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 "한·미 FTA 시작했던
盧전대통령 세력과 야권 통합 추진하면서 反FTA를 공통분모 삼나"
안희정 충남지사 - "정권 바뀌었다고 FTA 다른 입장 안돼" "통상정책, 신의의 문제다"
송영길 인천시장 - "ISD는 양날의 칼… 우리가 중국 투자할때 적용"
문재인 이사장 - "참여정부 때도 ISD가 쟁점" 지난달엔 "FTA 적극 해야"



민주당 소속인 송영길 인천시장은 17일 "한·미 FTA는 민주당 정권에서 추진된 것"이라며 "민주당이 FTA를 안 하려고 핑계를 찾거나 다른 조건을 거는 방식은 안 된다. (미진한 것은) 보완해서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날 광주광역시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은 책임 있게 정치를 해야 한다"면서 한·미 FTA의 협의 처리를 촉구했다.

송 시장은 민주당이 ISD(투자자국가소송제도)조항 폐지를 요구하는 것에 대해 "집권여당 시절 FTA를 추진했던 민주당이 '그때는 (독소조항인 줄) 몰랐다'고 하는 것은 무책임한 정치의 극치"라고 했다.


송 시장의 발언은 '선(先) ISD 폐지, 후(後) 비준'이라는 민주당 당론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송 시장은 열린우리당 시절 당내 한·미FTA특위위원장을 지냈으며 야권 내 대표적인 'FTA 찬성론자'다.




송 시장은 "비준안을 강행 처리하면 여당의 정치적 무능력을 드러내는 것이고, 야당이 책임 있게 협의해내지 못하면 야당의 무책임을 드러내는 것"이라며

"무능력과 무책임이 만나 18대 국회에 조종(弔鐘)을 울리는 몸싸움이 벌어진다면 대한민국 의회민주주의의 수준을 세계에 드러내는 부끄러운 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송 시장은 이날 본지와의 인터뷰에서도 "지금 민주당이 (한·미 FTA를 시작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 세력과 통합을 추진하면서 반(反)FTA를 공통분모로 삼는 것은 자기모순이자 비약"이라고 했다.

그는 "한·미 FTA는 노 전 대통령이 시작했고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지해왔던 사안으로 대한민국의 불가피한 생존전략"이라며 "야권 통합을 한·미 FTA와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ISD조항에 대해 송 시장은 "이미 노 전 대통령 때 정리된 사안"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보완해서 (비준 뒤 미국과) 협상을 하겠다고 한다면 거기서 타협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ISD는 한국의 대미(對美) 투자, 미국의 대한(對韓) 투자 모두에 적용되는 양날의 칼로 일방적이지 않다"며 "우리가 중국에 투자할 때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 시장은 이어 "지금 민주당의 문제는 '한·미 FTA는 안 된다'는 세력과 '한·미 FTA는 필요하지만 보완하자'는 세력이 섞여 있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여야가 합의해 표결해야 하며 정말 동의하기 어려우면 표결에 참석해 반대 의사 표시를 하면 된다"며 한·미 FTA 협의 처리를 거듭 강조했다.

역시 민주당 소속인
안희정 충남지사도 16일 트위터에서 한·미 FTA 반대에 동참해줄 것을 촉구하는 글들에 대해 "자기(노무현 정권)가 추진했던 정책을 정권이 바뀌었다고 다른 입장을 취하면 안 된다"면서 "신의의 문제"라고 했다.

안 지사는 "(한·미 FTA는) 개방·통상정책에 관한 논쟁이다.
이 논쟁은 선과 악의 논쟁이 아니다.
이명박 대통령 때문에 그렇게 발전해버렸지만 이 정권은 곧 끝난다"고도 했다.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달  인터뷰에서 "단순하게 '예스(Yes)냐 노(No)냐' 하는 식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지만
'미국과 FTA는 안 된다' 'FTA 자체를 반대한다'는 근본주의적 반대는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우리나라는 통상국가이기 때문에 개방이 불가피하고,
국익을 위해 필요하다면 FTA는 적극적으로 해야 되는 것"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문 이사장은 지난 7일엔 기자들에게 ISD문제와 관련,
"참여정부 때에도 검토가 됐지만
그때도 쟁점이었다"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검토했는데
그때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은 아니었다"고 했다.

그는 "한·미 FTA는 참여정부 사람으로서 난처한 문제인데,
결론만 놓고 보자면 현재와 같은 비준에 대해선 반대"라고 말해
한 달 전과는 다른 뉘앙스의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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