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대원인 러시아 비탈리 라조... SNS서 "영웅적 등반가들 도덕성 없어다” 맹비난

[중앙뉴스=윤장섭 기자]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조난 현장을 보고도 돕지 않은 산악인들을 비난했다.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조난 현장을 보고도 돕지 않은 산악인들을 비난했다.(사진='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김홍빈 대장 사진)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가 조난 현장을 보고도 돕지 않은 산악인들을 비난했다.(사진='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김홍빈 대장 사진)

러시아 산악 구조대원인 비탈리 라조는 지난 18일, 장애인 최초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고 하산하다 조난당한 ‘열 손가락 없는 산악인’ 김홍빈 대장(57)을 가장 먼저 도우러 나섰다가 김홍빈 대장의 조난 현장을 목격하고도 돕지않고 지나친 산악인들을 향해 “인간성을 상실한 보잘것 없는 사람들”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라조는 “중요한 것은, 조난당한 장애인 산악인을 보고도 적어도 15명 정도가 그를 지나쳤다는 것”이라며 “주변이 어둡긴 했지만 조난당한 김 대장의 헤드램프의 불빛이 보였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은 SNS에서 8000m를 정복한 용감한 사람들이고 영웅일지 모른다”면서도 “나는 당신들이 인간성을 상실한 한심하고 보잘것없는 사람들이라고 말하겠다”고 저격했다. 또 "김 대장을 끌어올릴 힘이 없었더라도 무전기로 구조 요청조차 해주지 않은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홍빈 대장은 지난 18일 오후 4시58분  중국과 파키스탄 국경에 걸쳐 있는 브로드피크(8047m) 등정에 성공하면서 장애인으로는 처음으로 히말라야 14좌 완등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그러나 김 대장은 이날 그만 하산 하던 도중 조난을 당했다.

조난을 당한 김홍빈 대장은 19일 오전 5시55분 위성전화로 국내에 전화를 걸어 구조를 요청했다. 지난 24일(현지 시각) 비탈리 라조가 속한 산악 스포츠팀 '데스존프리라이드' 인스타그램 계정에는 라조가 브로드 피크 구조 임무에 나섰다는 짤막한 제목의 글과 함께 김 대장과 라조가 함께 찍은 사진이 올라왔다.

김 대장의 조난 소식을 접한 러시아 구조대가 가장 먼저 구조에 나서 이날 오전 11시쯤 김 대장을 발견하고 구조에 나섰고, 김 대장은 주마(등강기)를 이용해 올라오다 또다시 추락 사고가 났다. 라조는 김 대장이 등강기를 사용해 사고 지점을 벗어나려고 했고, 이 과정에서 등강기에 문제가 생기면서 80도 경사의 가파른 절벽 밑으로 추락했다고 밝혔다.

한편 김홍빈 브로드피크 원정대 광주시 사고수습대책위원회는 어제(25일) “파키스탄 구조헬기가 조난 지점에 대한 수색에 나섰지만 육안으로는 김 대장을 찾지 못하고 복귀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 구조 헬기는 현지시간으로 이날 오전 9시49분 베이스캠프에서 김 대장 구조를 시도했던 러시아 산악인 비탈리 라조를 태우고 사고 현장으로 향했다. 헬기는 이후 김 대장 조난 지점으로 추정되는 브로드피크 7400m 지점까지 가 6회를 선회하며 공중 수색을 진행했다.

육안으로는 김 대장을 찾지 못한 구조 헬기는 현장을 영상으로 촬영한 뒤 오전 11시5분쯤 베이스캠프로 복귀했다. 현재 구조대는 촬영한 동영상을 판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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