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서울 도심 한복판은 어수선한 집회 경연장

제66주년 광복절을 맞은 15일 서울 도심 한복판은 좌파와 우파 단체의 집회가 연이어 열리면서 내내 어수선했다.



민주당, 민노당, 진보신당을 비롯한 야권과 민주노총을 비롯한 좌파 계열 80여개 시민단체는 이날 오전 11시 서울 청계천 광장에서 '광복 66년, 한반도 자주 평화 통일을 위한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한미 FTA 비준 반대, 대북 강경정책 폐지를 요구했다.



집회 이후 수천 참석자들은 서울 시청 광장으로 자리를 옮겨 대로변을 점거했다. 경찰은 참가자들이 도로 행진을 지속하자 물대포를 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오후 4시에는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와 한국대학생연합이 '8.15 등록금 해방 결의대회'를 열었다.


라이트코리아,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등 100여개 우파단체는 오후 2시 시청 광장에서 '종북 세력 척결 및 교육 바로 세우기 국민대회'를 열어 "진보를 가장한 종북 세력은 북한 세습 독재에 한마디 비판도 못 하면서 '희망버스' 운운하며 국민들 편 가르기만 하고 있다"고 외쳤다.



경찰은 가까운 거리에서 집회를 가진 좌우단체 간 충돌을 막으려고 경찰력을 집중 배치했다.

돌발 사태도 일어났다.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이 '반값 등록금' 집회에 참석했다가 나오던 오후 5시30분쯤 한 보수단체 여성 회원에게 머리카락과 멱살을 잡히는 사건이 벌어졌다.

전국등록금네트워크(등록금넷)와 정 최고위원 측에 따르면 정 최고위원은 이날 오후 청계광장 인근 서울파이낸스센터 옆에서 등록금넷과 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 주최로 열린 집회에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 국민참여당 박무 최고위원 등과 함께 참석했다.

 



맨 앞줄에 앉아 있던 정 최고위원에게 오후 5시30분께 인근 서울광장에서 집회를 마치고 지나가던 한 보수단체의 여성 회원이 달려들어 "김대중 노무현 앞잡이, 빨갱이" 등 욕설을 퍼부으며 머리카락과 멱살을 잡고 흔들었다.

정 의원 측은 “전(前) 대통령 후보이자 제1야당 최고위원에게 가해진 백색테러”라고 했다.

 

관할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현장에서 정 최고위원 수행팀에 해당 여성의 처벌을 원하는지 물었으나 수사 요청은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수사 의뢰가 들어오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정 최고위원 측은 그러나 "자체 파악한 결과 경찰로부터 그런 말을 들은 사람이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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