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3년간 분양시장에서 참패를 거듭했던 중대형아파트가 최근 선전하고 있다. 올해 가을들어 분양에 성공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이런 현상이 일시적일지 아니면 추세적일지 주목된다. 전문가 사이에선 일부 경쟁력을 갖춘 아파트의 경우 분양에 성공하고 있지만 본격적인 회복세로 보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많다.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동문건설이 부산 서면에 분양한 ‘서면 동문 굿모닝힐’ 아파트가 순위 내 모든 주택형 분양을 끝냈다.



특히 미분양 우려가 컸던 85㎡ 이상 중대형도 모두 높은 청약 경쟁률로 분양에 성공했다. 이 아파트 118㎡ B형의 경우 168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100㎡형과 105㎡형, 115㎡형은 1순위에서 마감하는 성과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 11일 청약을 마감했던 삼성물산의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도 성공적으로 분양을 마쳤다. 이 아파트의 59㎡형, 84㎡형 등 중소형은 1순위에서 일찌감치 분양이 완료됐고 121㎡형도 3순위에서 청약자들이 몰리면서 2.31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이 마감됐다.

현대건설의 ‘창원 감계 힐스테이트’, 현대산업개발의 ‘울산 전하 아이파크 1·2단지’, 쌍용건설의 대구 ‘침산 쌍용예가 2차’ 등도 중대형아파트 분양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이에 따라 중대형 수요가 되살아나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대형 수요가 본격적으로 증가한 것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중대형아파트 분양이 성공한 대부분의 지역이 분양 시장이 호조를 보이는 지방이고 매매시장에서 중대형아파트 가격이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김규정 부동산114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중대형 공급이 최근 2~3년 사이 많이 줄었고 이에 대한 기대심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중대형에 대한 수요가 되살아난다고는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양에 성공한 아파트의 경우 낮은 분양가를 바탕으로 한 대형 건설사의 공급 물량이 많다는 점에 주목한다. 초기 분양가를 주변 시세보다 낮게 해 향후 가격 상승 여지를 남겨 둬 수요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한 마케팅이 성공했다는 말이다.

실제로 ‘울산 전하 아이파크’ 분양가는 3.3㎡당 850만원 선으로 인근 입주아파트보다 20만~30만원 정도 저렴했다. ‘부산 서면 동문 굿모닝힐’과 ‘래미안 전농 크레시티’의 경우 중형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가 중소형아파트보다 낮았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부동산연구실장은 “대형이 아닌 40평(132㎡)형 이하의 중형아파트는 가격이 저렴하고 입지만 받쳐준다면 수요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며 “하지만 싸기 때문에 가격 상승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으로 접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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