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 발표
중앙선 침범·신호 위반 등 12대 중과실땐 車 수리비 청구 제한도

국토교통부 교통사고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사진=중앙뉴스DB)
국토교통부가 교통사고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안을 마련했다(사진=중앙뉴스DB)

[중앙뉴스=신현지 기자] 앞으로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를 일으킨 경우 보험처리를 받지 못하게 된다. 이에 보험사는 피해자 등에게 지급된 보험금 전액을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번 현행 사고부담금 적용 대상에는 ‘마약·약물 운전’도 포함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3월 발표한 ‘2021년 교통사고 사망자 감소대책’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교통사고 감소를 유도하기 위한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 사항을 이 같이 추진한다고 29일 밝혔다.

우선,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는 보험금 전액을 구상할 수 있도록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에 대해 피해자에게 지급된 보험금 일부를 보험회사가 가해자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사고부담금’을 대폭 강화한다.

‘사고부담금’은 중대 법규 위반사고에 대한 경각심 고취와 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운영 중인 제도로 지난 해 음주운전에 대한 사고 부담금 상한을 상향 조정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해 9월 인천 중구 을왕리해수욕장 인근 도로에서 발생한 음주운전 사고의 경우 치킨 배달을 하던 B씨가 사망하고 보험금 2억 7,000만원이 지급됐으나, 가해자 A 씨의 사고부담금은 300만 원에 불과했다.

자동차보험 사고부담금 비교 (자료=국토부)

이에 이번 대책은 음주운전·무면허·뺑소니 사고 시 보험회사가 구상할 수 있는 금액 한도를 ‘지급된 보험금 전액’까지 상향하는 것으로, 음주운전 등 중대 위반행위에 대한 경제적 책임부담이 크게 강화되어 교통사고를 사전에 억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현행 사고부담금 적용 대상에 ‘마약·약물 운전’을 추가한다. 지난 해 부산 해운대구 교통사고를 계기로 사고부담금 적용 대상에 마약·약물 운전을 추가하고, 이를 통해 중대 위반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9월 부산 해운대에서는 마약으로 인한 환각상태에서 운전 중인 차량이 승용차 2대를 들이받고 과속으로 도주하다가 7중 연쇄 추돌사고를 유발. 전치 12주 척추 골절상 포함 9명의 중경상자 등의 손해배상을 위해 약 8억1000만 원 보험금을 지급했으나, 가해 운전자의 사고부담금은 0원이었다.

12대 중과실 사고 시 가해자의 수리비 청구를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2대 중과실에는 신호위반 ② 중앙선 침범 ③ 속도위반④ 앞지르기 위반 ⑤ 건널목 위반 ⑥ 횡단보도 위반 ⑦ 무면허 ⑧ 음주 ⑨ 보도 침범 ⑩ 개문발차 ⑪ 스쿨존 위반 ⑫ 화물고정 위반 등이다.

그동안 차대차 사고 시 물적 피해는 과실비율에 따라 책임을 분담하여 왔으나, 음주운전 등 상대방이 명백한 과실을 한 경우에도 피해자가 상대방 차량의 수리비를 보상해야 하는 문제, 때론 오히려 피해자가 배상해줘야 하는 금액이 더 큰 문제등 불공정한 차 수리비 부담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이에 이번 12대 중과실 위반자의 책임부담 강화를 통해 공정한 차 수리비 분담을 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고, 교통법규 준수에 대한 경각심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토교통부 김정희 자동차정책관은 “이번 자동차보험 제도 개선은 음주운전 등 중대한 과실에 대한 운전자의 책임을 높여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마련하였다”면서, “신속하고 두터운 피해자 보호라는 자동차보험 제도의 기본 전제 아래에서 교통사고 감소에 기여할 수 있는 개선 방안을 지속 발굴,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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