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되면 얼굴에 하얀 각질이 늘어나면서 푸석푸석해지는 것처럼 제2의 피부인 두피도 가을을 타기 마련이다. 마른 비듬이 늘어나고 낙엽 떨어지듯 머리카락이 빠지지도 한다.

이런 두피의 변화는 계절적인 요인이 가장 크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에 장시간 노출되어 두피와 모발이 약해진데다 여름 휴가로 다녀온 바닷물이나 수영장 등의 자극 요인들이 두피에 잔존하여 탈모를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은 “유독 가을에 탈모 환자가 많은 이유는 여름 내내 자외선과 피지로 자극 받은 두피를 제대로 관리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꼭 탈모가 아니더라도 다른 계절보다 많이 빠지는 시기이므로 탈모가 의심될 경우에는 병원을 찾아가 정확한 진단을 받고 적합한 치료를 조기에 받는 것이 심각한 탈모를 막는 지름길 이다”라고 강조했다.

가을은 ‘털 갈이’의 계절

9월에서 11월에 이르는 석 달은 머리카락이 가장 많이 빠지는 절기다. ‘가을철 탈모’의 원인은 여름철 강한 햇빛과 두피 분비물들로 시달린 모발이 시간이 흐르면서 다량으로 빠지고, 탈모에 영향을 주는 남성호르몬의 분비가 가을철에 일시적으로 많아지기 때문. 여성도 체내 남성호르몬 수치가 증가하여 탈모가 일어나기도 한다.

여름에 극심한 손상을 받은 머리카락은 바로 빠지지만 이보다 손상을 덜 받은 머리카락은 그 후 3~4개월에 걸쳐 빠지게 되므로 실제 탈모는 가을에 많이 일어나는 것. ‘가을철 탈모’는 심각한 질환이 아니라 계절과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신체의 자연스런 현상이다. 보통 3개월 정도 지나면 빠진 만큼 새로 돋아나며 대개의 경우 특별한 치료를 받지 않아도 되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탈모 증상이 일시적 현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화되는 경우 ‘탈모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으므로 방치하지 말고 조기 치료를 하는 것이 좋다. 일반인들도 가을철에는 하루에 50~100개가 넘게 머리카락이 빠지므로 가을에 머리카락이 많이 빠진다고 해서 꼭 병적인 탈모는 아니다. 다만 다른 계절에도 머리카락이 하루 100개 이상 빠지거나, 8~10개 정도 한꺼번에 모아서 손가락으로 잡아당겼을 때 4~6개 이상 빠지면 병적인 탈모증일 가능성이 높다.

식습관과 두피 건강 관리로 탈모 예방

한번 빠지면 새로 나기 힘든 것이 머리카락. 예방만이 최선이다. 그러므로 가을철은 두피 건강에 더욱 관심을 가져야 한다. 탈모를 예방하는 올바른 모발 관리의 첫걸음은 머리를 깨끗하게 감아 청결한 두피를 유지하는 것이다. 탈모환자는 머리카락이 빠지는 것을 두려워할 수 있지만 두피에 쌓인 노폐물, 비듬, 지방, 박테리아 등을 없애려면 머리를 자주 감아야 한다. 일반인은 이틀에 한 번, 두피가 지성이면 매일 머리를 감고 린스 후에는 곧바로 깨끗이 헹구어 낸다. 이때 지성두피에는 높은 세정력과 적은 컨디셔너 성분을 함유한 샴푸를, 건성 두피와 손상된 모발에는 낮은 세정력과 높은 컨디셔너 성분을 함유한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머리를 말릴 때에는 두드리듯 자연 건조바람으로 말리는 것이 가장 좋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선풍기 바람으로 말려도 좋다.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게 되면 모발에 필요한 수분까지 증발시켜 모발의 손상이 크다. 만약 저녁에 머리를 감을 경우에는 자연 건조 후 잠자리에 드는 것이 좋다.

빗질은 힘이 들어가지 않게 부드럽게 하고 두피에서 모발 끝 방향으로 빗는다. 플라스틱 빗은 건조한 모발에 정전기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금속제나 나무 브러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 잦은 파마와 염색, 스프레이, 젤 등은 모발에 자극을 주고 모근까지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으므로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

튼튼한 모근을 위해서는 식습관도 중요하다. 동물성 기름과 당분이 많은 음식은 남성호르몬의 혈중 농도를 높이는 만큼 최소한으로 섭취를 하는 것이 좋다. 라면이나 햄버거 같은 패스트푸드나 커피, 담배, 콜라 등도 탈모를 촉진하는 음식이다. 대신에 요오드와 미네랄이 많이 함유된 해조류 및 녹차, 신선한 채소 등은 남성호르몬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어 좋다. 예를 들어 콩, 검은깨, 찹쌀, 두부, 우유, 해산물(미역 다시다 등), 과일, 야채류, 녹차, 물 등이 탈모 예방에 도움을 주는 음식들이다.

탈모 단계에 따라 치료법 달라져

탈모는 방치하면 진행속도가 빨라지므로 조기 발견과 치료가 치료 성패가 나뉜다. 초기 탈모에는 먹는 약인 프로페시아와 바르는 약인 미녹시딜, 트리코민 등을 이용해 치료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미 탈모가 많이 진행됐다면 ‘자가모발이식술’을 고려해볼 만하다. 자가모발이식술은 머리털 중 탈모를 진행시키는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지 않는 뒤 머리카락을 이용해 빠져있는 부분을 메우는 것이다. 환자의 뒷머리에서 머리카락을 포함한 피부를 모판을 떼듯이 타원형으로 떼어내 봉합을 하고, 떼어낸 머리카락의 모근을 한 올씩 분리해서 모를 심듯이 대머리 부분에 심는 것. 이 때 옮겨 심은 모발은 잘 빠지지 않는 뒷머리 특성을 가지고 있어 평생 지속적으로 유지된다.

머리카락이 다시 나기 시작한 5개월 정도가 지나면 머리카락은 영구적으로 자라게 된다. 한번 정착한 머리카락은 뒤 머리카락의 수명과 같이 계속 자라므로 같은 부위가 다시 대머리가 될 염려는 없다. 뒷머리 부위의 모발이 유난히 굵은 환자들의 경우 보통 가는 솜털이 많은 앞머리 선이 굵은 뒤 머리카락으로 부자연스럽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하는데, 이식 후 이마 선을 따라 레이저를 이용하면 보다 자연스러운 앞머리 라인을 만들 수 있다. [도움말 : 초이스피부과 최광호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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