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족 반발속에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 못해...유족, 철거 대안요구

[중앙뉴스=윤장섭 기자]광화문광장에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 철거를 두고 서울시와 세월호 유가족 측의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의 철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시설물 철거 절차에 나섰다.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의 철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시설물 철거 절차에 나섰다.(사진=철거 펜스가 처져있는 기억의 공간)
서울시가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공사를 위해 광장에 설치되어 있는 세월호 기억공간의 철거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히고 시설물 철거 절차에 나섰다.(사진=철거 팬스가 처져있는 기억의 공간)

이에 세월호 유족과 관련 시민단체 측이 서울시의 철거조치에 반발해 완강히 버티면서 철거작업은 진행되지 못했다.

어제(26일) 서울시는 '세월호 기억공간' 관련 입장문을 통해 "2019년 4월 개관한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은 조성 당시 2019년 말까지 한시적으로 존치하기로 하고 설치·운영한 가설 건축물"이라며 서울시는 "오랜 기간 지연되었던 광화문 조성공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어떤 구조물도 없는 열린 광장을 시민 품으로 돌려드리기 위해 '기억 및 안전전시공간' 일대 부지도 8월부터는 공사를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이달 중에는 해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시는 이달 중 철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유가족 대표 및 지원 단체에 안내하고, "현재 세월호 기억공간이 있는 위치는 공사를 위해 안전펜스가 둘러쳐저 있어 일반시민의 접근이 불가능하며 지난 4월부터는 운영도 중단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서울시측 관계자는 "서울시는 세월호 기억공간의 이전 설치나, 광화문 광장 조성 공사 후 추가 설치는 협의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도 전했다.

서울시가 '세월호 기억공간'에 대한 철거를 시작하겠다고 밝힌 26일, 폭염 속에서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기억공간' 주변은 하루종일 긴장감이 감돌았다. "철거시한이 채 하루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서울시가 결국 공문 전달 등 철거 절차에 착수한 것,"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오늘이 철거하기로 한 날이기 때문에 일단 이해와 설득을 통해서 되지 않으면 철거를 하려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히고 이날 오전 7시 20분과 오전 11시 2분쯤  "2차례 유족측과의 대화를 위해 기억공간을 방문했지만 유족 측은 두 차례 모두 면담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서울시는 "지난 5일 26일까지 기억공간에 있는 사진과 물품 등을 정리해달라"고 유족측에게 요구했다. 그러나 "세월호 유족측은 우선 협의체부터 구성할 것과 광화문이 아니면 서울 다른 곳에라도 세월호 참사를 기억할 공간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어떤 구조물도 없는 열린 광장 조성 계획은 전임 시장 때 결정됐다"면서 세월호 기억공간의 "철거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날 광화문 광장 기억공간 주변은 기억공간의 존치와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나뉘어 온종일 고성이 오갔다.

이날 광화문 광장 기억공간 주변은 기억공간의 존치와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나뉘어 온종일 고성이 오갔다.(사진=방송 캡처)
이날 광화문 광장 기억공간 주변은 기억공간의 존치와 철거를 주장하는 사람들로 나뉘어 온종일 고성이 오갔다.(사진=방송 캡처)

한편 유족 측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현장에 와서 가족들과 대화할 것을 요구했다. "김혁 서울시 총무과장은 세월호 기억공간의 '강제철거도 염두해두고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해와 설득을 통해 최대한 철거하려고 한다"며 이해와 설득이 안 된다는 전제로 말씀드릴 수 없고 현재는 그렇게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강제철거 여부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김 과장은 덧붙여서 유족 측이 요구하는 기억공간 보존 관련 논의를 위한 협의체나 태스크포스(TF) 구성 논의는 불가하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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