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뉴스=박종민] 10월이다. 농산물을 수확하는 철이 됐다. 농민들이 봄부터 여름 내내 피땀 흘려가며 길러낸 오곡백과를 거둬들이는 보람찬 달이다. 예스럽게 이르는 말로 10월은 상달(上)이다. 햇곡식을 신에게 올려드리기에 가장 좋은 달이라는 뜻에서 생긴 말이다. 물론 음력으로 따지는 10월이지만, 양력으로 친다더라도 추석을 지나온 요즘의 절후 절기가 농산물을 수확하는 철이다.
농민들은 온갖 정성을 다 들여 가꿔놓은 곡식들이 제대로 잘 익었으니 거둬야 한다. 이때를 놓쳐서는 안 된다. 본격적인 가을걷이에 들어가는 것이다. 황금빛 들판이 풍요롭고 풍성하기만 하다. 국민의 먹거리가 가득가득하니 흐뭇하다. 둘러보니 올해도 풍년작인 듯싶다. 모처럼 농촌이 활기에 차 있다. 여기저기 시끌벅적하고 농민들이 분주히 움직인다.
생산된 농산물은 물질의 특성상 농가에서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보관하기에 큰 어려움을 안고 있다. 또한 농사는 사업적인 가치로서 자금을 투자하여 투자금을 회수하기까지의 회임기간이 길고 산업생산성이 불규칙적이며 불투명도 하다. 일조량과 기후와 기온의 영향을 받고 있으니 하늘의 조화로 천기의 흐름에 딸려 있다.
농업의 기반이 되는 시설은 잘 조성돼 있다 하더라도 농사는 풍작과 흉작이 사람의 능력이나 노력 여하에 의해서 좌우되는 분야가 절대 아니다. 물론 극심한 가뭄이나 수해를 극복해내는 데엔 적절한 인력 동원과 장비를 갖추는 사람의 지혜가 발휘되어야 함은 기본요소이다. 쌀과 보리 콩 등 농산물이 소중하고 귀할 수밖엔 없다.
당국에서 물가상승률과 지표를 발표할 때 흔히들 농산물을 주기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사례가 많다. 이에 라스파이레스 산식(算式)을 적용한다는데 대다수 보통 사람들의 상식으로 보기엔 대체 이해되질 않는 부분이 많다. 물가상승률이나 소비자물가지수조사 품목에 장바구니 물가 품목인 쌀 채소 과일 등등 농축산물 18개 품목이 대상이라는데 이해가 되질 않는 부문이 있는 것이다.
농산물의 가격을 산정함에 인상률과 인상액을 기준치에 연동 적용해야 하나 그 당시의 단순 늘어난 금액으로만 계산해 얼마 인상되고, 또는 몇 %가 올랐다는 식으로 생산비에도 못 미치는 값싼 가격의 농산물이 물가 인상의 주범 노릇을 하고 있다고 하는 거다.
따져보자. 가령 배추 한 포기 값이 재작년가을에 1,000원이었는데, 작년엔 1,100원이 되었다면 10%의 가격이 오른 것이다. 올해에 다시 10%의 가격이 오른다면 110원을 더해 1,210원이 되게 연동해 평가해야 하나, 농산물의 특성상 그해의 가격은 다시 원위치로 1,000원이 되기도 하고 1,100원도 되기도 한다. 여기에 배추 농사가 풍작으로 과잉생산 되었을 땐 900원이 되어버렸다면 농산물가격은 오른 게 아니라 오히려 마이너스가 되어 역주행하게 되어 있다.
이런 걸 간과하면서 가격조사 당시의 해당 품목 가격을 기준으로 농산물이 몇 %로 올랐다며 전체 소비자물가상승을 농산물이 좌지우지하는 식으로 보도하는 경향이 숱하게 많다. 농민들은 어리둥절해한다. 농산물은 국민의 생명줄을 이어가게 하는 양식이다. 농촌과 농업은 국민의 식량자원을 지키고 유지하게 하는 식량창고이다. 제아무리 값진 금은보석도 먹을 수는 없다. 사람이 잡식성을 가졌다지만 다이아몬드나 귀금속을 깨물어 먹어 삼킬 수는 없다.
생명 유지를 위해 먹어야 하는 것은 농민들이 길러낸 농축산물이어야 한다. 가격을 따질 필요가 없다. 희귀금속은 값으로 치면 높겠지만 사람의 몸에 피와 살을 만들어내는 성분함량이 단 01%도 없다. 농촌과 농업을 등한할 수가 없다. 농촌은 모든 국민의 고향이며 국민을 길러내는 모태이다. 10월 상달을 맞아 농촌과 고향을 다시 한번 생각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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