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 통합 국면에서 갈등과 충돌을 반복한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7일 결국 갈라섰다.

두 사람은 이날 낮 여의도 한 식당에서 오찬회동을 가졌으나 통합정당 지도부 선출 방법을 둘러싼 감정의 골만 깊어졌다.

손 대표는 “통합전대 경선룰에 합의하고 오는 11일 전대를 잘 치르자”고 했으나 유력한 차기 당권주자인 박 전 원내대표는 “마음을 비우고 나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회동 후 “(경선룰이) 손 대표 측과 ‘혁신과통합’이 밀실에서 합의한 내용대로 가고 있다”며 “오찬에서 이런 것을 지적하면서 결별하기로 했다”고 했다.

민주당이 이날 시민통합당과 합의한 ‘대의원 30%, 당원ㆍ시민 70%’ 방식의 경선룰에 대해 두 사람간에 전혀 사전 합의가 없었던 데 대한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박 전 원내대표는 입장자료를 내고 “오는 11일 통합을 위한 전대를 성공적으로 치르고 수임기구를 통해 민주당을 살리고 민주당원을 지켜주는 통합을 해줄 것을 부탁한다”며 “마음을 비우고 전대의 결정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손 대표 측은 박 전 원내대표의 호남지역 영향력을 감안할 때 그의 협조 없는 전대가 과연 성사될지 걱정하는 모습이다.

통합 안건을 처리하려면 전체 대의원 1만2000명 중 절반인 6000명이 출석해야 하지만 지도부 선출같은 흥행요인이 없는 전대여서 성원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손 대표 측 인사는 “전대가 무산되면 통합은 없는 걸로 봐야 한다”며 “손 대표의 차기 행보에 중대 고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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