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우리가 지금 최첨단 문명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지만, 이건 아니라 싶다. 다른 분야는 차치하더라도 우리의 생활과 직결된 첨단과학 의학이 오늘날처럼 발전하고 진화한 때가 그간에 언제 있었던가?

박종민 수필가/시인
박종민 수필가/시인

그런데도 우리는 지금 코로나19라는 괴질환의 침입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면서 쩔쩔매고 있다.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 받는 내로라하는 관련 석학들은 물론 인류 전체가 벌벌 떨며 전전긍긍 헤매고 있다. 선진국이나 개도국 불문이다.그중에서도 우리나라는 IT 강국으로 인정받고 있는 국가이다.

국제적으로 공인된 선진국반열에 접어든 국가로 서방 선진국 못잖게 보편적으로 잘 사는 나라이다. 그런데도 별수 없는 처지이다.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내면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고 분석해보자.

우리의 생활 속에서 가장 최우선으로 손꼽고 있는 주거복지문화를 비롯해 생태환경과 위생시설이 어느 국가에 못지않게 국민의 편익 위주로 쾌적하게 갖춰져 있고, 이용과 활용이 편리하도록 잘 정비되어 있음을 예를 들어 본다.

아울러 의료분야로 구분해보면 의료진과 의술이 여타 선진국에 비교할 바 없이 출중하고 관련 시설과 장비 모두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매우 빼어나게 우수하고 훌륭함으로 국제사회가 인정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강인한 민족이다. 또한 국민이 모두가 부지런도 하다. 지적 수준이 높고 우량한 민도에다 실리적인 국민성과 불굴의 끈기를 가지고 있기도 하다.

과거 한때 우리는 36년이란 세월을 일제의 핍박에서 벗어나 건국을 한 지 얼마 안 된 시점에 북괴의 남침으로 동족상잔(同族相殘)의 아픈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어내며 잿더미 속에서 부흥을 일궈 낸 민족이다. 대혼란 속에 처한 대한민국의 건국을 주도해 온 초대 대통령이승만은 국민 단합과 단결을 위한 메시지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명언을 쏟아내며 민생의 기반을 차근차근 다져나갔다.

우린 그렇게 뭉치고 단합하며 단결하여 민생의 기반을 세웠고 민주사회를 건설해 왔다. 그 유명한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라는 경구가 이젠 쓸모없는 허사 말이 되었다.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로 대변환이 이뤄진 상태이다.흩어져야 만이 살아갈 수 있다고 하니 불가피하게 사람들은 흩어진다.

일가친척과 다정다감한 친구 보고 싶어도 볼 겨를이 없다. 독수공방을 해야만 되고 홀로 외롭고 처량하게 집콕 방콕 혼술 혼밥의 쓸쓸하고 고독하며 눈물겨운 생활의 연속이다. 이게 위리안치(圍籬安置)의 상태가 아닌가! 흩어지게 한 원흉은 코로나19이다.

손에 잡히질 아니하고 눈으로 식별하기조차 쉽질 않은 미물의 세력에 똑똑한 두뇌를 가진 만물 중의 영장인 인간이 속수무책 당하고 있다. 문제는 이를 박멸시키고자 하는 제대로 된 속전속결의 완전무결한 전략과 추진대책이 미흡한 데에 있다. 갈팡질팡 오락가락하는 백신접종과 물량확보 수급 실황이 그중 한 예이다.

그런 허술하기 짝이 없는 틈새 비집고 들어와 세력을 확산해나가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어떻게 박살 내고 근절시키겠느냐이다. 줄어들던 확진자 숫자가 줄어들질 않고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번복과 반복되는 쓸모없는 대책 시행의 딜레마에 빠져든 모양새이다. 규제 일변도식 거리두기와 레코드판 돌리듯 하는 백신접종 예약 및 실행 실태가 혼란과 불신만 키우는 효과 없는 대책이라며 많은 이들이 불평하는 판이다.

전문가그룹의 조언이나 고언을 듣는지 마는지 우이독경(牛耳讀經)에 마이동풍(馬耳東風) 격이다. 온고지신(溫古知新)이나 법고창신(法古創新)까진 아니더라도 작금에 벌어지고 있는 실황과 정황들을 모니터링해 미흡한 걸 개선하는데 박차를 가하면 되련만 확고한 대책이 없어 보인다. 국민의 불안과 좌불안석이 언제쯤이면 그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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