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도(Attitude)는 개인의 내적인 특성, 즉 성격이 어떤 대상에 대해 나타나는 방식이다. 조직에 적용하면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을 대하는 사고나 행동 방식에 대한 총괄적인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태도가 조직에서도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이유는 조직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도요타, 교세라, 일본전산, 헤이세이건설과 같은 일본 기업뿐 아니라, 사우스웨스트, IBM, 재포스와 같은 미국 기업들도 성공한 기업들이라면 하나 같이 구성원의 태도에 큰 관심을 가진다. 성과의 가장 기본 바탕이 태도에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태도는 실력의 차이가 만드는 만큼 큰 차이를 만들지 못한다. 실력의 부족을 메울 수도 없다. 그러나 태도는 좋은 성과를 내는 데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좋은 태도 자체가 탁월한 성과를 만드는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태도로 탁월한 성과를 만들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태도가 만든 차이는 전혀 다른 결과를 낸다. 태도 여하에 따라 몰락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태도 자체가 중요한 실력이 되기도 한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우열은 평범한 직원을 데리고 비범한 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태도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는 먼저 조직에 어떤 태도가 바람직한지 명쾌하게 커뮤니케이션되고 나서 그런 태도가 인정받고 평가 받도록 관리되는 것이 핵심이다.

“이게 최선입니까, 확실해요?”

얼마 전 유행어가 되었던 대사로 TV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주인공이 부하 직원에게 습관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직장인이라면 그냥 웃어 넘기기에 뭔가 개운치 않다. ‘예’라고 대답했다 결과가 안 좋으면 스스로의 실력 부족을 드러내는 꼴이 될 것이요, 그렇다고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도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최선을 다하는 태도의 대명사로 얼마 전 은퇴한 프로야구 양준혁 선수가 있다. 아웃이 뻔한 상황에서도 커다란 체구로 1루까지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였다. 전력 질주가 승패에는 영향을 주지 못하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런 태도야말로 그를 최고의 타자로 만든 힘이었음을 부정하기 힘들다.

태도는 조직 차원에서도 매우 중요하다. 기업마다 리더십을 강조하고 좋은 조직 문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구성원의 태도에 변화를 꾀하고자 함이다. 이를 발판으로 더 나은 조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태도’란 무엇인가?

태도(Attitude)는 사전적으로 몸의 동작이나 모양새, 어떤 사물이나 상황을 대하는 자세를 의미한다. 실생활에서 태도는 훨씬 포괄적으로 사용된다. 예컨대 사람의 겉모양이나 제스쳐, 행색이나 스타일뿐만 아니라 말투, 눈빛, 행동 습관, 더 나아가 개인의 신념과 가치관도 태도라는 말에 포함된다.

조직행위론에서 ‘환경의 조건에 관계없이 비교적 장기간 일관되게 행위 특성에 영향을 미치는 개인의 독특한 심리적 자질들의 총합’을 성격(Personality)으로 정의하는데, 태도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바로 성격이다. 개인의 내적 특성인 성격이 어떤 대상에 대해 나타나는 방식이 바로 태도다. 조직에 적용하면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을 대하는 사고나 행동 방식이라 하겠다.

조직에 바람직한 태도란?

과연 조직에 바람직한 태도란 어떤 것일까? 종교나 윤리, 사회적 규범 등에 비추어 볼 때와는 달리 조직에 바람직한 태도는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긍정적, 적극적, 열정적, 집요함과 치밀함, 내부귀인적, 도전정신과 팀워크 중시 등 보편적 개념으로서의 바람직한 태도는 조직에 그대로 적용된다. 조직도 결국 사람으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직에 바람직한 태도는 보편적 개념만으로 부족하다. 마케팅중심의 회사 P&G의 사례를 보자. P&G에서 중시하는 태도는 ‘소비자를 이해하기 위한 강도 높은 노력과 모든 업무 처리에 이런 원칙을 적용하려 애쓰는 자세’다. P&G의 핵심 가치인 소비자 중시가 잘 투영되어 있다. Seven-Eleven은 다른 태도를 중시한다. 1990년대 초 파산 직전에 몰린 기업 Southland에 CEO로 취임한 짐 케이에스는 회사이름을 Seven-Eleven으로 바꾸고 편의점 사업에 집중하게 된다. 이때 강조한 가치 가운데 하나가 ‘청결’이었다. 창문, 바닥은 물론 화장실, 주차장까지 항상 깨끗하게 유지되어야 할 기준이 제시될 정도였다. 이 회사의 태도 목록에서 ‘자발적으로 주변을 청결하게 유지한다’ 가 첫 번째에 있었음은 두말할 나위 없다.

조직에 맞는 태도는 산업의 특성, 조직의 성장 단계, 규모나 사업 방식에 따라 다르다. 직위나 직무에 따라 발현되는 양상도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경쟁의 강도가 크고 위기가 지속되는 어려운 상황일수록 구성원들이 업무 처리 과정에서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할지 판단할 수 있는 명쾌한 행동 기준이 정립될 필요가 있다.

태도는 바뀔 수 있다

구성원의 태도가 잘 정렬되는 것이 중요하다면 잘 뽑는것이 먼저다. 그러나 채용의 짧은 기간 동안 조직 가치관과 개인 태도의 정합성을 제대로 평가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심리학적 연구 결과를 보면 태도가 반드시 행동을 예측해주지는 않는다고 한다. 채용 시 인성, 적성 테스트를 실시하는 이유도 어느 정도 조직이 원하는 가치관과 정합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가려내는 데 있을 뿐이다. 결국 태도는 잘 가꾸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태도는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다’ 이다. 태도는 환경에 의해서 큰 영향을 받으며 학습에 의해 변화가 가능하다. 채용 시 태도를 가장 중시하는 사우스웨스트조차 구성원들이 바람직한 태도를 갖도록 끊임 없이 관리한다. 개인의 태도 변화는 주변 인간 관계를 변화시키고 나아가 조직 전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대표 콜린 바렛은 회사의 성공 비결이 형식적인 수 많은 규칙들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함 속에 바람직한 태도가 분명하게 공유되었고 이것이 조직 전체로 잘 확산되었던 데 있었다고 말한다.

심리학에서는 태도가 어떤 대상에 대한 인지(정보), 정서(감정), 행동(의도)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말한다. 그런데 태도는 인지되는 정보나 긍정적 혹은 부정적 정서의 자극을 통해 지속적으로 설득되고 학습될 때 바뀌게 된다고 한다. 성격 이론에서도 개인의 노력, 성과, 역량을 중요하게 인정해주고 보상해준다면, 외적요소가 스스로의 행동보다 결과에 더 영향을 준다고 믿는 외재론자들도 스스로 결과를 통제할 수 있다고 믿는 내재론 쪽으로 기울게 된다고 한다. 기업의 경영 시스템이나 리더십이 구성원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에서 경력직을 뽑을 때 주로 출신 회사를 살펴 보는 것도 일과 조직에 대해 바른 태도를 훈련 받았는지를 가늠하기 위해서다.

태도가 성과에 중요한 5가지 이유

조직에서의 태도는 성과에 기여해야 가치가 있다. 그런데 엄밀히 말해 태도 그 자체만으로는 성과를 창출하지 못한다. 또 실력을 대신할 수도 없다. 미국에는 <아메리칸 아이돌>이라는 일반인 대상의 오디션 리얼리티 쇼가 있다. 경쟁에 임하는 가수 지망생들은 하나 같이 진지하고도 열정적이다. 그런데 막상 심사위원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되면 태도가 아무리 훌륭해도 실력의 부족은 메울 수 없다는 사실이 더욱 분명해진다.

태도의 한계는 분명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중요성이 덜해지지는 않는다. 왜냐하면, 좋은 태도가 반드시 탁월한 성과를 내는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태도로는 확실히 탁월한 성과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요즘과 같이 경쟁이 치열하고 개인간, 조직간 실력 차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시대일수록 태도가 성과에 미치는 영향이 커진다. 태도가 성과에 중요한 이유를 좀더 구체적으로 파헤쳐보자.

태도는 차이를 만든다

<아메리칸 아이돌>과 달리 국내 TV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서는 실력파 가수들이 서바이벌 경쟁을 벌여 탈락자를 가린다. 실력만큼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가수들이기에 이들의 우열을 가르는 결정적인 요소를 실력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그 차이는 아마도 자신의 음색이나 창법이 선곡 받은 노래와 잘 맞지 않았을 수도 있고, 목 상태가 좋지 못해 100% 집중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실력으로 설명하기 힘든 아주 작은 차이가 있었다는 것이다. 비슷한 설명이 가능한 사례는 올림픽 결승 무대이다. 금메달과 은메달을 가르는 차이는 실력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당일의 컨디션 조절이나 경기에 대한 집중력, 자신에 대한 믿음과 해내고 말겠다는 강한 의지에서 아주 미세한 차이가 있었다고 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다.

작지만 중요한 이런 차이는 어디서 오는 것일까? 말콤 글래드웰은 ‘아웃라이어’에서 어떤 능력이라도 성공의 기회를 잡을 정도의 전문가가 되려면 최소 1만 시간 이상의 훈련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하루 3시간씩 10년 간 매일 노력을 쏟아 부어야 겨우 넘길 수 있는 기간이다. 그런데 이런 물리적인 기간보다 더 중요한 것이 그 과정에서 보여지는 태도다. 예를 들어, 타고난 재능이 비슷하더라도 피아노에 몰입하여 연습하는 사람이 시간만 채우는 사람보다 조금이라도 더 충실하기 마련이다. 이런 차이는 나중에 사람들에게 큰 감동을 주는 피아니스트가 되느냐 아니면 그냥 피아노를 잘 치는 사람에 그치느냐를 결정짓는다.

타고난 재능의 유, 무가 만드는 차이에 비해 태도가 만들어내는 차이는 크지 않다. 그럼에도 이 작은 차이가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간과하기 때문이다. 신입사원들이라면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가 별로 없어 보인다. 누구나 큰 포부와 열정으로 매사에 적극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 보면 그 가운데서도 일을 대하는 태도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 있다. 그 작은 차이가 5년 후, 10년 후에는 극복할 수 없는 엄청난 실력의 차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차이는 다름을 만든다

경마를 해본 사람이라면 0.01초라는 작은 차이가 얼마나 다른 결과를 만드는지 잘 안다. 경쟁이 치열해지는 시대일수록 태도가 만든 작은 차이의 가치는 더욱 빛난다. 특히 실력이 비등하거나 그 차이를 비교하기 어려울 때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축구경기에서 가장 긴장되는 순간은 아마도 승부차기일 것이다. 승부차기의 성패 역시 실력의 차이에 의해 갈리지 않는다. 흔히 ‘운’이라고도 말하지만 사실 자신감과 집중력, 적절한 긴장 등 태도에서 비롯된 약간의 차이가 경기의 승부를 가르는 것이다.

일본 교토의 대표 기업 교세라를 창업하여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나모리 가즈오는 여러 강연에서 ‘일의 성과는 재능, 열의, 사고방식, 이 세 가지의 곱하기’라는 주장을 편다. 여기서 재능에 0~30점, 열의에 0~70점, 그리고 사고방식에 -100~100점까지 점수 변동폭을 매긴다. 이나모리 회장이 열의나 사고방식과 같은 태도를 얼마나 중시하는 지 알 수 있다. 특히, 사고방식이 잘못되면 아무리 큰 성과를 내어도 성공한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1989년 설립된 일본의 헤이세이건설은 20년이 넘도록 단 한번의 적자 없이 성장을 이어가는 기업이다. 일본 전체 도산 기업의 30%가 건설회사이고 최근 불황이 반복되고 있음에 비추어보면 주목할만한 성과다. 최근 몇 년간은 입사 선호도에서 굴지의 대기업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종합건설회사 부문 10위 내를 유지하고 있다. 이 회사가 성공할 수 있었던 원인을 추적한 책 ‘사표를 내지 않는 회사’는 그 비결을 경영자와 구성원들이 지닌 남다른 태도로 꼽는다.

대대로 목수의 집안에서 태어난 아키모토 히사오 사장은 주택 건설의 종합예술가인 목수가 홀대 받고, 젊은 목수가 없어지는 것을 보고 스스로 헤이세이건설을 창업하였다. 아웃소싱이라는 업계의 기존 관행을 깨고 모든 공정을 내재화시켰다. 이를 위해 대졸 엘리트를 정규직 목수로 채용하여 일을 처음부터 현장에서 배우게 하는 독특한 경영방식을 고수하였다. ‘돈을 남기면 하수, 업적을 남기면 중수, 사람을 남기면 고수’라는 확고한 신념으로 10년 이상, 길게는 20년을 투자하여 최고의 목수를 공들여 키워냈던 것이다. 아무리 건설 기술과 실력이 뛰어나다 해도 하청에 재하청으로 이어지는 업무 구조에서는 효율과 비용절감을 우선할 수 밖에 없어 부실 공사의 위험이 커지기 마련이다. 헤이세이건설은 자신의 일을 최고의 엘리트 직무로 인식하고 모든 공정에 대해 무한 책임을 느끼며 집을 짓는다. 같은 재료, 같은 공법을 사용해도 헤이세이건설이 더 좋은 주택, 더 큰 고객 감동을 이끌어내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하겠다.

사고를 당하거나 실패하였을 때에도 이를 대하는 태도의 차이가 같은 상황을 전혀 다른 결과로 인도한다. GE의 잭 웰치는 플라스틱 부문의 관리자였을 당시, 공장 화재로 그 때까지 쌓아 올린 자신의 모든 경력이 물거품이 될 뻔한 적이 있었다. 해고의 불안으로 잔뜩 겁을 먹고 사고 경과를 보고하는 잭 웰치에게 상사는 “자네는 이번 사고에서 무엇을 배웠나?” 라고 물으며 책임을 묻지 않았다고 한다. 그 상사가 책임을 몰아세우지 않자, 잭 웰치는 책임 회피에 신경 쓸 필요 없이 제대로 원인 파악을 하고 재발 방지 조치를 확실히 할 수 있었다. 이 경험은 잭 웰치의 이후 성장에 큰 밑거름이 된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상사의 남다른 태도 ‘차이’가 잭 웰치 개인은 물론 GE라는 큰 조직의 미래에 ‘다름’을 선사한 것이다.

태도는 실력을 변화시킨다

성과를 내는 데에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기본적으로 실력이 갖춰지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런데 실력이라는 것은 태도 여하에 따라 급속히 성장하기도 하고 정체되거나 떨어지기도 한다. 다시 말해 실력의 성장 속도가 태도에 달려 있는 것이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는 박지성 선수의 사례를 보자. 특출한 기술은 없어도 성실하고 활발한 활동량, 경기 흐름과 공간에 대한 탁월한 이해력, 한국 축구의 표준과도 같은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자신만의 뚜렷한 강점을 구축하며 세계 최고의 클럽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주축 선수로 성장한 박지성은 지금 국내 최고의 축구 실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고등학교를 졸업하던 시기만 해도 뽑아주는 대학이 없을 정도로 실력이 뛰어나질 못했다. 전문가들은 그의 실력이 이처럼 괄목상대할 수 있었던 비결을 태도에서 찾는다. 이미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를 잘하기 위해 무조건 공만 많이 차는 것이 아니라 매일의 연습 내용을 분석하고 메모로 기록할 정도로 체계적인 훈련 습관을 몸에 들인 점이나, 당장의 처지를 비관하거나 주위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는 마음가짐, 그리고 언제나 미래에 대해 희망과 자신감을 잃지 않는 긍정적 사고방식 등이 그것이다. “태도는 과거가 쌓여져 만든 현재의 모습이면서 동시에 미래를 알려주는 예언자이다”라고 말한 ‘태도’의 저자 존 맥스웰의 말이 그대로 들어맞는 경우라 하겠다.

세일즈맨들의 우상이자 세계 최고의 판매교육가인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자신의 성공을 되짚어 볼 때 태도에 의해 성과가 좌우되었다는 성과 공식을 설파하고 다닌다. 그런가 하면, 인텔의 앤디 그로브는 “앞으로는 병적일만큼 한 분야에 집중하는 ‘파라노이드’만이 생존한다”고 말한다. 없던 재능은 갑작스럽게 생겨나지 않는다. 가지고 있는 재능을 얼마나 빨리 꽃피우느냐가 중요하다. 재능의 향상 속도를 후진에서부터 5단 고속주행까지 결정짓는 변속기가 바로 태도이다.

몰락은 태도에서 비롯된다

태도는 성공에 중요한 요소인 만큼 몰락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경쟁에서 패하고 나면 실력의 차이를 인정하기는 쉬워도 태도의 문제를 언급하기를 꺼려하는 법이다. 몰락한 경영자들의 말을 들어보면 실패의 원인을 상품기획력이나 R&D 실력, 또는 마케팅 역량과 같은 조직의 실력 부족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짐 콜린스는 기업 실패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이 경영자와 구성원의 태도에 있음을 증명하였다.

짐 콜린스는 자신이 ‘Good to Great’에서 Great Company로 분류했던 회사들이 구제금융을 받거나 사라지는 이유를 궁금히 여기고 파헤친 바 있다. 그 결과를 발표한 저서 ‘How the Mighty Fall’에 따르면 기업 몰락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휴브리스(Hubris)’, 바로 성공에 대한 자만이었다. 미국 하버드대학교의 심리학자 엘렌 랭거 교수가 제시한 ‘성공함정(Success Trap)’ 개념과 거의 같다. 아무리 성공한 기업이라도 과거의 성공 전략이나 경험에 사로잡혀 자만하게 되면 급변하는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몰락하고 만다는 것이다.

짐 콜린스가 말한 휴브리스의 모습은 두 가지다. 첫째, 기존의 성공 프랙티스만 믿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지 않는 것이다. 휴대폰 세계 1위였던 노키아는 자신이 잘하는 것을 더욱 열심히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차원이 다른 시대가 얼마나 빠르게 다가오는 지를 알아채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째는 기존의 성공 프랙티스를 맹신한 나머지 적용되지 않는 새로운 것에 무리하게 확장하는 것이다. 1949년에 설립된 전자제품 유통업체로 서킷시티가 전자 유통업이라는 스스로의 핵심 산업 보다 CarMax 같은 중고차 시장에 관심을 더 기울이다가 2008년 파산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개인도 이와 다르지 않다. 조직의 상위 직급으로 올라갈수록 새로운 문제, 복잡한 문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간다. 이럴 때 가장 먼저 해결책을 제시해 주는 것이 과거의 성공 경험이다. 하지만, 문제는 여건이 변하는 만큼 과거 경험이 옳은 방향으로 인도할 가능성은 점점 낮아진다는 것이다. 자신의 방식이 경험을 통해 배운 것이라는 믿음 또한 새로운 방식 수용을 어렵게 한다. 이처럼 새로운 상황이나 과거의 성공 경험이 일종의 덫으로 작용하는 경우를 인시아드 대학의 키쇼어 센굽타 교수는 ‘경험의 함정(Experience Trap)’이라 정의한 바 있다. 앞서 언급한 정치, 경제나 기업에 주로 사용하는 ‘성공함정’과 유사한 개념이다.

이와 반대로 자만하지 않는 태도는 몰락을 막을 수 있다. 잭 웰치는 취임 초기 ‘글로벌 No 1 or 2’를 강조하며 대대적인 사업 구조조정을 단행한 바 있다. 그러던 중 크로톤빌 연수원에서 있었던 한 토론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닫게 되었다. “No 1, 2 전략만 추구하면 CEO의 눈을 만족시키기 위해 사업마다 시장의 범위를 인위로 작게 만들게 될 우려가 있지는 않습니까?”라는 미 육군사관학교의 팀 리처즈의 질문에 잭 웰치는 뒤통수를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은 기분이었다고 회고한다. 잭 웰치는 자신이 깨닫지 못했던 사실을 인정하고 즉각 시장의 범위를 재조정하도록 하였다. 뛰어난 지적을 받아들이는 것은 뛰어난 지적을 하는 것보다 어렵다. 자존심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존심보다 중요한 것을 수용한 잭 웰치가 왜 GE의 지속 발전을 이끈 위대한 리더인가를 말해주는 사례이다.

태도가 곧 실력이다

성과는 명확한 방향과 목표 설정이 전제될 때, 결국 태도와 실력이 만드는 함수값이다. 그런데 태도와 실력의 구분이 모호한 경우도 적지 않다. 해병대가 강조하는 강한 정신력은 태도이면서 동시에 실력이기도 하다. 고객을 직접 상대하는 직원이나 콜센타 직원들이 갖추어야 할 실력은 고객을 응대하는 태도가 핵심이다. 상위직급으로 올라갈수록 리더에게 부하직원을 대하는 태도는 전문성 못지 않게 중요한 실력이다.

태도가 곧 실력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만찬에 초대받은 중국 관리들이 핑거볼(Finger Bowl)에 담긴 손 닦는 물을 차인 줄 알고 마신 적이 있다. 이때 주변 사람들이 여왕의 표정을 살피는 가운데 여왕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자신의 핑거볼에 담긴 물을 마셨다고 한다. 중국 관리들이 당황하거나 민망해하지 않도록 행동한 것이다. 이런 여왕의 태도는 단지 상대방을 배려하는 매너에 그치지 않는다. 한 국가를 대표하는 리더의 뛰어난 외교 실력을 보여준 것이다.

태도도 관리 되어야 한다

짐 콜린스와 제리 포라스는 6년 동안 미국 내 20 여 기업을 연구한 결과에서 성공하는 기업일수록 사교(邪敎, Cult)같은 기업 문화가 있음을 밝혀낸 바 있다. 월마트의 직원들은 고객이 자신의 반지름 10피트 이내에 들어오면 언제나 웃는 얼굴로 상대의 눈을 들여다보며 인사한다. 어떤 상황에서도 고객 중심적 사고와 행동이 몸에 밴 노드스트롬 백화점 직원들은 평균 이하의 보수를 받지만 경쟁사로의 이직이 거의 없다. 직원들의 이런 태도는 암묵적이든 공개적이든 지속적으로 교육되고 관리되었기에 형성된 것들이다.

태도에 관심을 갖는 기업일수록 성과도 탁월하고 사회로부터 인정받는 성공기업이 된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우열은 평범한 직원을 데리고 비범한 것을 할 수 있느냐, 없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한다. 직원들의 태도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 가를 꿰뚫는 말이다. 구성원의 태도가 조직의 성과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면 당연히 잘 관리되어야 한다. 도요타가 세계 최고의 자동차회사가 될 수 있었던 원동력도 품질에 대한 완벽주의, 혁신에 대한 자세 등 직원들의 태도를 거의 세뇌시키는 수준으로 엄격히 관리하였기 때문이었다.

태도를 개인의 영역으로 치부하고 세대간 차이나 개성이므로 관리할 수 없다고 포기해선 곤란하다. 다만 태도의 관리가 간섭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 것이 태도를 잘 관리하는 것인가? 첫째, 어떤 태도가 바람직한지 명쾌하게 커뮤니케이션 되어야 한다. 둘째, 그런 태도가 조직 내에서 평가 받고 인정 받도록 업무 프로세스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어떤 태도가 바람직한지 알게 하라

창업 10여 년 만에 연간 매출 10억 달러를 초과하는 기업으로 성장, 최근 아마존에 인수된 온라인 신발판매 기업 재포스(Zappos)는 조직에 맞는 태도를 구체화한 좋은 사례이다. 설립자인 토니 쉐이는 창업 6~7년이 되어 가면서 공식적으로 조직문화에 맞는 바람직한 태도를 정의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토니 쉐이는 먼저 37가지 태도 목록을 짜고 나서 1년이 넘도록 모든 구성원들에게 여러 번 이메일을 보내 조언과 피드백을 받는 노력을 기울였다. 이렇게 모든 구성원들이 참여하는 과정을 거쳐 도출된 최종 10가지 핵심 가치는 지금도 활발하게 조직 전 영역에서 활용되고 있다.

1973년 사장을 포함 단 네 명의 직원이 시골의 허름한 창고에서 시작한 일본전산은 현재 140개 계열사 13만 명 이상의 직원으로 매출 8조 원이 넘는 기업으로 성장하였다. 이 회사 역시 자세히 들여다보면 유독 직원들의 태도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채용시험에서도 밥을 얼마나 빨리 먹는지를 본다거나 화장실 청소를 시켜볼 정도이다. 창업자인 나가모리 시게오 사장은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어설픈 정신상태의 일류보다 하겠다는 삼류가 낫다’,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 상태만 본다’ 등 태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또 회사 경영의 중요한 순간마다 핵심 태도 목록을 만들어 전 구성원에게 공유하였다.

태도를 평가하고 인정하라

조직 관리 전문가 켄 블랜차드는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라는 책을 통해 태도는 끊임 없이 이어지는 관심과 접촉, 격려를 통해 가장 좋아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샌디에고의 해양 동물원 최고의 명물인 범고래가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고난도의 묘기를 선보일 수 있었던 데에는 훈련 과정에서 좋은 태도에 상응하는 보상과 인정, 조련사의 애정 어린 접촉과 지속적인 칭찬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와 반대로 상사의 가장 나쁜 태도를 ‘뒤통수 치기’로 묘사한다. 뒤통수 치는 상사란 평소 부하를 지켜보다가 실수하게 되거나 결과가 나쁘게 나오면 그제서야 질책하고 한 수 가르치려 드는 관리자를 말한다. 이들은 부하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있지만 부하를 성장시키는 데 보다 스스로 우월함을 보일 수 있는 기회를 기다리는 데 그 목적이 더 많다. 과정보다는 결과, 즉 아웃풋에만 관심을 가지는 경우가 바로 뒤통수 치는 것이다.

재포스에서는 누군가가 감동할 만한 상황을 ‘Wow’라고 하며 고객에게 ‘Wow’를 선사하는 태도를 중시한다. 생산성이라는 결과만 따져서는 결코 고객에게 ‘Wow’를 주기 어렵다. 재포스는 콜센타 직원의 상담 시간을 재지 않는다. 추가 수익을 위해 다른 제품 판매용 스크립트를 주지도 않는다. 가장 긴 고객 상담전화는 6시간이 될 정도로 효율성은 떨어지지만 모든 상담원이 고객 니즈를 만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함으로써 고객과 깊은 감정적 유대감(내부적으로 PEC:Personal Emotional Connection으로 부름)을 형성하게 된다.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태도 중시가 기업의 가치와 성과를 높이는 데 기여하는 것이다.

조직과 일을 대하는 좋은 태도와 나쁜 태도가 분명히 구분되어 다루어져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 심리학에서 보는 태도의 요소인 정서와 행동은 전염성이 있다. 따라서 좋은 태도의 인정만큼이나 나쁜 태도에 대한 분명한 경고도 필요하다. 구성원들이 일과 조직에 대한 태도 인식을 명확히 해주기 때문이다.[LG경제연구원 강진구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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