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사무처가 20일 500억원을 들여 직원 연수 및 직원 가족 휴양을 위한 의정연수원을 강원도 고성군에 건립하기로 사실상 확정했다.

박희태 국회의장은 이날 최문순 강원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런 뜻을 밝히고, 국회사무처에 의정연수원 설계 예산 8억원을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라고 지시했다고 국회 관계자가 전했다.

17대 국회 때 국회사무처가 고성군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도 세계 경제위기와 연수시설 필요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돼 보류됐던 사업을 18대 국회 말에 재추진키로 한 것이다.

국회의원과 국회사무처 공무원 등의 연수시설로 추진되는 의정연수원에는 사업비 500억원을 들여 강원도 고성군 토성면 도원리 일대 38만여㎡(12만여평) 부지에 연건평 7100평 규모의 연수시설이 들어선다.


강의실 등 교육시설 750평, 객실 125실(25평형 120실, 40평형 5실), 식당·수영장·체력단련실 등 부대시설 950평 등이다.

내년에 8억원을 들여 예비 타당성 조사와 기본 설계를 하고 2013년 실시 설계를 거쳐 2016년 6월 공사를 끝낼 계획이다.

국회사무처 관계자는 "해당 지역은 동해 조망이 가능하고, 동해안권 휴양 레저시설과 연계해 이용이 편리하다"며 "직원 가족들까지 연수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충전과 휴식의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사업 결정을 놓고 세계 경제위기로 재정 건전성 문제가 대두되고 서민 경제가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국회가 500억원이나 들여 직원 연수와 가족 휴양까지 겸하는 시설을 짓는 게 적절하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의정연수원 신축 계획은 17대 국회 말인 2008년 5월 김태랑 당시 국회 사무총장이 고성군과 연수원 건립과 관련한 MOU를 체결하면서 추진됐으나


그해 하반기 18대 국회 개원으로 취임한 당시 김형오 국회의장과 박계동 사무총장, 안상수 국회 운영위원장 등이 재정 부담과 타당성 부족 등을 이유로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보류됐다.

박 전 사무총장은 이날  "당시 금융 위기에다 2400억여원이 투입된 제2의원회관 신축 사업이 진행 중이어서 연수원을 건립할 형편이 안 됐고, 연수가 필요하면 얼마든지 연수 시설을 임대해 쓸 수 있어 과연 필요한 사업인지에 대한 문제 제기가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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