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10명 "9일까지 재창당 계획 밝혀라"…일부 의원 탈당 가능성도

한나라당이 또 다시 지도부 총사퇴·재창당 격론에 휘말리는 모양새다. 최구식 의원 수행비서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 디도스(DDos) 공격 파문이 일면서 내년 총선을 앞둔 의원들 사이에서 적지 않은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지도부 총사퇴론은 10.26 재보궐 선거 이후 한 차례 불거진 바 있으나 '대안이 없다'는 당내 여론과 홍준표 대표의 '재신임 승부수'로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 했다. 그러나 이번 디도스 파문으로 "이대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다시금 높아지고 있다. 

 

   
▲ ⓒ안민 기자

한나라당 원희룡 최고위원과 권택기·김용태·나성린·신지호·안형환·안효대·전여옥·조전혁·차명진 등 초·재선 의원 10여명은 6일 성명을 내고 당 지도부에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9일까지 재창당의 구체적 계획을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대한민국과 한나라당의 미래를 걱정하며'라는 제하의 성명을 내고 "지금 한나라당은 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여 있다. 우리는 당 지도부가 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본다"며 "모임에서는 당 해산 및 모든 기득권을 포기한 재창당까지 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당 지도부는 재창당의 구체적 계획을 12월 9일 정기국회가 끝나는 즉시 제출해 줄 것을 요구한다"며 "의미있고 즉각 실행 가능한 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뜻을 같이하는 의원들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두언 의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당 지도부를 강하게 성토했다. 그는 "여기가 바닥인가 하면 또 추락이고, 정말 바닥이다 싶으면 또 추락이고…. '추락하는 새는 날개가 없다'. 지금의 한나라당에 이 보다 더 적절한 표현이 있을까"라며 "이 와중에 지도부와 지도자는 꿈쩍도 않고, 나 같은 자도 이제 더 이상 떠들 기력도 없고"라고 적었다. 

정두언 의원은 전날에도 비공개 의원총회 후 "위기에 빠졌을 때 능력을 발휘해야 하는 게 지도자인데 그렇게 하는게 하나도 없다"며 "우리 당은 수명을 다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최고위원들이 지도부 사퇴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일부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까지 제기돼 사태가 일파만파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논란 속에 홍준표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정치는 파도와 같은 것. 큰 파도를 넘으면 끝인가 싶었는데 돌아보면 더 큰 파도가 온다. 정치도 세상사도 그런 이치다. 문제는 그 파도를 어떻게 타고 넘느냐에 달려있다"고 적었다. 평소 몇 차례 언급했던 '파도론'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이에 대해 김정권 사무총장은 "쓰나미가 지나가면 더좋은 어류천국의 바다가 되기도 한다"고 댓글을 달았고, 허용범 대표 공보특보도"아무리 넓고 깊은 대양도 거친 해류와 거센 파도가없으면 썩는다"고 적었다.

뉴스웨이 제공/윤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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