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내년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주요 시중은행들은 양도성예금증서 금리에 큰 영향을 받는 현행 가계대출의 금리 체계를 바꾸는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들어 양도성예금증서 금리가 급등하면서 가계대출 금리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새로운 금리체계가 적용되면 가계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또 현재 최고 13%에 이르는 신용대출 금리를 인하하는 방안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들이 2012년부터 가계대출 금리를 앞다퉈 내릴 것으로 보인다.

가계는 급증한 이자 부담에 허리가 휘는데 은행들은 `순익 잔치'를 벌인다는 비판을 의식한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특히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고금리 대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들은 가계대출의 전반적인 금리 체계를 바꾸기 위한 작업에 최근 착수했다.

가계대출 금리는 `기준금리+가산금리'의 형태다. 기준금리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코픽스 등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가산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개별 대출자에게 붙는 금리다.

은행들은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모두 개편한다는 계획이다. 두 금리 모두 낮아지면 대출자의 이자 부담은 상당히 줄어들 수 있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잔액의 56%를 좌우하는 CD 금리를 새 기준금리를 개발하기로 했다. 올해 들어 시장금리 가운데 유독 CD 금리만 급등해 가계대출 금리를 끌어올린 폐해 때문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CD 금리의 폐해 때문에 새 지표를 개발하는 만큼 대출금리가 낮아지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산금리는 각 은행별로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지나친 가산금리로 인해 올해 들어 급증한 서민 고금리 대출을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 은행들과 감독당국의 의지다.

올해 10월 신규 가계대출 가운데 연 10% 이상 고금리 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3%에 달한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2008년(3.2%)보다 높은 수치다.

현재 은행권 신용대출의 최고 금리는 연 13%가량에 달한다. 그래도 제2금융권보다는 낮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고 수입이 적은 서민들은 은행에 기댈 수밖에 없다.

만약 대출 최고금리를 2∼3%포인트라도 낮출 수 있다면 연 10% 이상 고금리 대출은 크게 줄어든다. CD금리보다 낮은 새 기준금리를 적용하고 가산금리마저 낮춘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최근 조준희 기업은행장이 상생 차원에서 대출 최고금리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공언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가산금리 등 대출금리 체계 전반을 살펴보고 있다. 대체적인 방향은 대출금리를 낮추는 쪽으로 갈 것이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대출 최고금리를 인하하는 방향으로 대출금리 체계를 개편할 것이다. 은행 수익이야 다소 줄어들겠지만 상생을 생각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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