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장섭 기자
윤장섭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장기화 되면서 마사회와 말산업이 위기를 맞고있다." 마사회는 "신이 내려준 직장"이라고 할 만큼 자부심이 강했던 곳이다.

최근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장기화로 말 산업이 붕괴 직전까지 몰리자 고용 위기를 느낀 마사회 직원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로 나왔고, 심지어 위원장은 삭발까지 했다. 그렇다면 지금 마사회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한때 "연 3.3조원의 경제효과와 농업생산액의 7%를 담당했던 말 산업이 코로나19 확산과 경마 중복규제라는 암초를 만나 붕괴 직전"에 내몰렸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공습은 말산업이라고 예외를 두지 않았다.

아마 마사회 직원들은 말산업이 붕괴 될 것이라고는 감히 상상조차 하지 못했으리라. 그렇게 호황을 누리던 마사회가 고용 위기까지 걱정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몰린 것은 경마가 중단되는 것으로 부터 시작됐다. 경마의 중단은 경마산업뿐만 아니라 후방산업으로 대표되는 말산업 자체를 고사시키는 결과까지 만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사회와 말산업의 종사자들은 희망을 버리지 않았다. 바로 "온라인 마권 발매 제도 도입이 곧 될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말산업을 살릴 수 있는 유일한 대안책이 마권 발매"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네들의 희망은 그저 구호나, 외침 정도로 그치는 듯 하다.

그들의 절박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마권발매 도입은 농식품부의 개입으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마사회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장기화 되자 관중을 들이지 않고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무관중 경마'를 재개했다. 하지만 적자를 볼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그 예상은 조금도 빚나가지 않았다. 결과는 역시나였다.

한번이라도 마권을 구입해 본 사람들은 경마의 주 수입이 마권 판매에 있다는 것을 잘 안다. 그럼에도 무관중 경마를 재개한 것은 마사회가 얼마나 속이 타들어가고 있는지를 잘 보여준 결과다.

경마는 마권 판매가 사실상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구조다. 따라서 "관중이 들어오지 않는 경마장은 존재의 의미가 퇴색"해 진다. 그러니 저들의 간절한 마음은 오직 온라인 마권 발매에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마권 발매의 허용은 마사회 실적을 되돌릴 수 있는 실질적인 자구책이라고 해도 틀리지 않다.

실제 "공공기관 '알리오' 공시자료를 살펴보면 마사회는 지난해 '4604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이는 마사회가 생긴 이래 '72년'만의 적자다. 이런 상황까지 몰렸다는 것은 마사회 직원들의 주장대로 온라인 마권 발매의 허용을 하지 않는 이상 마사회는 '회생불가'다.

이렇게 심각한 상황에 몰려있는데도 주무부처인 농림축산식품부는 마권 발매 입법화에 반대 의견을 고수하고 있다. 왜?...이유는 단순하다. "사행성 조장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개인정보가 유출 될 수 있다는 것"이 농식품부의 주장이다.

신의 직장에서 이제는 고용의 위협까지 받는 마사회 노동조합은 농식품부의 주장이 '변명'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사실 그도 그럴 것이 "사행형태가 유사한 경륜과 경정은 지난 5월부터 온라인 발매를 허용하는 내용의 경륜경정법이 국회를 통화했고, 8월 부터는 온라인 발매를 실행 중"에 있기 때문이다. 

신이 내려준 직장이라고 우쭐했던 그들이 이제는 먹고 살기 어려우니 살려달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은 타인들의 시선이 머무는 것 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길거리로 나서서 1인 피켓 시위를 하고, 삭발까지 했다.

이런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필자는 안됐다는 생각 보다는 있는 자들의 아전인수(我田引水)에 기가찰 따름이다. 분명한 것은 경마라는 사행산업으로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다는 것에 있다.

사행산업의 한 종목인 경마는 한 탕을 노리는 사람들의 심리를 이용해 마권을 팔아 수입을 올리는 것이기에 결코 환영받을 일은 아니지 않는가. 더욱이 마사회가 국민들로 부터 따가운 시선을 받는 이유는 코로나가 발발하기 이전인 지난 2018년 문재인 정부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5000여명이 넘는 직원을 정규직(무기 계약직)으로 전환시켰다는 이유가 더 컸다.

그러나 "허니문 기간은 그리 오래가지 않았고 결국 3년만에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당시 정규직으로 전환된 대부분의 직원들은 '경마지원직'이었다. 그러나 경마장이 '개점 휴업' 상태에 들어가자 일거리는 사라졌지만 그래도 철밥통의 특권은 여전하다.

정규직으로 전환 됐다는 이유만으로 정부는 이들에게 "매월 고정비용으로 수백억원을 지불하고 있는 상태다. 마사회의 주장을 백번 이해 한다"고 하더라도 중소기업이나 소상공인, 하물며 청년 실업자들이 실직으로 생계를 위협받는 상황에서 이들이 머리띠를 두르고 거리에 나와 밥그릇을 채워달라고 하는 것은 너무하지 않는가.

공기업에서 녹을 먹고 있는 사람들의 연봉은 우리가 알고있는 연봉 수준을 넘고있다. 그럼에도 그들은 더 많이 더 오래, 더 높음을 계속 요구하고 있다.

지금까지 노조와의 싸움에서 대부분의 주장을 들어줬던 문재인 정부가 이번에는 어떻게 나올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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