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박원순 야권 서울시장 후보 지원문제가 10·26 보궐선거의 막판 최대 쟁점으로 등장했다.

여야 간의 1라운드 설전은 22일 박 후보의 발언을 둘러싸고 벌어졌다. 박 후보는 한강 잠실지구 유세 도중 기자들과 만나 "안철수 원장과 나는 일심동체"라며 "내가 선거에 떨어지면 안철수 원장도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신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안 원장이 돕지 않아 자신이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할 경우 안 원장도 정치적으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한나라당은 박 후보의 발언이 알려지자 "박원순이 떨어지면 박원순만 타격"이라며 총공세를 폈다.

나경원 후보의 안형환 대변인은 23일 "자신의 상품을 팔 생각은 않고 남의 상품을 끝까지 '협찬'만 받으려는 박 후보를 서울시민들이 어떻게 평가할지는 명약관화하다"며 "차라리 안 원장보고 나가라고 하지 왜 자신이 하겠다고 욕심을 부렸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나 후보측 김우석 온라인 대변인은 "박 후보가 시민단체에서 하던 기존의 협박성 협찬 요구 행태를 되풀이한 것"이라며 "지지율을 40%포인트나 끌어올린 것은 안 교수의 협찬 덕분이었는데, 이를 다 까먹자 또다시 협찬을 구걸하고 있다"고 했다.

박 후보 선대위는 이에 대해 '박 후보의 말'이라면서 기자들에게 휴대폰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박 후보는 "안 원장이 '반(反)한나라당'이라는 이야기를 했고, 박원순 같은 사람이 서울시장에 가장 적절하다고 말했다"면서 "그래서 아마도 마음의 부담을 갖고 계실 것이라는 상식적 차원의 얘기였다"고 해명했다.

23일 저녁 안 원장이 박 후보를 지원하기로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여야는 다시 공방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기현 대변인은 "안 원장이 끝까지 지원 여부를 이리저리 재다가 판세가 불리해지자 뒤늦게 나선다고 하는데 야권이 기대하는 만큼의 효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나 후보측 안형환 대변인은 "박원순 후보가 안 원장에게 매달린 결과로 이미 타이밍도 지났고, '안철수 변수'가 충분히 여론에 반영된 상태라 큰 변수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시민들은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는 후보를 선택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박지원 의원은 "안 원장이 박 후보를 돕는 것은 함께 출발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일"이라며

"한나라당이 쓸 카드를 모두 소진한 상태여서 박 후보가 막판 판세를 굳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전병헌 의원은 "선거는 이미 박 후보 승리로 기울었지만 승패를 떠나 안 원장의 동참은 박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한 반(反)한나라당 세력이 빠짐없이 하나가 됐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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