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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아를 위한 노래 ‘나비’로 락이라는 음악 장르에 새로운 시선을 가지게 했던 스파이더 몽키가 이번 정규 앨범에서는 녹두 장군 전봉준을 다룬 노래를 담아 화제다. 역사책에서 누구든 기억할 법한 그 사람. 헝클어진 머리와 흉터 생긴 얼굴로 압송되어가는 모습이 사진에 찍혔던 바로 그 사람.

저항문화의 상징이 된 그 사람, 전봉준

스파이더 몽키 앨범 11번 Fantom Boy는 동학농민혁명을 이끌었던 당시 전봉준의 심경을 노래한 것이란다. 농민의 편에 서서 신분제 철폐와 과감한 개혁을 노래했던 그의 마음은 어떤 것이었을까. 또 그의 리더십에서 풍겨져 나오는 카리스마를 노래했다고 한다. 저항적이고 반항적인, 그래서 fantom boy는 한편으로는 반전을 노래한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성격 때문인지 몇몇 방송국 심의에서 통과하지 못했다. 금지된 것은 더 하고 싶은 묘한 심리 때문일까? 왠지 이 노래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 Fantom Boy는 예전 스몽 멤버들의 음악 색깔을 그대로 옮겨놓은 것이란다. 파격적이고 힘이 느껴지는 그리고 메시지를 놓치지 않는 힘이 있는 그런 음악이다.

스몽은 100여 년 전의 역사적 인물을 어떻게 노래했을까

신분제 타파라는 큰 개혁을 위해 감행되었던 저항운동인 동학농민혁명. 조선말 극심한 가난과 탐관오리들의 만행에 지쳐있던 농민들이 낫과 괭이를 들고 일어난 것이 시초가 되어 후에는 청일전쟁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순박하고 애국적인 농민들의 자기생존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었던 것이다. 1893년 12월 전라도 고부군에 부임된 조병갑이 농민들을 너무 괴롭히자 한문선생이었던 전봉준을 선두로 고부관아로 갔다. 이에 놀란 조병갑은 줄행랑을 쳤고 그들은 관아를 습격·점령하여 무기를 탈취한 다음 농민들은 수탈에 앞장섰던 아전들을 처단하고, 만석보를 파괴하고, 불법으로 징수한 세곡을 탈취하여 빈민에게 나누어 주었다. 이것이 동학농민혁명의 시초이다. 이 동학농민혁명이 신분제 탈피라는 동학이라는 종교와 융화되면서 그 개혁의 넓이가 더욱 커진 것이다.

스몽은 fantom boy를 만들면서 동학농민혁명기념재단 이이화 이사장(역사학자)과 동학농민혁명유족회 정남기 회장에게 많은 정보와 조언을 얻었다고 한다. fantom boy를 스몽의 앨범에 담았을 때 이이화 이사장은 “동학농민혁명은 동학이라는 종교 조직과 동학인의 지도하에 일어난 농민 항거라는 점에서 이전의 민란과 다릅니다. 종교가 융합되었지만 운동에 참여한 사람들은 일반 농민들이 많았지요. 그래서 한계도 많았습니다. 농민들이 스스로 개혁을 외치고 저항했다는 점에서는 역사적으로 굉장히 의미 있는 일이지요. 그 정신이 3.1운동으로 이어지기도 했으니까요. 스파이더몽키 노래로 전봉준 장군과 함께 동학농민혁명을 다시 한 번 반추해 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정남기 회장은 비서로서 전봉준 장군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분의 친손자로써 전봉준에 대한 감상에 큰 도움을 주었다. “체구가 작았던 전봉준 장군은 녹두라는 별명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작았지만 당찼고 정의로운 사나이였지요. 불의를 참지 못하고 그릇된 것을 그냥 넘어가지 않은 분이셨습니다. 농민들이 어려움에 처하고 억울하게 사는 것이 분하다 여겨 동학농민혁명이 시작되었습니다. 전봉준 장군은 개혁의 선두두자였으며 항상 농민의 편에 선 파랑새였습니다.” 라고 스몽의 fantom boy에 대한 감상을 대신했다.

정규 앨범 발매 이후 앨범발매기념 공연과 더불어 바쁘게 활동 중인 스몽의 귀추가 더욱 궁금해진다.

한편 9월 5일 전남대에서 열리는 Story of rock에서 스파이더몽키의 모습을 볼 수 있다니 더욱 기대된다. 락의 역사가 한 자리에서 공연하는 Story of rock! 그곳에서 만나보게 될 스몽의 모습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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