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27일 오전 열한 시, 안양시청 브리핑룸에서 안양․군포․의왕․과천시 행정구역 통합추진 준비위원회(이하 준비위, 위원장 변원신)가 성명서를 발표하며, 4개시 통합논의를 수면 위로 부각시켰다.
통합추진, 위로부터의 변화
준비위는 성명서를 통해서 “최근 전국 곳곳에서 지방자치단체간의 통합논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며 경기도내의 예로 성남시와 하남시, 남양주시와 구리시, 안산시와 시흥시를 들었다.
준비위 변원신 위원장은 이번 통합논의의 특징을 “지난날의 통합논의와 확실히 구분되는 점은 위로부터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8월 15일, 이명박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행정체제 개편의 당위성을 강조하는 한편, 개편을 단행한 자치단체에 대해 지원을 선언했던 사실을 일컫는다. 준비위 측에서는 이번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을 “통합추진에 대해 정부 차원에서 법적․제도적 뒷받침을 약속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여러 가지 이점 지녀
준비위는 현행 행정구역의 문제점을 “고비용․저효율의 행정체제”라고 정의하며, 이로 인해 행정체제 개편이 “시민사회를 너머 국가차원에서 논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4개시가 통합될 경우 “정치적 이해관계에 의해 인위적으로” 나뉘었던 그간의 행정구역이 다시 개편되면서 도시경쟁력 강화는 물론, 역사적 동질성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준비위는 4개시가 통합될 경우 행정서비스 관련시설의 건축비나 관리비가 절감될 것이며, 공업단지와 주거지역이 균등한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또 버스터미널 등의 대중교통시설도 보다 효과적으로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상기한 분석과 전망이 학술적인 논의나 협의를 거친 사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으며, 어디까지나 준비위의 사견임을 강조했다.
▲ 변원신 위원장
준비위의 역할, 어디까지?
현재 준비위는 변원신 위원장을 포함, 총 마흔두 명의 인사들로 구성되어있다(아래 조직표 참조). 변원신 위원장은 성명서 발표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준비위는 어디까지나 추진위원회가 본격적으로 발족하기 이전까지, 그 준비만을 감당할 것”이라며 준비위의 활동에 선을 그었다. 이는 준비위가 준비한 이번 성명서 발표가 4개시 통합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출발점’이라는 의미였다. 따라서 아직 어떠한 결과를 예측하기에는 이른 감이 있다. 준비위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를 이필운 안양시장과 김국진 안양시의회 의장에게 전달할 방침이며, 하루속히 통합추진위원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힘을 모을 예정이다.
그러나 이날 발표한 통합추진 제안 성명서가 타시의 시민단체나 자치단체의 의견까지 반영한 것은 아니었다. 준비위의 한 관계자는 이러한 타시와의 협의가 “향후 추진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타시의 시민단체나 자치단체의 입장이 준비위와 일치할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의견교환 없이 성명서 발표가 앞선다면, 오히려 자치단체간의 반목을 야기할 수도 있다.
준비위가 예로 든 안산시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안산시는 시흥시와 하등의 논의도 거치지 않은 채 독단적인 통합 언급을 언론에 흘려, 현재 ‘불편한 관계’에 놓여있다. 안양시 역시 풀어야할 과제가 많다. 이미 군포시는 노재영 시장을 위시하여 통합을 공식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과천시 역시 안양시로 행정구역이 통합되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이 다수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의 출발점
변원신 위원장은 “주변 자치단체들이 통합으로 경쟁력을 강화시켜 나갈 때, 안양시가 이에 뒤쳐져서는 안될 것”이라며 “준비위의 활동으로 인해 통합에 대한 적극적인 논의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준비위 측의 의도대로, 이번 성명서 발표가 거시적, 범시민적 차원에서의 통합논의의 시발점이 되기를 기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