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프가 열리고 소녀들이 나타났다. 1만명이 들어찬 공연장이 함성소리로 크게 흔들렸다.

 소녀시대가 24일 오후4시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두 번째 아시아투어 ‘2011 걸스 제네레이션 투어 인 서울’ 공연을 개최하고 총 3시간동안 32곡을 소화하며 아이돌을 뛰어넘은 완벽한 ‘쇼’를 선보였다.

 걸그룹 특유의 귀여운 척 하는 무대도, 애교로 시간을 떼우는 서비스 타임도 없었다. 오로지 완성도 높은 무대와 기발한 무대 연출, 여유있는 무대 매너로 격렬한 3시간 공연을 매끄럽게 진행했다.

그 하나로 완전한 '쇼'였고, 멤버들은 '아이돌 소녀'를 완벽하게 벗어났다. 와이어, 보트, 커리어, 리프트 등 다양한 기구를 이용해 팬들 가까이 다가섰고 그때마다 객석은 크게 요동쳤다.
 
 공연장은 인종과 국적, 나이와 성별을 모두 뛰어넘었다. 3~4살 아동부터 중년 부부까지 손을 잡고 함께 모였으며,

아시아국가 팬들은 물론이고 자체 제작한 티셔츠를 입고 나타난 100여명의 미국 단체 팬들, 히잡을 두른 아랍 여성들까지 국경을 초월해 모두가 소녀시대로 ‘대동단결’했다.

소녀시대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팬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소녀시대는 공연 내내 미래에서 날아온 요정들이었다. 오프닝에서부터 콘셉트도, 색깔도 확실했다. 반원형 십자 무대 정중앙에 설치된 램프 뚜껑이 열리면 소녀시대 멤버들이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진 ‘소원을 말해봐’ 무대로 단숨에 분위기를 달궜다.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퍼포먼스는 계속됐다. 큰 장막이 걷히고 나면, 멤버들은 6개의 와이어에 몸을 의지한 채 허공 높은 곳에서 나타났고, 각종 리프트와 무대 장치를 이용해 객석 구석구석 깊이 침투해 화끈한 팬서비스를 보여줬다.

 멤버별로 준비한 개인 무대는 소녀시대가 ‘소녀’를 벗어나고 있음을 확실히 증명했다. 피아노를 치며 발라드곡을 선보인 제시카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섹시한 무대를 소화하며 남성팬들에게 화끈하게 어필했다.

효연리한나 ‘돈 스탑 더 뮤직’ 무대를 시작으로, 써니는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쓰리’를, 유리는 자넷 잭슨의 ‘이프’ 무대를 재연했고, 수영은 남성 댄서와 농염한 차차차 무대를, 서현은 섹시한 탭댄스 무대를 선보였다. 윤아는 봉을 이용해 마돈나의 ‘포미닛’ 무대를 연출, 시선을 집중시켰다.


 압권은 티파니와 태연이 함께 꾸민 ‘레이디 머멀레이드’ 무대였다. 소녀시대의 기존 이미지와 정반대로, 뇌쇄적이기까지 한 이 곡을 두 사람은 어색함 없이 만들어냈다. 특히 무대 위에서 한결 여유로워진 티파니가 인상적이었다.

 팬들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다. 발라드곡 ‘컴플리트’를 부르며 눈물을 쏟은 소녀시대는 이어지는 ‘동화’ 무대에서 보트를 타고 무대 위를 돌며 마치 미스코리아 행진의 한 장면 같은 모습을 연출했다. 멤버들은 관객 한명 한명과 눈을 맞추며 허리 숙여 감사 인사를 전했다.


 공연 분위기는 ‘냉면’과 ‘지’ 무대로 절정에 올랐다. 팬들은 일사분란하게 노래를 똑같이 따라하고 응원을 보냈고, 쉬지 않고 환호성을 쏟아냈다. 멤버들은 “오늘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 살짝 긴장했는데, 이렇게 뜨겁게 응원을 해주셔서 긴장이 완전히 풀렸다”고 감사해 했다.

 유리는 “심장이 두근거려서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흔치 않은 기분인데, 여러분 덕분에 그 기분을 맘껏 느껴봤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공연에는 SM엔터테인먼트의 이수만 회장을 비롯해 일본 음반 관계자들과 구하라, 김수현 등 동료 연예인들이 관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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