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부진에도 시장 예상 뛰어넘는 깜짝 성적...시장 전망치 크게 웃돌아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4% 늘어난 9조 3천억 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적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익은 기대에 못 미쳤지만 스마트폰과 프리미엄 TV·가전 등이 시장에서 선전한 결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4% 늘어난 9조 3천억 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적을 기록했다.(중앙뉴스 DB)
삼성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4% 늘어난 9조 3천억 원으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적을 기록했다.(중앙뉴스 DB)

삼성전자는 7일 공시를 통해 1분기 경영실적을 잠정 집계한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17.48%, 영업이익은 44.19% 증가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던 지난해 3분기(66조9천600억 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도 8조9천억 원으로 예상됐던 시장의 전망치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61조5천500억 원, 영업이익 9조500억 원이다.

그래픽=삼성전자 실적추이
그래픽=삼성전자 실적추이

삼성전자가 부문별 실적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업계 전문가들은 예상을 뛰어넘는 깜짝 성적을 기록한 요인을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3월에서 1월로 출시를 앞당긴 갤럭시 S21과 보급형 갤럭시A 시리즈의 판매 호조로 삼성전자 모바일 부문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다시말해서 스마트폰과 가전, TV가 반도체의 부진을 만회한 것,

특히 갤럭시 S21과 A 시리즈 출시로 갤럭시 S21은 출시 57일 만인 지난달 26일을 기준으로 판매량이 100만 대를 돌파했다. 수익성이 뛰어난 갤럭시 버즈 등 웨어러블 제품의 매출 증가도 영업이익 개선에 영향을 미쳤고, 억눌렸던 수요가 살아나는 '펜트업' 효과로 TV 등 가전 부문도 코로나19로 인한 이른바 ‘집콕’ 수요로 인한 지난해 말의 상승세를 이어갔다.

업계에서는 TV와 생활가전이 등 소비자 가전(CE) 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이 1조 원에 육박한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반도체의 1분기 영업이익은 3조5천억∼3조6천억 원 정도로 예상돼, 지난해 1분기의 4조1천200억 원에 미치지 못한 것으로 전망됐다.

올해 초 D램의 기업간 거래가격이 상승했지만 대체로 6개월 이상 장기계약을 맺는 거래 특성상 1분기 실적에 가격이 곧바로 반영되지 않았고, 극자외선 등 공정개선 전환도 비용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미국 텍사스 지역 한파로 인한 오스틴 공장의 가동 중단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증권업계는 오스틴 파운드리 공장의 재가동이 한 달 이상 지연되면서 매출 기준으로 3천억 원 안팎의 손실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영업이익 감소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했다.

삼성증권 황민성 애널리스트는 "D램 가격 상승에도 평택 2기 반도체 공장 가동에 따른 팹 비용 증가와 파운드리·시스템 LSI 등 비메모리 부문의 손익 악화가 반도체 실적 부진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악재를 겪은 반도체는 2분기부터는 가격 상승분이 반영되면서 반도체에서 실적 개선을 견인할 것으로 예측했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패권다툼이 더욱 거세지면서 ‘샌드위치’ 신세인 삼성전자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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