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북한 조문단의 청와대 예방 등 남북관계과 새로운 국면을 맞는 가운데, 우리 국민 10명중 8명 가량은 남북 정상회담에 찬성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남북 정상회담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남북정상회담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4.3%에 그쳤고, 전체 응답자의 86.4%가 남북정상회담 필요 의견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상회담 전제조건에 있어서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위해 남북정상이 무조건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43.6%, 비핵화를 전제로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42.8%로 의견차가 팽팽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을 불문하고 남북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이 높게 나타난 가운데, 전북 응답자가 94.3%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서울(90.7%), 대전/충청(88.6%), 부산/울산/경남(88.5%) 순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만남의 조건에 대해서는 다소 입장차를 보여, 전남/광주(50.9%〉31.2%)와 대구/경북(44.6%〉34.6%), 서울(49.4%〉41.3%) 응답자는 무조건 회담 개최 의견이 우세한데 반해, 부산/울산/경남(36.5%〈52.0%)과 대전/충청(37.7%〈50.9%)에서는 비핵화를 전제로 한 만남 의견이 더 높게 나타났다.

또한 한나라당 지지층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만남(27.7%‘58.2%)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은데 반해, 민주당(55.9%’30.1%) 지지층은 무조건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해 지지정당간 의견차를 보였다. 그밖에 정치 성향에 따른 의견차도 나타나 중도(49.1%〉40.5%) 및 진보(50.1%〉42.1%) 성향의 응답자는 무조건 만나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데 반해, 보수 성향의 응답자층은 비핵화 전제 만남(53.3%) 의견이 무조건 만남(33.4%) 의견보다 19.9%p 높게 나타났다.

한편 남북 정상회담 필요 의견은 남성(92%)이 여성(80.8%)보다 11.2%p 높게 나타났고, 만남의 조건에 있어서도 남성은 무조건 만나야 한다(42.7%‘49.3%)는 의견이 우세한 반면, 여성 응답자는 비핵화 전제 만남(42.9%’37.9%) 의견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8월 25일,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로 조사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 3.1%p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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