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년간 경영 이끌며 라면업계 부동 1위 지켜...’농심’ 창업 후 인기제품 잇달아 출시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농심의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별세했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식품기업이자 라면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신춘호 회장이 토요일(27일)인 어제 노환으로 별세했다.

농심의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별세했다.(사진=방송캡처)
농심의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향년 92세로 별세했다.(사진=방송캡처)

고인은 1930년생으로 울산에서 태어나 롯데그룹의 창업주 故 신격호 회장을 도와  롯데그룹에서 재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라면 사업 추진을 놓고 신격호 회장과 갈등을 겪은 뒤 홀로서기에 나서 제2의 창업을 선언하고 1965년 롯대공업을 설립했다. 

'신(辛)라면'은 고인의 성을 따서 만든 제품으로 농심이 수십년간 라면업계 1위를 수성하는데 절대적인 기여를 한 농심의 간판 제품이다. 故 신춘호 회장은 '신(辛)라면'으로 대표되는 농심을 56년간 이끌었다.

고인은 농심의 인기 상품의 이름과 광고 문구를 직접 고안하며 브랜드의 중요성을 강조한 작명의 달인이기도 했다. 그동안 TV광고에서 '내입의 안성맞춤', '일요일은 내가 짜파게티 요리사', '손이가요 손이가 새우깡에 손이가요' 등 우리의 귀와 눈에 익숙한 광고들 대부분은 고인의 머리에서 나올 정도로 중독성있는 광고로 소비자의 의식을 사로잡았다. 특히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하는 새우깡은 막내딸의 발음에서 착안해 아이들이 쉽게 부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것,

결국 '신라면', '새우깡' 등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 먹거리 제품을 생산해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것은 물론 전 세계인 들이 좋아하는 제품 신화를 일궈냈다. 고인은 '라면의 신'이라 불릴 정도로 값싸고 입맛에 맞는 대용식을 만들었고, 전 세계 100여 개국에 수출되는 대한민국의 대표 먹거리 제품인 '신(辛)라면'을 탄생시켰다.

1975년 농심라면에 이어 1980년대 라면의 면발을 굵게 만든 너구리와 안성탕면, 짜장라면인 짜파게티를 연이어 히트시키며 라면업계 부동의 1위를 지키던  삼양을 따라잡고 라면 업계 1위 기업으로 올라섰다. '신(辛)라면'은 고인(신춘호 회장)을 상징하는 상품이다.

농심은 전날 주주총회를 통해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이 이어받았다.

한편 故 신춘호 회장은 성공한 사업가지만 친형인 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과는 앙금을 풀지 못했다. 장남인 롯데 그룹의 창업주 故 신격호 회장과 함께 롯데를 일구다 故人의 라면사업 도전에 형인 신격호 회장이 반대하면서 형과 갈라섰다. 형  故 신격호 회장이 롯데 사명을 쓰지 못하게 하자 지금의 농심을 새로운 사명으로 채택했다.

56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고인은 불과 한 달 전까지도 경영 일선에서 왕성히 활동했으나, 최근 급격한 건강악화를 끝내 이겨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월, 롯데의 창업주 신격호 명예회장이 작고하면서 조문 여부가 세간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그러나 고인은 끝내 형인 신격호 회장의 빈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과 차남 신동윤 율촌화학 부회장이 대신 빈소를 지켰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에는 장남 신동원 부회장 등 자녀들과 사위인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 등이 자리를 지켰다. 조카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조화를 보내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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