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ECD 최악의 성별 임금 격차 조속한 해소대책 강구를
OECD 최악의 성별 임금 격차 조속한 해소대책 강구를
  • 박근종 이사장
  • 승인 2021.09.12 11: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근종 이사장
박근종 이사장

[중앙뉴스 칼럼기고=박근종 이사장]]임신과 출산 그리고 육아 등으로 인해 여성 고용률이 20대에서 최고점을 찍은 뒤 30대에 급격히 떨어지고, 40대 들어 다시 높아졌다가 50대부터 또 하락세를 보이는 M자형 곡선이 장기 지속화로 견고하게 굳어지고 있고, 2020년 경력 단절 여성이 150만6,000명으로 기혼 여성의 17.6%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상장기업의 여성 노동자 평균임금이 남성 근로자보다 무려 35.9%나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가족부가 2,149개 상장기업의 사업보고서를 토대로 2020년 성별 임금 격차를 분석한 결과로 출산·육아 등에 따른 ‘경력 단절’과 여전히 공고한 ‘유리천장’ 등이 남녀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9월 1일 내놓은 ‘2020년 성별 임금 격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0년 성별 임금 현황을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ALIO)’에 공시한 2,149개 상장법인 전체 근로자 중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980만 원이나 되는 데 반해, 여성은 5,110만 원에 그쳐, 남녀 임금 격차는 2,870만 원으로 무려 35.9%에 이르렀다.

남성이 100만 원을 받을 때 여성은 64만1천 원을 받는 것으로 여성 임금은 남성 임금의 고작 64.1%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2019년 36.7%보다는 0.8%포인트 정도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한국의 남녀 임금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큰 최악의 결과다.

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95년 이래 26년째 성별 임금 격차 꼴찌 국가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다.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가 2021년 3월 6일 발표한 ‘유리천장지수’ 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남녀 임금(중위값) 격차는 32.5%로 OECD 임금 격차 평균인 12.8%의 2.5배에 달하고 있다. 임금 격차가 가장 적은 벨기에의 4.2%에 비해서는 무려 7.73 배나 높다.

이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임금 격차 개선 노력도 여전히 바닥권이라는 점이다. OECD 회원국들의 성별 임금 격차 추이를 분석해보면 한국은 1995년 44.2%에서 2019년 32.5%로 11.7%포인트 임금 격차가 줄어들어 25년에 걸쳐 26.47%의 향상률을 나타내 연평균향상률은 1.06%대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OECD 평균 향상률 33.9%보다 무려 7.43%포인트 낮은 향상률로 참으로 부끄러운 수치다. 임금 격차를 빠르게 줄여온 영국의 향상률 42.9%보다 16.43%포인트나 낮고, 한국의 바로 앞 순위인 일본의 향상률 36.7%보다 10.23%포인트나 더 낮기 때문이다.

한편, 이러한 성별 임금 격차는 공공기관에서도 마찬가지 결과로 나타났다. 2020년 성별 임금 현황을 공시한 369개 공공기관의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 격차를 조사한 결과, 공공기관 전체의 남성 1인당 평균임금은 7,760만 원인데, 여성 1인당 평균임금은 5,610만 원으로 공공기관 근로자 1인당 평균임금의 성별 격차는 27.8%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남녀 임금 격차의 주된 요인으로 ‘근속연수’ 격차를 꼽았다. 여성가족부 조사에서 전체 상장기업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2.2년인데 반하여 여성 평균 근속연수는 4년(32.6%)이나 적은 8.2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남녀 근속연수 격차가 32.6%로 임금 격차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마찬가지로 전체 공공기관의 남성 평균 근속연수는 13.8년으로 여성 평균 근속연수 8.8년보다 5년이 더 길어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36.1%로 나타났다. 따라서 성별 근속연수 격차와 임금 격차와의 관계는 근속연수 격차가 클수록 임금 격차와 높은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임금 격차를 줄이려면 일하는 여성의 경력 단절 없는 고용유지가 시급하다는 사실을 방증하고 있다.

또한, 산업별 분석에서도 근속연수의 영향이 크다는 점이 명확하게 나타났다.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큰 산업은 사업시설 관리·사업 지원 및 임대 서비스업(48.5%)이었다. 이 산업에 종사하는 남성 근로자의 평균 근속연수가 8.6년, 여성 근로자의 근속연수는 3.9년으로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4.7년(54.7%)으로 가장 컸다. 반면 예술·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22.5%)과 전기·가스·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22.5%)은 성별 임금 격차가 가장 비교적 작았다. 고용 형태 역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상장법인의 경우 여성 근로자 비중이 25.6%였는데, 이 가운데 비정규직인 기간제의 비중이 7.2%였다. 반면 남성 근로자 중 비정규직인 기간제는 5.4%를 차지했다. 일반적으로 정규직의 급여는 비정규직인 기간제보다 높다.

특이한 사항은 남녀 근로자 모두 1인당 평균임금이 가장 높은 산업은 금융 및 보험업인데, 성별 임금 격차는 41.4%로 전체 성별 임금 격차인 35.9%보다 5.5%포인트나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금융 및 보험업의 경우, 성별 임금 격차와 상관관계가 있는 성별 근속연수 격차는 10.1%로 오히려 낮은 수준으로 나타나, 해당 업종의 경우 성별 근속연수 격차보다 낮은 여성 대표성 등이 성별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따라서 여성 관리자 비중을 늘려 기업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높이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여성의 임금이 남성보다 낮은 것은 관리자로 승진한 여성 비율이 낮은 데서 비롯된 측면도 크기 때문이다. 여성가족부가 지난 8월 5일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국내 2,246개 상장법인의 성별 임원 중에서 여성의 임원 비율은 5.2%에 그쳤다. OECD 평균 비율인 25.6%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임원 형태별로 보면, 전체 등기임원 13,368명 중 여성은 648명(4.8%)이며, 미등기임원 18,637명 중 여성은 1,020명(5.5%)으로 나타났다. 등기임원을 사내‧사외이사로 구분하면, 전체 사내이사 7,564명 중 여성은 348명(4.6%)이며, 사외이사 5,804명 중 여성은 300명(5.2%)이다.

이처럼 여성 고용 현실은 아직 선진국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2013년부터 OECD 회원국을 대상으로 남녀 임금 격차와 임원 비율 등 10가지 지표를 가중평균해 결과를 직장 내 여성 차별 수준을 평가해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 기준 OECD 여성 임원 비율 평균은 25.6%, OECD 여성 고위관리직 비율 평균은 33.2%로 우리보다 여전히 높아 9년째 꼴찌를 한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구체적 원인 파악이 선행되어야 하나, 현행 전자공시시스템상에는 기업별로 성별 근로자의 연간 급여총액과 1인 평균 급여액만을 공시하게 되어 있어 성별 임금 격차의 구체적 원인 등을 파악‧분석하는데 한계가 있다. 기업의 성별 임금 격차 보고를 의무화한 영국이나, 성별을 이유로 한 일체의 차별을 금지하는 법률을 마련해 시행 중인 벨기에나 성별 임금 격차를 해소하지 않는 기업에 벌금을 부과하는 프랑스, 남성 동료의 임금을 알 수 있도록 하는 ‘임금공개법’을 도입한 독일 등 선진 외국사례를 참고하여 우리 실정에 맞는 대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한다.

저출산·고령화 시대에 우수한 여성 인력 양성이야말로 우리 사회의 위대한 자산이자 성장 잠재력이 아닐 수 없다. 세계 10위권 경제 규모의 선진국으로서 일터의 성차별에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자존심이 용납할 수 없다. 반복되는 좌절 속에 여성들은 비혼과 저출산으로 응답하고 있음을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 ‘동일 임금의 날’을 법제화하여 ‘동일 임금원칙’을 적용하고, 투명한 임금 체계를 구축하며, ‘실질적 남녀 고용 평등’을 실천함은 물론 삶과 일의 양립과 가정과 직장의 병존을 위한 대책 강구에 국가적 역량과 국민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확산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더불어 성별 임금 격차의 주된 요인이 되는 여성의 경력 단절을 막을 수 있는 ‘육아휴직의 실질적 보장과 시행’을 비롯해 ‘모성·부성 보호 제도’를 확대하는 등 정책적 지원 노력이 절실히 요청된다. 아울러 임금은 물론 직무, 승진, 고용 형태 등 ‘성별 격차’ 데이터를 공개하도록 하는 ‘성평등 임금 공시제’ 도입 및 ‘성별 임금 격차 지표’ 관리 등 성별 임금 격차 해소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코로나19로 위기에 처한 여성들의 경제활동 지원이 최우선적 추진대책으로 절실히 요청된다.

박근종 작가·칼럼니스트(현, 성북구도시관리공단 이사장,
전, 소방준감, 서울소방제1방면지휘본부장, 종로·송파·관악·성북소방서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