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콜센터 ‘정규직 전환’ 요구 파업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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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뉴스=신현지 기자] 같은 민주노총 소속인 고객센터 노조와 공단 노조가 서로 맞서고 있는 상황에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지난 14일 원주시 공단 본사 건물 로비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원들은 “고객센터 직원 1600명을 공단이 직접고용하라”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는 효성ITXㆍ제니엘 등 민간기업에서 위탁 운영 중으로 이들 노조는 건보공단의 직접고용을 요구하고 이다. 건보공단 고객센터 노조는 지난 2월에도 건보공단 직영화를 요구하며 장기파업을 벌였다.

이날 고객센터 노조에 따르면, 현재 비정규직인 고객센터 상담사들은 민감한 개인 정보 등을 다루는 업무 특성을 고려해 공단이 직접고용해야 하며 이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 정규직화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실제 국민연금공단과 근로복지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등은 고객센터 직원들을 직접 고용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소속인 공단 정규직 노조는 기존 직원들과 고객센터 업무가 상이한 데다, 협의과정 역시도 불투명하고 특히 상담사들의 정규직화는 기존 직원에 대한 역차별이란 입장으로 맞서고 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직영화 및 직고용을 반대합니다’는 청원 글이 올라왔다.

건보공단 직원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콜센터 직원이 2년 이상 근무하면 서류전형에서 우대사항 가산점이 주어지고 있다”며 “기회의 평등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행위는 공정의 탈을 쓴 역차별이다”고 말했다.

앞서 정부는 노동계 요구를 받아들여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에 민간 위탁 사업도 정규직 전환 검토 대상에 포함시켰다. 다만 정부는 지난 2017년 7월 내놓은 가이드라인을 통해 이런 민간 위탁 사업을 직접 고용할지 여부를 각 기관별로 노사가 협의해 결정하게 했다.

이에 건보공단도 고객센터 적정 업무수행방식을 검토·논의하기 위해 지난 5월 '민간위탁사무논의협의회'를 재개했다. 그러나 고객센터 직영화 논의에 대해 건보공단 내·외부 반발과 공정성 논란에 따른 사회문제화 등으로 협의체 논의는 중단됐다.

이날 김용익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입장문을 내고 “건보공단이 고객센터 문제를 두고 지금 헤어날 수 없는 갈등의 함정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고객센터 노조는 파업을 중단하고, 건보공단 노조는 사무논의협의회에 위원으로 참여해 직원들의 의견을 대변해 주시도록 협조를 부탁한다”라고 호소했다.

또 김 이사장은 “복지국가를 만드는 노력에 한 역할을 맡았던 사람으로서 건보공단이 파탄으로 빠져드는 일만은 제 몸을 바쳐서라도 막아야 한다는 결심을 하게 됐다”라며 “두 노조가 다음의 결정을 내려주실 때까지 단식을 하며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용익 이사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지냈고 19대 총선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2017년 12월 건보공단 이사장에 취임했으며, 오는 12월 28일 임기를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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