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추모예술제 낭송 추모시 특집 11

▲ 노무현 전대통령 추모헌정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낸 시인들이 노무현 전대통령 49재를 맞아 9일 봉하마을에서 추모예술제를 열고 자작시를 낭송하고 있다.     ©취재부

노무현 전대통령 49재 추모예술제 행사위원회(위원장 박해전 김영현, 총연출 이승철)는 노무현 전대통령 49재를 맞아 9일 오후 경남 김해시 봉화산 정토원을 찾아 노무현 전대통령의 영전에 이 땅의 시인 262명이 쓴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를 헌정하고, 봉하마을 특설무대에서 전국 각지의 문학예술인들과 각계 인사 500여명이 참가한 가운데 추모예술제를 열었다. 이날 추모예술제에서 낭송된 시인 12인의 추모시를 특집으로 12회에 걸쳐 싣는다. <편집자>

마침내 바보들이 돌아왔다


▲ 이원규 시인     © 취재부
한 사람이 떠났다 보내야 했다
한 사내가 떠났다 보내야만 했다
한 바보가 떠났다 보낼 수밖에 없었다


이른 아침까지 저승새가 울더니
한 시대의 풍운아가 떠나고
한반도의 고독한 승부사가 떠나버렸다


잠시 눈길 피하는 사이
한 사나이가 몸을 날렸다
절망과 환멸의 짙은 그늘 아래 쪼그려 앉아
잠시 고개를 숙이는 사이
역주행 한반도의 먹구름 속에서
발만 동동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는 사이
한 사나이가 먼저 온몸을 날렸다


살아남은 우리 뒤통수에 벼락을 치며
저 홀로 훌쩍 뛰어내리고야 말았으니
이 시대의 마지막 의인에게
부엉이바위는 절명의 벼랑이 되었다
이 시대의 처음인 혁명가에게
부엉이바위는 생사일여 순명의 성지가 되었다


그리하여 한 사람이 떠나고
또 한 사람이 돌아오고 있다
한 사내가 가고 또 한 사내가 오고 있다
한 바보가 가고 또 한 바보가 돌아오고 있다
한 시대의 의인이 가고
비운의 풍운아, 고독한 승부사가 가고
순명의 혁명가 노무현이 돌아오고 있다


단 하나의 노무현이 떠나고
노무현 같은 바보들이 하나 둘 돌아오고 있다
마침내 수십만 수백만 명의 노무현들이 돌아오고 있다



시인 약력

1962년 경북 문경 출생, 1984년 『월간문학』, 1989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으로 『강물도 목이 마르다』 『옛 애인의 집』 『돌아보면 그가 있다』 『빨치산 편지』 등, 산문집으로 『지리산 편지』 『길을 지우며 길을 걷다』 등. 신동엽창작상, 평화인권문학상 수상. 순천대 문창과, 지리산학교, 실상사 작은학교 강사.

▲ 이 땅의 시인 262명이 신작시로 집필한 대한민국 제16대 대통령 노무현 추모시집 <고마워요 미안해요 일어나요>(도서출판 화남) 표지.     ©취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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