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성공 비결은 "교육의 힘"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오전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회식에 반기문 사무총장 등과 함께 참석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3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회식에서 환영연설하고 있다.(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명박 대통령은 선진국과 개도국간 개발격차의 심화는 인류의 공동번영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국제사회의 공생발전을 위해 모든 개발협력 파트너들이 뜻을 함께 하고 공동과제를 꾸준히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은 오늘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총회 개회식 환영사를 통해 개도국은 이제 세계경제의 지속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며 그런 뜻에서 재정위기에도 불구하고, 기존 개발원조 약속은 변함없이 이행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대한민국 정부는 이미 대내외에 천명한 바와 같이 향후 4년간 대외개발원조 규모를 올해 대비 2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착실히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국제 개발협력의 향후 나아갈 방향과 관련해 협력 대상국의 자생력 확충과 포용적인 국제 개발협력 파트너십 구축 방안 등을 제안했습니다.

 ▶다음은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 기조연설문 전문 이다.

존경하는 각국 정부 대표와 주요 국제기구 대표님,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 제4차 세계개발원조총회 참석을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대한민국 부산을 방문해 주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이번 총회에는
원조를 주는 나라와 받는 나라의 정부 대표뿐만 아니라
국제기구, 지역협력기구, 시민사회, 민간기업 등
개발협력에 참여하고 있는 모든 분야의 대표들이 함께 했습니다.

이 자리를 빌려
‘다함께 잘 사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계시는
여러분의 노고에 깊은 경의를 표합니다.

이곳 부산은 60여 년 전 6.25전쟁 당시
자유를 지키는 최후의 보루였으며,
종전 후에는 세계 각국의 원조물자가 들어오던 항구였습니다.
이제는 세계 5대 항구로 탈바꿈한 이곳에서
개발원조에 관한 새로운 국제협력의 틀을 논의하는
세계개발원조총회가 열리게 됨으로서 매우 뜻 깊게 생각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날 우리는 세계화의 큰 물결 속에 살고 있습니다.
그물처럼 얽힌 지구촌에서
한 나라의 일은 곧 이웃 나라의 일이 되고 있습니다.

이제 각국이 직면하는 많은 어려움을
어느 한 나라 힘만으로는 해결할 수가 없고,
지구촌에 사는 우리 모두가 합심해서 노력해야
극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최근만 해도 지난 2008년,
대공황 이래 최대 경제위기를 맞았지만
주요 선진국과 개도국들이 적극적인 정책 공조를 통해
세계 경제의 가파른 추락을 막아낼 수 있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개도국이 이제는 단순히 도움을 주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세계 경제의 지속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
함께 손잡고 나아가야 할 중요한 파트너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 뜻에서 최근의 재정위기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최소한 기존의 개발원조(ODA) 약속만큼은
변함없이 이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 또한 그 약속을 지켜 나갈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지난 1997년 혹독한 경제위기를
극복한 경험을 갖고 있습니다.

당시 수많은 기업들이 도산했고,
2백만 명이 넘는 직장인들이 일자리를 잃었으며,
정부도 긴축 재정으로 고통 분담에 동참했습니다.

하지만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ODA 규모는 꾸준히 확대해 왔습니다.

지금도 고용 불안, 청년층 실업문제 등
국내적으로 여러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대한민국 정부는
이미 대내외에 천명한 바와 같이
향후 4년간 ODA 규모를
금년 대비 2배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착실히 이행해 나갈 것입니다.

전 세계 정상들이 빈곤퇴치를 위해 약속한
UN 새천년개발목표(MDGs) 달성년도가
불과 4년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이번 부산총회가 UN MDGs 달성과
‘다함께 잘 사는 세계’를 만들기 위한 지구촌의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합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대한민국의 개발경험과
국제 원조를 국가 발전에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대해
간략히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나의 어린 시절 대한민국은 세계 최빈국 중 하나였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은 100달러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거리에는 실업자가 넘치는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단 한 세대 만에
전쟁의 폐허와 절대 빈곤을 극복하고 번영을 일궈냈습니다.

2010년에는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함으로써,
전후 독립한 국가로는 처음으로
‘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원조를 주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 개발의 역사는
운명과도 같은 빈곤의 굴레를 끊고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해 땀 흘려온
수많은 한국인들의 생생한 체험의 역사이기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나에게
대한민국의 성공 비결을 묻곤 합니다.
그 때마다 나는 주저 없이 ‘교육의 힘’이라고 말합니다.

대한민국의 부모들은 끼니를 거르는 가난 속에서도
자녀 교육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했습니다.
그렇게 자란 인재들이
대한민국 발전의 주역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인류의 오랜 지혜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교육이야말로
개인과 국가, 인류 발전의 원동력이라고 확실히 믿습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기까지
국제사회의 따뜻한 도움도 큰 힘이 되었습니다.

국제사회는 식량 지원은 물론
전쟁으로 잿더미가 된 폐허 위에
학교와 병원을 세워 줬습니다.

대한민국 정부는
여건에 맞는 개발계획을 수립하고 국가인프라를 구축해,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는 데 원조를 집중 활용하였습니다.
이것이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국제 원조가 효과를 발휘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국민이 함께
개발에 대한 주인의식과 비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또한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서는
경제 성장뿐만 아니라
민주화가 동반되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대한민국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라는 사실에
커다란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나와 우리 국민은
이제 대한민국은 “세계와 함께 가야할 때” 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우리의 성공과 실패 경험을 개도국들과 함께 나누면서 함께 협력하고 성장하는 진정한 개발파트너가 되고자 하는 것입니다.

내외 귀빈 여러분,
오늘날 우리는 세계 도처에서
‘새로운 빈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세계화와 정보화는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기여했지만,
국내는 물론 국가 간 격차와 양극화를 심화시켰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한민국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한 대답으로
나는 올해 ‘공생발전’을 새로운 국정비전으로 제시했습니다.

공생발전은 사회 모든 부분이 서로 도움을 주고받음으로써
‘윈-윈 사회’의 미래를 열자는 것입니다.

좁게 보면 제로섬처럼 보이는 관계도
넓게 보면 상생관계인 경우가 많습니다.

선진국과 개도국 간 개발격차가 심화될 경우,
인류의 공동번영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국제사회도 공생발전을 위해
모든 개발협력 파트너들이 뜻을 함께 하고,
공동 과제를 꾸준히 실천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03년 로마선언,
2005년 파리선언,
2008년 아크라 행동계획을 거치면서,
국제사회는 개발원조의 효과를 높이고
보다 책임 있는 국제 개발원조 규범을 만들기 위해
적극 노력해 왔고,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부산총회는 그간의 경험과 교훈을 거울삼아,
2015년 MDGs 달성을 위한
국제사회의 공조 노력을 더욱 가속화하고,
효과적인 개발협력을 위한 새로운 협력 구도를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이를 위해 나는
국제 개발협력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합니다.

먼저, 협력대상국의 자생력 확충이 매우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한 나라의 발전을 이끌어 가는 주체가
협력대상국 자신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국제사회는
협력대상국들이 스스로의 환경과 여건에 맞는
개발목표와 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그 역량을 배양시켜 주어야 할 것입니다.

다음으로, 보다 포용적인 국제 개발협력 파트너십을
구축할 것을 제안합니다.

선진공여국과 개발도상국 중심의 개발협력을 넘어서
신흥국과 시민사회, 그리고 민간분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손을 잡고 나아가야 합니다.

다양한 개발협력 주체들이
새로운 아이디어와 재원을 발굴하고,
서로 경험을 공유하며 힘을 모은다면,
개발협력의 효과는 크게 높아질 것입니다.

또한, 이번 회의에서는
보다 성과지향적인 합의가 도출되기를 기대합니다.

개발협력의 궁극적인 목표는
협력대상국이 자생력을 키워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과 여건을 만들어 주는 것입니다.

이는 일시적인 도움, 단기적인 프로그램으로는
이루어지기 어렵습니다.

지속적인 개발성과에 초점을 맞추어서
보다 장기적인 시각에서
개발협력 프로그램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나는 부산총회에서
모든 개발협력주체들이
보다 책임감 있는 자세로 개발협력을 추진할 수 있도록
새로운 원칙과 목표에 합의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모든 개발협력의 중심은 개발도상국의 국민입니다.

이들이 가난과 질병, 분쟁의 아픔을 딛고
보다 인간다운 삶을 누리게 하는 것은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추구해야 할 개발협력의 목표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개발협력 활동이 투명하고, 정의롭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의회와 시민사회의 감시기능이 더욱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부산총회가
다양한 글로벌 개발 포럼 간
효과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국가들이 참여하는 유엔 MDGs 프로세스와
개발에 대한 정책 노하우와 기술을 갖고 있는 OECD,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성장 장애요인 해소를 통한
포용적 성장을 지향하는 G20 개발의제가
각자의 장점과 비교우위를 살려서 함께 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다양한 개발 포럼 간에
상호 보완성과 시너지 효과를 높여 간다면
국제사회 공통의 개발목표를 훨씬 쉽고, 빠르게
달성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이 자리에 함께하신 내외 귀빈 여러분,

지난 7월 나는 에티오피아를 방문한 계기에
도시와 농촌의 빈곤 지역을 찾았습니다.

개발협력의 현장에서 직접 봉사활동을 하면서
주민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를 갖고 싶어서였습니다.

그곳에서 나는 주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디스아바바 대학 학생들과의 대화를 통해
아프리카 미래를 개척하려는
젊은이들의 뜨거운 열망과 무한한 잠재력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그들의 꿈과 비전은 그들만의 것이 아니라
글로벌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함께 실천해야 할
꿈과 비전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나는 부산총회가
변화와 희망의 불빛을 밝히는 등대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곳 부산은 우리 모두가 열망하고 있는 개발의 꿈이
실현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바로 그 현장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우리 다함께 손잡고 제2, 제3의 부산을 만들어 나갑시다.
함께 꿈을 이루어 갑시다.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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