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손 학규 대표는 21일 오후 2시 30분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 사무실을 방문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을 비롯한 10여명의 민주노총 간부들과 정책간담회를 가졌다.

이에 앞서 손 대표는 9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대한문 민주노총 단식농성장과 진보신당 노회찬·심상정 전의원의 단식농성장을 들러 의견을 나누고 연대의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손 대표는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의 단식 첫날 들러 격려 한 바 있다.

그는 인사말에서 “김영훈 위원장님 단식이 9일이나 됐는데 제가 정치를 제대로 하지 못해서 위원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구나 하는 생각에 송구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위로를 표시한 후 “요즘은 국가가 왜 존재해야 하는가를 많이 생각한다.

또 나라의 번성과 발전은 국민이 잘 살고 행복하기 위한 건데, 국민의 행복과 권익이 국가적인 목표와 실적에 짓밟히고, 그것이 더군다나 대기업을 키우는 논리에 짓밟히는 현실을 보면서 국가가 무엇을 위해 존재해야 하는가 하는 근본적 물음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  21일 손학규 대표,원혜영 이미경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가 한진중공업 사태 해결을 촉구하며 단식중인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진보신당 심상정 상임고문의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농성장을 방문 및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열린 민주당ㆍ민주노총 정책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국회=중앙뉴스 지완구 기자]
이어 손 대표는 “일자리를 보호해주는 것은 국가의 책임이다. 한진중공업과 같은 사태는 기업이 배당을 할 정도로 충분히 능력이 있는 상황에서도 정리해고를 하고 일자리를 밖으로 빼돌린 것”이라고 비판한 뒤 “정부는 일자리를 지킬 수 있도록 독려하고, 법적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사회적 환경을 만들어야 하는데, 오직 일자리를 지키자는 마음으로 희망버스를 타고 오는 사람들에게 물대포를 쏘고, 폭력으로 진압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이냐”고 정부의 행태를 비판했다.

이어 손 대표는 “김영훈위원장이 일자리와 노동자의 권익을 지키는 투쟁을 하고 있는데 대해 저희 민주당이 뜻을 함께 해 지켜내겠다는 다짐을 한다”면서 “3대 노동현안 즉 한진중공업 유성기업 교사공무원의 기소 문제에 대해 힘을 합쳐서 해결해 나가겠다. 당론으로 공무원노조 해고자 복직에 대한 특별법을 추진하겠다.

오늘 깊이 있는 토론을 통해서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하고,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만들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은 “손학규 대표님이 민주노총 농성장과 언론노조 사무실을 방문해 준데 대해 고맙고 환영한다. 노동과 민주주의 후퇴를 동시에 보여주는 상징적인 곳이 여기 언론노조다.

지금 우리 사회가 어디로 가는가 이러다간 재벌공화국이 되지 않을까 싶다. 돈이 있으면 무엇이든 다하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민노총 산하의 한진중공업, 유성지회 문제다.”라고 말한 뒤 “정부 여당이 한진중공업을 대하는 태도가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정부는 노사 자율교섭, 외부세력은 물러가라고 하는 데 대체 노의 주체가 누구인가, 노동부장관은 민주노총 등 외부세력 물러가라고 한다. 여기 금속노조 위원장이 체결권을 가지고 있는데, 외부세력이라고 하고, 경찰들을 동원해 막고 있다.

민주노총은 한진 문제가 하루빨리 해결되도록 자율교섭을 조속히 열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공권력의 폭력에 반대한다”고 한진중공업 문제를 대하는 정부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이어 김영훈 위원장은 “유성은 노조가 아무런 조건 없이 공장에 돌아가겠다고 함에도 직장을 폐쇄하고, 노조가 파업을 진행하지도 않고 복귀했는데 이를 깡패들이 막고 있는 개탄스러운 현실”이라면서 “특히 공공부문에 있어 교사 공무원이 시민의 보편적 권리인 정당후원에 대해 몇만원을 냈다고 2천명을 기소한다고 한다. 이는 건대 항쟁 이후 세계적 단일 기소 사건이다”면서 “오늘 민주당과 허심탄회하게 여러 현안을 협의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인사말 후 민주노총측은 3대 현안문제 요구로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유성기업 직장폐쇄 철회 및 국민연금관리공단 단협 폐지 철회 △교사·공무원의 대량 기소 중지 및 정치자금법 개정을 제시했다.

이어 정책적 현안으로 △최저임금 현실화 및 제도 개선 △노조법 전면재개정 △한미FTA 비준 반대를 요구했다.

이미경 의원은 △최저임금 정규직 평균임금의 50% 가이드라인 설정과 최저임금위원회의 국회이관 △대형마트 여성근로자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법안 제출 △삼성백혈병 문제의 적극적인 공동 노력과 산재법 재개정 등의 의사를 밝혔다.

홍영표 의원은 △한진중공업 청문회 성사와 정리해고 문제 해결의 적극적 연대 △교사 공무원의 무더기 검찰 기소 반대와 정치자금법 개정 △한미 FTA에 대해 원천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퍼주기 FTA로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민주당의 당론 설명과 공동노력 의사를 밝혔다.

손학규 대표는 마무리 발언에서 “민주당이 노동문제에 대해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오늘도 노동문제와 관련 중진과 중요의원들이 6명이 오셨다. 앞으로도 함께 의논하고 힘을 합치는 자세가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손학규 대표는 “민주진보진영의 통합과 관련해 한 말씀 드리겠다. 저희 민주당은 민주진보진영의 통합을 통해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진보정당간의 먼저 통합이 중요하다는 데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진보정당 통합 따로 야권통합 따로 가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민주노총 위원장께서 함께 힘을 합쳐 주셨으면 한다. 민주진보진영이 힘을 합쳐야 승리가 가능하다.

내년 상황에서 운동체적인 정당으로 남을 것인가, 집권을 만들고 수권하는 정당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 논의하고 같이 토론해 주셨으면 한다. 물론 민주당이 민주노총의 모든 정책을 100% 같이 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철학을 함께 한다고 생각한다. 개별 사안에서 정책적인 차이가 있을지 모르지만 큰 틀에서 철학을 함께 할 수 있지 않나. 큰 틀에서 논의해 주셨으면 한다. 더 큰 통합을 추진해 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민주당에서는 손학규 대표, 박영선 정책위의장, 홍영표 노동위원장, 이미경 의원, 원혜영 의원, 신학용 의원, 김성순 의원이 참석했고, 민주노총에서는 김영훈 민주노총위원장, 정의헌 수석부의장, 강승철 사무총장, 이수봉 사무부총장, 산별 조직 대표로 박유기 금속노조위원장, 이강택 언론노조위원장,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위원장, 장석웅 전교조위원장, 양성윤 공무원노조위원장, 정용건 사무금융연맹위원장, 나순자 보건의료노조위원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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