자의 46.3%가 '1시간 미만 증가했다'고 답했고, 3시간 이상 증가했다는 응답도 16.3%였다.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느낀 부정적인 점으로 가사 및 돌봄에 대한 부담 증가(27.7%), 외부·신체활동 축소로 인한 건강 악화(26.5%), 인간관계 단절로 인한 우울감 증가(20.2%), 층간소음, 좁은 집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19.7%)라고 답했다.

반면, 집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불필요한 인간관계에 대한 스트레스가 감소했다는 응답도 33.5%로 나타났다. 이어 동거가족과의 친밀감 증가(24.9%), 가사에 관한 관심에 주거환경 개선(19.0%)등이 재택근무의 긍정적인 점으로 꼽았다.

코로나 이후 돌봄·가사노동을 하면서 어려웠던 점으로는, 일과 돌봄· 가사 병행으로 인한 스트레스 증가가 37.2% 가장 높았다. 이어 돌봄·가사노동의 필요와 요구 증가(30.9%), 가족 또는 동거인 간의 갈등(15.5%)을 차례로 꼽았다.

이에, 응답자들은 코로나 시대 일터와 집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돌봄·가사 노동의 비중이 커지면서 생기는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긴급돌봄 등 돌봄서비스 대상과 인력, 시간의 확대(151명), 재택노동도 일이라는 인식을 확산하자는 인식개선 요구(79명), 집에서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한 코워킹 스페이스 지원(76명)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이밖에도 코로나로 인한 우울감 등을 치유하기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 등 건강 서비스 지원에 대한 요구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이번 '성평등 생활사전 재택노동편' 설문조사에 참여한 712명 중 연령대는 30대(41.2%)가 가장 많았다. 40대(32.6%), 20대(12.2%)가 그 뒤를 이었다. 노동형태별로는 임금근로자가 75.0%로 가장 많았고, 프리랜서가 19.9%, 자영업자가 3.7%였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백미순 대표이사는 “이번 시민 조사를 통해 코로나 시대 여성들이 겪고 있는 재택노동의 실태를 시민과 공유하고 재택근무에 대한 인식개선 및 성평등한 직장문화 실천과 코로나로 인해 더욱 악화된 여성 노동자들의 고용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일에 힘쓰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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