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20일 한나라당이 8월 임시국회에서 한미 FTA 등 22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에 대해 분노했다.

손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당이 22개 법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대통령과 민생 회담에서 임기가 끝나가는 여당 국회의원 숫자를 믿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는 안 된다고 했다"며 "그런데 대통령과의 회담이 한 달 가까운 오늘 또 다른 분노를 느낀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것은 국회를 전쟁터로 만들고 날치기를 하겠다는 것으로 야당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라며 "오만과 독선 힘의 정치로 국회를 망치려고 한다며 대통령에게 촉구한다며 국회에서 손을 떼라"고 일침을 가했다.
▲   19일 손학규 대표,서민생활특별위원회 위원장 김영춘 최고위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등 서울 종로구 관철동 투맨스토리(호프집) 에서 청년실업자, 취업준비 중인 대학생등'실업문제 해결을 위한 청년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청년실업 문제의 심각성을 지적하고 "청년고용할당제 의무화를 추진하겠다"며 이야기 하고 있다.    
이어 "법은 국회에 맡기고 가계 부채, 일자리, 비정규직, 대기업 횡포에 죽어나가는 영세상인들, 한진중공업 등 산적한 국정 현안에 전념해야 한다"며 "국민의 여론을 받들려는 야당을 힘으로 밟고 가려는 독단의 정치를 그만해야 한다"고 강하게 촉구했다.

다음은손학규 대표 제372차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전문]

지난달 대통령과 민생회담을 가진지 한달이 다 되어 간다. 저는 대통령에게 날로 어려워지는 민생을 구하기 위해서 국정기조, 경제운용의 틀을 바꿀 것을 촉구했다. 외형적 성장보다 국민의 삶을 기준으로 하고 대기업보다 서민과 중산층을 살피는 국정운영을 주문했다. 그리고 대통령에게 분명히 말했다. 임기가 끝나가는 여당 국회의원들의 숫자를 믿고 힘으로 밀어붙이는 힘의 정치는 더 이상 안 된다고 말했다.

대통령과의 회담이 한달이 가까운 오늘, 저는 또 다른 분노를 느낀다. 청와대와 여당이 국방관련법 등 22개 법을 처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한다. 여당의 대표는 오는 8월 국회에서 FTA, 북한인권법 등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했다고 한다. 이는 국회를 다시 전쟁터로 만들고 탱크로 밀어붙이듯 일방적으로 날치기를 하겠다는 것이다. 야당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한 것이다. 국민을 무시하고 힘의 정치, 오만과 독선의 정치로 국회를 망치려 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고언을 드린다. 국회에서 손을 떼시기 바란다.

법은 국회에 맡기고 대학등록금, 물가, 가게부채, 저축은행 피해자 대책, 일자리와 비정규직, 대기업 횡포에 죽어나가는 중소기업과 영세상인, 삼성과 한진중공업 등 대기업의 노동문제와 같은 산적한 국정현안에 전념할 때다.

더 이상 국민의 소리를 외면하고 국민과 대결하려 하지 마시기 바란다. 국민의 여론을 받들려는 야당을 힘으로 밟고 가려는 독단의 정치를 그만두시기 바란다. 시간이 걸려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민주주의다. 국민은 더 이상 국회가 전쟁터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대통령께 다시 한 번 엄중하게 경고한다. 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려는 모든 시도를 즉각 중단하시기 바란다.

오늘도 대기업에 대해서 한마디 덧붙이겠다. 더 이상 대기업은 우리 경제를 힘의 논리로, 경제와 시장을 왜곡시켜서는 안 된다. 정부의 친재벌 정책으로 돈을 번 대기업은 고용이 창출되는 산업을 외국으로 보내고 국내에서는 노동자들을 해고하고 있다.

또 중소기업, 영세 자영업의 영역을 무차별로 침범해 중산층과 서민의 삶의 터전을 빼앗고 있다. 대기업의 횡포와 관련해서 또 하나의 참담한 소식을 들었다. 무노조 신화로 유명한 삼성그룹 안에 지난 18일 첫 자율적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그러나 노조설립 교부증 발급 한 시간 전 삼성 에버랜드는 노조 부위원장을 해고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측은 해사 행위를 한 직원에 대한 정당한 징계라고 하지만 노조설립 방해라는 국민의 의심과 지탄을 모면할 길이 없을 것이다.

어제 청년실업문제 토론회에서 한 청년의 절망에 찬 하소연이 지금도 귀에 쟁쟁하다. 군대도 다녀오고 학교도 다시 다녀야하는데 등록금과 생활비가 막막해서 경비회사에 알바로 취직했다고 한다. 일당이 4만원인데 용역을 나가면 8만원을 준다고 한다.

돈 때문에 철거용역 등 용역에 나가서 불쌍한 사람들을 상대로 폭력을 행사하는 자신의 모습이 비참하다는 고백이었다. 한진중공업은 행여 사설용역을 동원해서 김진숙씨를 강제 진압할 생각하지 말기 바란다. 정부의 각종 특혜와 전폭적 지지에 이어서 국민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으로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고도 사회적 책임은 철저히 외면하는 대한민국 대기업들의 횡포는 더 이상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오늘 아침 신문기사를 보면서 한 마디 더 하겠다. 영국의회 청문회에서 선 머독은 “오늘은 내 인생에서 가장 부끄러운 날”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표실 도청과 관련한 책임자는 이 기사를 보고 무엇을 느끼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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