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훌라 무자히드' 대변인 "복수하지 않을 것" 사면령 트위터 통해 발표

[중앙뉴스=윤장섭 기자]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로 알려진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현지 시간 17일 아프가니스탄으로 입성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탈레반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현지 시간 17일 아프가니스탄으로 입성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2020년 모습. AFP=연합뉴스)
탈레반의 지도자인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현지 시간 17일 아프가니스탄으로 입성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사진=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 2020년 모습. AFP=연합뉴스)

"탈레반은 미군이 철수한 아프가니스탄을 지난 15일 20년 만에 수도 카불을 장악했다." 물라 압둘 가니 바라다르는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지 이틀 만인 17일 탈레반 대표단과 함께 아프간 남부 칸다하르 공항으로 들어왔다"고 외신이 전했고, 이 사실은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이 트위터에서 밝혔다. 탈레반 최고 지도자인 히바툴라 아쿤드자다의 소재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탈레반의 실질적 지도자인 바라다르는 1968년생이며, 오사바 빈 라덴의 측근 출신이다. 특히 탈레반 공동 설립자로 지난해 9월 카타르 도하에서 시작된 아프간 정부와의 평화협상에서 탈레반을 대표해 왔다. 바라다르가 아프간에 돌아온 것은 10여 년 만의 일이다. 

탈레반은 아직 "통치 방식 등을 공식화하지 않았으나, 바라다르를 중심으로 새 정부 구성에 착수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외신들은 "바라다르가 카르자이 전 대통령 등 아프간 정부와 협상을 벌여온 만큼, 정권 이양과 관련한 공식 행사를 치른 뒤 통치 체제를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AP 통신은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간 협상 타결이 임박했다"는 신호일 수 있다고 분석했고 워싱턴포스트는 "새 통치 체제 발표가 임박했다"고 전망했다.

한편 바라다르가 입국한 칸다하르는 아프간 2대 도시이자 옛 수도로, 탈레반이 근거지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다.

"탈레반은 아프간 접수 이후 강경 이슬람 근본주의를 고수했던 이전과는 다른 유화적 모습을 보이며 공식 정권으로서 정당성 확보에 우선 무게를 두고 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이날 수도 카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종전을 선언하고 "우리는 복수하지 않을 것"이라며 사면령을 발표했다. 무자히드 대변인은 그러면서 "새 정권이 이전 탈레반 집권기인 1996∼2001년과 비교해 긍정적으로 달라질 것"이라며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다.

덧붙여서 그는 "탈레반은 이슬람법의 틀 안에서 여성의 권리를 존중할 것"이라면서 여성의 취업과 교육도 허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탈레반 대변인은 의복 규율과 사회 활동 등 어느 정도 수준에서 여성 권리가 존중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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