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남양주~인천 총연장 224km 한강 자전거길 열려

10월 중순이면 서울 한강에서 자전거를 이용해 인천 앞바다까지 갈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지난 2009년 시작된 경인(京仁) 아라뱃길의 공사가 마무리돼 10월 중순 개통되기 때문이다. 류경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지난해 한강 자전거길 이용자가 1천만명을 돌파했다”면서 “경인 아라뱃길이 한강 자전거길과 연결되면 자전거길 이용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10월 중순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사진은 인천시 계양구 목상교 인근의 아라뱃길로, 주운수로와 함께 자전거도로, 경관도로인 ‘파크웨이’가 보이고 인천공항 고속도로가 아라뱃길과 나란히 뻗어 있다.
10월 중순 개통을 앞두고 있는 경인아라뱃길. 사진은 인천시 계양구 목상교 인근의 아라뱃길로, 주운수로와 함께 자전거도로, 경관도로인 ‘파크웨이’가 보이고 인천공항 고속도로가 아라뱃길과 나란히 뻗어 있다.
인천시 서구 시천동 경인아라뱃길 중앙전망대에서 바라본 아라뱃길은 자전거 전용도로와 녹지공간 등으로 짜인 명물이었다. 총 길이 18킬로미터의 아라뱃길은 인천 서구 오류동(서해)과 서울 강서구 개화동(한강) 사이에 폭 80미터, 수심 6.3미터의 수로를 만드는 대역사가 마무리되고 있다. 경인아라뱃길은 경인운하의 새 이름으로,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가 탄생하는 현장이었다.

아라뱃길은 컨테이너 2백44개를 적재할 수 있는 4천톤급 선박 두 척이 교차해 지나갈 수 있는 규모다. 개통과 함께 여의도~김포, 김포~인천, 아라뱃길~서해 섬 4곳(덕적도, 팔미도, 세어도, 이작도)을 연결하는 여객선도 운항한다. 총 9척의 여객선은 한강의 김포터미널과 서해의 인천터미널에서 승객을 나르게 된다.

서해까지 막힘 없이 뚫린 뱃길 주변으로는 ‘수향(水鄕) 8경(景)’과 ‘파크웨이(경관 도로)’, 그리고 옆으로 자전거길이 놓인다. 수향은 못이나 하천이 아름다운 지역에 조성된 도시나 마을을 의미한다.
아라뱃길 남쪽에 조성되는 아라 파크웨이는 15.6킬로미터의 드라이브 코스다. 도로 주변에 정자와 전망대를 설치해 서울의 명물이 된 ‘북악스카이웨이’처럼 파크웨이는 곳곳에 쉬어 갈 수 있는 조형갯벌, 안개협곡 등 총 7개의 쉼터가 마련된다.

장애물·신호 없는 ‘시원한 자전거길’

이곳과 함께 가장 기대를 모으고 있는 곳은 뱃길에서 가장 가까이에 놓인 자전거길이다. 아라뱃길을 따라 나란히 난 자전거길은 장애물이나 신호가 없어 한달음에 한강에서 서해로 달릴 수 있다. 이미 한강 남북에 조성된 자전거길 70킬로미터(강남 41킬로미터, 강북 29킬로미터)를 18킬로미터의 아라뱃길 자전거길과 합쳐 총 88킬로미터의 자전거길이 이어지는 셈이다.

서울시는 한강 자전거길과 경인아라뱃길 자전거길을 연결하는 공사가 마무리 단계라고 밝혔다. 행주대교 남단에서 경인아라뱃길 자전거길을 이용하면 김포여객터미널, 두리생태공원, 수향원, 아라폭포 등을 지나 서해까지 갈 수 있다.

 

아울러 아라뱃길은 맞은편과 80미터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자전거를 타며 반대편 경치도 훤히 볼 수 있다. 왕복 36킬로미터나 되는 자전거길에는 파크웨이보다 많은 22개의 쉼터와 조형물이 있어 달리는 재미가 쏠쏠하다.

쉼터 중 가장 경치가 빼어난 곳은 풍차를 재현한 곳이다. 인천 계양구 목상교 인근에 있는 풍차 쉼터는 뱃길을 지나는 유람선과 어우러져 네덜란드에 온 듯한 풍경을 자아낸다.

다리를 건너 남쪽 길에는 높이가 5미터에 달하는 3개의 돛대가 세워진 배 모양의 조형물이 있다. 중세시대 범선을 본떠 만든 이곳은 미끄럼틀과 장애물을 조합해 만든 놀이터다. 나무로 꾸며진 놀이터는 아이와 함께 아라뱃길을 찾은 가족에게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서해 방향으로 페달을 밟아 5분 정도 가면 과거 적의 침략을 알리는 통신수단인 봉수대가 나온다. 현재 서울 남산과 일부 지역에만 남은 봉수대를 아라뱃길에서 볼 수 있어 아이들 교육에도 유용하다. 5개의 봉수대 주변은 백명 넘게 쉬어도 넓은 공간에 벤치, 정자가 있다.

22개의 쉼터·전망대 구경도 운치 있어

방향을 바꿔 한강으로 가면 둥근 UFO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전망대가 나온다. 물위 45미터에 설치된 이곳은 유리 바닥 사이로 물길을 감상하는 ‘아라마루’다. 이곳은 투명 바닥 사이로 보이는 아찔한 광경을 감상할 수 있어 색다른 재미를 준다.

경인 아라뱃길의 왕복 36킬로미터 자전거 도로에 설치된 쉼터. 풍차의 모습을 하고있어 독특하다.
경인 아라뱃길의 왕복 36킬로미터 자전거 도로에 설치된 쉼터. 풍차의 모습을 하고있어 독특하다.

전망대 바로 옆에는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를 본떠 만든 높이 50미터, 폭 1백미터 규모의 ‘아라폭포’가 물살을 내뿜는다. 3단계로 떨어지는 폭포수는 인공바위와 어우러져 운치를 더한다. 아라폭포는 자전거 여행에서 흘린 땀도 식히고 여유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아라뱃길의 종착점인 김포터미널에 다다르면 수도권 최대 규모의 선착장이 나온다. 아라마리나는 수상 1백36척, 육상 60척 등 총 196척의 요트를 수용한다. 내년 4월부터는 누구나 저렴하게 요트를 배울 수 있는 요트 아카데미도 운영될 예정이다. 요트 2척이 강습용으로 운영될 계획이며 1척당 6명이 승선해 강습을 받는다.

한국수자원공사 왕보현 차장은 “아라뱃길 개통으로 뱃길 옆 왕복 36킬로미터 구간은 수도권 대표 자전거 코스로 발돋움할 것”이라며 “아라뱃길 자전거길이 연결되고 4대강 자전거길이 개통되면 강을 따라 자전거로 전국일주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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