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안 표결 유효성 논란에 최종 승부 법정서 가려질 듯



민주당 손학규 대표와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11일 전당대회에서 정면으로 맞부딪쳤다.

손 대표는 앞장서서 "통합으로 가자"고 했고, 박 전 원내대표는 막판까지 "통합반대"를 외쳤다. 작년 10월 당대표와 원내대표로 정치적 동지 관계를 유지해 왔던 두 사람이 야권통합 문제로 갈라선 이후, 이제는 상대방을 죽이려는 듯한 살벌한 전투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손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에서 첫 연사로 단상에 섰고, 그의 목소리는 어느 때보다 높았다.


 그는 "민주당이 민주진보 진영의 맏형으로서 힘을 모아 굳게 단결해 야권 통합의 대업을 이뤄 정권교체의 길로 갈 것"이라고 했다.

손 대표는 민주당이 해체된다는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을 의식한 듯 "민주당은 결코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더 커지는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 당명은 그대로 유지된다.
(통합당의) 약칭을 민주당으로 중앙선관위에 공식 등록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야권 통합 과정에서 다소간 진통이 발생해 국민 당원에 심려를 끼친 데 당 대표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했다.

얼마 후 박 전 원내대표가 통합 찬반연설의 토론자로 나섰다.
당초 다른 인사가 할 예정이었지만 박 전 원내대표가 하루 전 직접 나서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이번 문제가 절박했고, 자신의 정치적 운명을 걸었다는 얘기가 나왔다.

박 전 원내대표는 "
민주당이 없었으면 지난 4·27 재보선에서 최문순 강원지사와 손학규 대표, 서울시장 선거에서 박원순 후보가 어떻게 당선됐겠느냐"며 "민주당 없이는 어떤 경우에도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밀실야합이 아니라 당원이 전부 합의하는 통합을 이루고 싶다.
민주당과 당원을 지키고 싶다"고 했다.
그는 감정이 격해진 듯 목소리가 자주 갈라졌다.
발언시간 초과로 마이크가 꺼졌지만 성난 표정으로 "마이크를 넣으라"고 요구했다.
다른 통합반대 토론자에게 야유를 보내던 대의원들도 그의 발언엔 박수를 보냈다.

박 전 대표가 연설을 마치고 연단 아래로 내려오자 손 대표가 다가가 손을 내밀었다.

박 전 대표의 손은 악수를 했으나 얼굴은 딱딱히 굳어 있었다.
두 사람은 이날 전당대회 표결 결과를 둘러싸고도 '합당 가결'과 '무효'로 갈라섰다.
싸움은 결국 법정까지 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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