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수건도 짜서사용한다는 불황에 그 수건마저 들어오지 않는걸까 ? 평소 공짜라는 인식이 강한 수건을 사서쓰는 소비자가 늘어나고 있다.

'주주총회', '체육대회', '등반대회', '칠순잔치', '개업기념', '향우회' 등의 문구가 없는 수건을 사용하면 허전한 느낌이 들 정도로 수건은 그동안 돈주고 사지않아도 얻어사용하는 물건으로 인식되어 왔지만 최근 경기불황으로 각종 모임 및 개업관련 판촉물로 받아쓰던 수건이 들어오지 않고 또 불황속에서도 작은 사치를 즐기려는 스몰럭셔리 트랜드까지 겹쳐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고급 수건 수요가 늘고 있는 것.

현대백화점의 경우 지난 1월1일 ~12월11일까지 수건매출은 전년동기대비 18.4% 신장했다. 07년, 06년의 연간매출이 같은기간 각각 -6.8% , -7.7% 역신장했던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현대백화점 카드회원의 수건 구매주기 또한 2005년 277일, 2006년 272일, 2007년 268일, 2008년 260일로 매년 짧아지고 있다. 이는 매년 수건을 한번이상 구입하는 고객이 늘어왔다는 의미.

고객 1명이 기간중(1월~12월11일) 수건 구입에 사용한 금액 또한 2005년 3만2천원, 2006년 3만5천원, 2007년 3만7천원, 2008년 4만3천원으로 매년 증가추세다. 백화점에서 판매비중이 높은 저렴한 특별기획 세트상품(3∼4장들이 세트) 가격도 1만2천원 수준으로 이같은 객단가 증가는 고객들이 수건구입시 구매수량을 늘린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송월타월 매니져는 " 수건 선물이 안들어오기때문에 새 수건을 구입하러오는 고객들이 많아졌다. 한번에 10장씩 구입하는 고객도 늘었다"고 전한다.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테리갤러리(송월타월의 브랜드 상품) 수건의 경우 중국산 저가품 위주인 단체선물용 수건과 달리 대나무 원사, 코마사 등 최고급 원사를 사용해 개당 가격이 8천원∼1만5천원 수준이며 색상, 디자인이 화려한 수입제품의 경우 2만2천원∼3만5천원까지 하기때문에 백화점 직원사이엔 수건 구매고객이 진짜 VIP고객이란 이야기도 있을정도였다. 하지만 최근엔 고급수건이 저가의 사은품 수건보다 오래사용할 수 있고 촉감, 디자인, 색감 등에서 만족도가 높다고 생각하는 고객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대신 백화점 특판팀을 통해 판매되는 단체선물 및 대외판촉용 수건은 매출이 하락세다.

지난 1월∼12월11일까지 특판 수건 매출은 지난해 동기간 대비 -3.5% 수준으로 하락했다. 단체선물 및 대외판촉용 수건은 2003년 이후 매년 -2%∼-15%수준으로 하락세로 5년전과 비교하면 -37%나 하락했다. ( 2008년 -3%, 2007년 -11%, 2006년 -2%, 2005년 -15%, 2004년 -14% )

기업들이 판촉예산을 줄이면서 가장 저렴하게 구입해 나눠줄 수 있는 선물인 ‘수건’마저 구입하지않고 또 판촉용 기념물로 구입하는 수건은 대부분 값싼 중국산이어서 받는 사람들의 선호도가 떨어졌기때문.

이같은 원인때문에 단체선물용 수건의 수요가 줄었고 이것이 백화점의 고급 수건 구매 증가에 어느정도 영향을 미쳤다는 판단이다.

김재현 가정용품 바이어는 " 단체수건매출의 지속적 하락에도 불구 고급수건은 가격저항감때문에 지난해까지 매출이 역신장했다. 공짜 수건을 기다리던 대기수요가 올해부터 몰리고 있는것 같다"며 " 직접 수건을 사서 사용하는 수요 증가로 수건도 패션상품화되고 있어 원사품질, 색상, 디자인 등이 전반적으로 고급화되고 있다"고 전한다.

한편, 사서 쓰는 고급수건 수요를 창출하고 공짜로 인식되던 수건의 가격저항감을 줄이기위해 지난해와 올해 두 차례에 걸쳐 코마사, 뱀부얀 등 고급 원사를 사용해 만든 고급수건을 직매입해 4개들이 1세트를 1만8천원에 내놓은 결과 07년 9만장, 08년 3만장 등 직매입 물량이 각각 완판된 바 있다.

김재현 가정용품 바이어는 " 수건도 패션 트랜드에 맞춰서 색깔이나 이미지가 들어간 것을 선호하고 겨울이면 어두운색 봄이면 꽃무늬가 들어간것, 욕실 인테리어에 어울리는 것 등을 꼼꼼히 따지는 고객이 늘고 있다. 기념품용 저가 수건대신 고급선물, 나만을 위한 작은 사치를 위한 고급수건 시장은 커질것이다"라며 " 올 연말 지인들에게 수건을 선물하면 아주 환영받을것"이라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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