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7년차 박지성(30·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2005년 맨유 입단 이후 처음으로 '온라인 팬미팅'을 통해 팬들의 궁금증을 풀어줬다.

30일(한국시각) 맨유 트래퍼드 트레이닝 센터에서 오전 훈련을 마친 박지성은 전 세계 수많은 팬들이 맨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던진 질문에 실시간으로 답했다.



박지성은 꼭 한 번 같이 뛰어보고 싶은 스타로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51)를 꼽았다.

마라도나의 전성기를 TV가 아닌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박지성은 지난해 남아공월드컵에서 마라도나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1대4로 패한 기억이 있다.

함께 뛴 선수 중엔 누가 최고냐는 질문엔 '긱시(Giggsy·라이언 긱스의 애칭)'라고 답했다.

박지성은 "내가 맨유에 왔을 때 그는 32세였지만 대단한 능력을 보였다"며 "24~25세의 긱스와 함께 훈련해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위대한 선수와 열광적인 팬이 있는 최고의 팀에서 뛰는 것이 꿈만 같다"는 박지성은 맨유에서 터뜨린 최고의 골을 꼽아달라는 질문엔 지난해 3월 리버풀전에서 2대1 승리를 이끈 헤딩 결승골이라 답했다.


박지성은 가장 상대하고 싶은 팀으로는 아스널을 선택했다. '아스널 킬러'로 불리는 박지성은 아스널전 통산 5골을 기록하고 있다.

박지성은 어느덧 팀에서 '고참'이 된 기분을 묻자 "시간이 흐르며 경험이 쌓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이젠 매 경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스코틀랜드 억양이 심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영어 지시는 아직도 완벽히 알아듣지 못한다고 했다.

그는 이날 하마터면 야구 선수가 될 뻔했던 사실도 고백했다.

박지성은 "어릴 땐 야구가 하고 싶었는데 다니던 학교엔 축구부밖에 없어 축구를 시작했다. 당시 난 그저 운동을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축구 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컴퓨터 관련 일을 하는 평범한 회사원이 됐을 것"이라고 했다.

올 2월 태극마크를 반납한 박지성이 꼽는 국가대표 최고의 순간은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그는 "대표팀을 은퇴하고 나서 A매치 기간은 맨체스터에서 나를 충전하는 시간이 됐다"고 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 감독을 맡을 기회가 생긴다면 그 일을 하고 싶으냐"는 질문을 받은 박지성은 "코치나 감독은 절대로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스트레스가 너무 많은 자리라는 이유였다. 박지성은 대신 선수 생활을 그만둔 후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겠다고 했다.

그는 "운영 중인 축구교실에서 600여명의 아이가 축구를 배우고 있다. 앞으로도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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