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재계 안팎에서는 전날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전경련 강연에서 대기업 경영진 임금과 관련해 지적한 발언을 놓고 내심 불편한 기색이 역력했다.

최 장관이 산업계를 대변하는 정부부처의 수장임에도 유독 대기업에는 '까칠한' 발언을 이어온 데다 이번엔 "대기업들은 경력직만 선호하고 경영진 월급을 지나치게 많이 주고 있다"며 고유 권한이랄 수 있는 임금 문제까지 걸고넘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를 '조금 줄여' 청년층에 대한 과감한 투자로 전환해 미래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물론 대기업 임원의 높은 연봉과 오너 일가에 대한 과도한 수익 배당 문제 등은 어제오늘 지적된 사안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최지성 부회장 등 3명의 등기이사에게 1인당 평균 59억9천만원, 총 179억7천만원을 지급했고 올해는 일반보수 220억원과 장기성과보수 150억원 등 모두 370억원의 보수한도를 승인해 놓은 상황이다.

현대차는 작년 기준으로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 양승석 사장, 강호돈 전 부사장 등 등기이사 4명에게 81억800만원을 지급했다.

기아차의 경우 작년 이재록 부사장과 정의선 부회장, 그리고 퇴직한 임원 2명 등 등기이사 4명에게 25억원을 지급했다.

LG전자도 지난해 당시 남용 부회장 등 2명의 임원에게 모두 20억9천800만원을 임금으로 줬다.

SK의 경우 최태원 회장 등 등기임원 7명의 지난해 평균 연봉이 14억7천400만원이고, GS는 등기이사 3명에게 총 42억7천800만원, 평균 14억2천600만원을, 사외이사 1명에게는 7천2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사내이사 1명의 연봉 평균은 포스코 12억6천700만원, 대한항공 6억7천만원, 현대중공업 11억5천여만원 등이다.

롯데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영자 사장 등 롯데쇼핑 사내이사 5명의 평균 보수는 12억3천900만원이고 정용진 부회장과 박건현 사장, 최병렬 사장 등 신세계 사내이사 3명의 평균 보수는 13억1천만원에 달한다.

대기업들은 그러나 이 같은 고액 연봉은 그해 경영 성과 등과 경영진이 기울인 유·무형의 노력 등을 고려해 노사 협상이나 주주총회 등 적절한 절차를 밟아 정해지는 것으로, 정부가 기업의 고유 영역에까지 간섭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볼멘소리를 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최 장관 발언에 기업들이 특별히 할 말은 없다"면서도 "기업들이 요즘 여러 가지로 참 어렵다. 경영진과 근로자의 월급도 노사에 맡길 것이 아니라 정부가 정해주지 그러느냐"며 혀를 찼다.

또 다른 재계 관계자는 "최 장관의 발언 자체를 심각하게 보고 있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월급을 깎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임금 문제까지 거론하는 것은 좀 너무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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