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주인공, 유이 "연기하면서 밝아지고 편해져"

아이돌스타인 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23.본명 김유진)가 요즘 팬층을 부쩍 확대했다.

인기 가수로서는 이미 젊은층의 사랑을 한몸에 받고 있지만 대다수의 '어른'들은 그를 최근에야 신인배우로 인지하기 시작했다.

유이

그런데 그 신인배우가 꽤 똘망똘망하다. 연기를 곧잘 하고 예쁜데 예쁜 척을 하지 않아 더 예쁘다. 주연을 맡은 KBS 주말극 '오작교 형제들'의 시청률이 30%를 향해 달려가니 파급력이 기대이상이다. 또 그가 골프선수 역을 맡아 사전제작한 tvN의 '버디버디' 역시 시청률 1%를 넘기며 안착했다.



최근 '오작교 형제들'의 여의도 KBS 녹화장에서 만난 유이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지나가시다 '저 아가씨 주말극에 나오는 거 아냐?'라고 물어보시는 걸 보면 정말 신기하다. 그분들에게는 내가 신인배우"라며 활짝 웃었다.

지난달 25일 전국 27.8%, 수도권 29.2%의 시청률을 기록한 '오작교 형제들'에서 유이는 부잣집 딸에서 하루아침에 알거지가 된 미대생 백자은을 연기하고 있다.



폭넓은 연령층의 쟁쟁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KBS 주말극에서 당당하게 젊은층의 여주인공이자 극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이다.

드라마는 철부지 안하무인의 여대생에서 졸지에 홀로 시골 농장에 얹혀사는 신세가 된 자은이 농장의 대가족 속에서 인간적으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그린다.





유이는 "자은이만 성장하는 게 아니라 나도 이 드라마를 통해 성장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처음에는 KBS 주말극이라 부담이 됐어요.
많은 분이 보는 드라마에서 제가 이렇게 큰 역할을 맡아도 될까 싶었죠.
또 사람을 대하는 데도 자신이 없었어요.

애프터스쿨로 활동하면서 멤버들 외에는 별로 대화를 하지 않았어요.

혼자 있는 것을 즐겼고 사람들을 멀리했어요.
입 다물고 가만히 있으니 인상이 차갑다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오작교 형제들'을 하면서 사람을 사귀는 법,
대하는 법을 배웠고 사람을 대하는 게 어렵지 않고 교류하는 재미를 알게 돼 정말 기뻐요."

그는 "예전 같으면 회식 자리에 오라고 하면 어떻게든 빠졌을 텐데 요즘엔 스케줄이 있어도 끝내고 반드시 회식 자리에 간다. '오작교 형제들' 선배님들이 모여 계시는 곳은 절대로 빠지고 싶지 않다"며 웃었다.

  


"가수 출신이라 저에 대한 선입견이 있었을 텐데 다들 먼저 다가와 주시고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정말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선배님들이 어깨를 다독여주시면 울컥하고 눈물이 날 정도예요. 사람들 속에 있는 게 좋아요. 그러다보니 요즘 절보고 '편해졌다' '활발해졌다'는 말을 많이 하세요."

누리꾼들로 하여금 '꿀벅지'라는 말을 만들어내게 했고 그 애칭의 원조 주인공으로서 건강미를 과시해온 유이는 체육고에 다니며 수영을 하던 운동선수였다.

"수영을 할 때 스트레스를 푸는 유일한 방법이 TV 드라마를 보는 거였어요. TV를 끼고 살면서 이런저런 드라마를 다 챙겨봤어요. 그러면서 막연하게 나도 한번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죠."

하지만 기회는 가수로 먼저 왔다. 그는 2009년 4월 애프터스쿨의 멤버로 영입돼 연예계에 데뷔한다. 하지만 연기에 대한 꿈은 놓지 않았다.

'선덕여왕'과 '미남이시네요'에서 연기의 워밍업을 한 그는 사전제작 드라마인 '버디버디'를 거쳐 '오작교 형제들'의 주연까지 따냈다.



"'오작교 형제들' 대본 연습을 갔는데 마치 TV를 보는 듯했어요. 배우들이 분장도 하지 않고 그냥 대본을 읽는 자리였는데 진짜 드라마 속 한 장면처럼 연기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어요. 그때의 두근거림이 아직도 남아있어요.

내가 이제야 연기를 제대로 배울 기회가 생겼다는 감동이 밀려왔어요. 연기에 대한 애착이 새록새록 피어나고, 벌써 우리 드라마가 끝나지 않고 연장되길 바라고 있어요.(웃음)"

그는 현재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고 있다. 말이 병행이지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더구나 애프터스쿨이 최근 일본에 진출했기 때문에 오전에 여의도서 드라마 찍고 오후에 일본 도쿄에서 노래를 하는 일도 벌어진다.

유이는 "그래도 좋다. 연기를 하는 지금 정말 좋다"며 "앞으로도 무리를 해서라도 연기는 계속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극중 백자은이 농장에서 구박받으며 얹혀살아도 '여기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느끼는데 지금 제가 그래요. 이 촬영현장에 함께 하고 있다는 사실이 행복해요.

대사가 6장씩 넘어가도 그것을 외우는게 즐거워요. 내가 대사 외우는 것을 보고 엄마가 '공부를 그렇게 했으면 서울대 갔을 것'이라고 하셨어요. (웃음) 하고 싶은 일을 하니 힘든 줄 모르겠어요."




데뷔하자마자 스포트라이트를 받게되면 평정심을 유지하기가 어렵다. 고마움도 잘 모르게된다. 유이도 그랬다.

"사실 데뷔 초기 모든 일이 너무 한꺼번에 들어오고 너무 일이 잘돼서 뭐가 뭔지 잘 몰랐어요. 'TV만 틀면 네가 나오더라'는 말을 많이 들었지만 그저 멍한 상태였고 붕 떠다니는 것 같아 인기를 실감도 못했고 고마움도 몰랐어요.

그런데 지금은 광고 하나하나 찍을 때마다 무척 감사해요.(웃음) 연기와 노래를 병행하는 것도 예전 같으면 힘들다고 짜증이 났을 것 같은데 지금은 이런 경험을 누가 쉽게 해보겠나 싶고 참 재미있어요."
그는 "내가 욕심이 좀 많다"고 했다.

"김선아, 공효진 선배님을 정말 좋아하는데 그분들의 자연스러운 연기가 부러워요. 저도 언젠가는 그런 연기자가 되고 싶어요. MC도 제대로 해보고 싶고요. 이제 저의 절반을 보여드린 것 같아요. 앞으로 더 많은 경험, 더 많은 일을 해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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