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요즘 난감(難堪)하다는 말이 봇물 터지듯 사방팔방에서 터져 나온다. 시도 때도 없이 어느 장소나 분위기를 가리질 않고 나돈다. 누군가는 독백으로도 시부렁댄다. 그간 생소하기만 하던 난감하다는 단어가 확산이 되면서 이리도 유행할 줄이야.
우리는 일상에서 흔히들 접하는 어느 콘서트장이나 판소리공연 방송 매체에서 자주 봤던 화두다. 남도의 육자배기나 타령에서 심심찮게 나오는 웃음을 자아내는 형용사라고만 믿었었다. 그런데 요새는 누구든 외치고 시부렁거려도 말발이 선다.
그리 난감한 세상이 됐다. 난감하단 말을 입에 올리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이 서민들이다. 육자배기 타령에 나오는 어감이나 억양과 격이 다르고 결이 다르다. 이들이 무심코 내뱉는 그 말이 순수한 남도 가락에 깊게 곰삭은 말맛이 아닌데도 통하고 있다.
각 지역의 지방색에 따라 각기 다른 로컬 칼러(local colour) 적인 문화의 차이는 있겠다 싶다. 그처럼“난감하다”라고 말하는 걸 사람마다 각자가 받아들이는 척도가 다양할 것이다. 그럴지라도 원류라고 할 남도 특유의 사투리와 함께 내지르는 구수하고 정감이 있는 “난감하네” 어감이나 어휘는 참으로 맛깔 있고 말맛이 정겹다.
그에 비하면 요즘 유행하는 말맛은 그게 아니다. 영 색다르고 불편하다. 전문 판소리꾼이나 아마추어 가객(歌客)이 타령 육자배기 가사 대목에서 인용하는 “난감하네”라는 말을 쏟아 낼 때는 실로 재미가 있고 해학적이며 찌푸렸던 이마의 주름살을 펴게 하는 웃음기가 배어 있고 편안함과 안락함이 있다. 그런 이미지와 결이 현격히 다른 “난감하네”가 지금 성행한다.
원류의 “난감하네”란 어감은 유유자적 여유와 낭만적인 생체리듬을 되살려내는 힘이다. 그런 “난감”이 어쩌다가 저급하게 확산이 되며 확산일로에 있을까?, 사람들의 인식이 왜 이리되었을까? 무엇보다도 코로나질병사태에 따른 불안감과 당혹감이리라.
당국이 철저히 대비하고 대처하지 못한 데에 대한 반론과 반감에도 기인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 분명히 자유로운 활동 영역을 통제하고 제한하며 생활이 위축 되게 만들었다. 묶이고 조이고 억압하며 꼼작 못하게 하고 있으니 난감이란 말이 저절로 입 밖으로 튀어져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생활 현장에서 발버둥 쳐 뛰고 있는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이들이 많다. 살아가기가 막막하단다. 손님이 뚝 끊기고 치솟는 유지비에 진퇴양난 앞뒤가 모두 꽉꽉 막혀 탈출구가 없단다. 하루하루를 버텨내기 버겁단다. 가계 빚은 늘어나고 여기저기 돈 쓸 구석은 기하급수로 확대되어 그야말로 난감하고도 난감한 처지다.
실로 난감한 지경이다. 설상가상 격 예방백신 물량을 전 국민이 접종할 수 있도록 넉넉하게 확보해서 빠르고 쉽게 접종을 마쳐야 하련만 학생들과 20~30십 대의 젊은이들은 언제일지 한무(限無) 세월이다. 돌아가는 세태가 난감하며 난감하기 짝없다. 이것뿐이랴! 푹푹 찌는 삼복더위 속에 입 꽉 틀어막고 눈과 귀가 진물이 나도록 꽁꽁 싸매고 방역에 종사하는 의료진은 어떠하랴!
이를 바라보는 사람들까지 일심동체 난감하고 난감한 입장이다. 고생하며 소임을 다하는 분들의 고초에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이라도 전해야 국민의 도리이며 의리이리라. 일은 원활히 수행해야 하니 힘에 겹다.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다. 난감하고 난감한 난감이다.
오죽해야 여섯 살 유치원생 손녀딸이 난감하단 말을 곱씹을까?. 친구 제대로 못 보고 공부도 비대면이니 속수무책 난감도 하리라. “난감”이란 말이 언제쯤이나 소멸이 되려나. 국민의 인내심과 기력이 한계치에 이른 건 아닐까? 참고 견뎌보자. 서로 위하고 보듬는 마음에 이타심과 자애심을 가져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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