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러시아 대사 밝혀


동북아위원회(공동위원장 박주선 민주당최고위원, 라종일 한양대학교 석좌교수)는 최근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 등 한국과 러시아의 경제협력 확대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12월 12일(월)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1층 간담회의실에서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 러시아대사를 모시고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평화와 한ㆍ러 협력 확대방안”이란 주제로 초청강연회를 개최했다.

이날 기조강연에서 콘스탄틴 브누코프 주한러시아대사는 “한ㆍ러 수교 이후 21년간 23차례의 정상회담을 개최했으며, 2008년 이후만 해도 6차례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2008년 9월 양국관계를 ‘전략적 협력 동반자관계’로 격상했으며, 비교적 짧은 기간 내에 양국은 정부간 협정 50개 이상을 체결해 동등한 법적 체계를 마련했다.”면서, “올해 양국간 교역량이 기록적인 금액인 200억 달러를 달성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지만, 양국간 교역 구조를 개선시켜 교역규모를 몇 배로 더 늘려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브누코프 대사는 “금년 3월에 북한이 6자회담에 조건없이 복귀하고 핵 개발 중단 문제, IAEA 핵사찰에 응하도록 공개적으로 발언하게 한 나라가 러시아”라면서, “이같은 북한의 입장변화는 러시아가 한반도문제가 정치ㆍ외교적 방법만으로 해결 가능한 것이란 입장에서부터 출발해서 변함 없이 지지해온 중요한 성과로서, 2차례의 북미 접촉을 위한 유일한 조건을 마련한 바 있다”고 했다.

또한 브누코프 대사는 남북러 가스관연결사업과 관련해 “지난 11월 상트페테르부르크 회담 당시 남북 가스관 개발 협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한 것은 한반도에 있어서 새로운 프로세스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90년대 러시아 가스관 건설, 송전선 건설 등 러시아와 남한을 잇는 프로젝트를 제시하는 등 3국간 협력은 그때부터 시작돼 왔기 때문에 남북러 가스관연결사업 논의가 무(無에)서 유(有가) 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그는 최근 가스관 부설 프로젝트가 많은 관심을 끌게 된 몇 가지 이유로서, “첫째 러ㆍ한 간에 한국으로 가스공급량을 늘리는 데 대한 합의가 이미 이뤄졌다. 현재 러시아에서 액화 가스가 들어오지만, 가스관을 통해서 공급하는 것이 소비자 가격을 20-30% 줄일 수 있어 더 이익이 있는 방법이다. 둘째 금년 9월 러시아에서 사할린-하바로브스크-블라디보스토크 구간으로 가는 새로운 가스관을 가동하여, 현재는 러시아 가스가 북한국경에 접근해있는 지역으로 이미 들어오고 있다. 셋째 남북 정상이 모두 이 프로젝트를 지지하고 있다”는 세 가지 이유를 들었다.

브누코프 대사는 “러시아는 이 프로젝트에 관해 3국이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남북과 별도의 협의를 하고 있다. 러시아의 가스프롬은 남한의 가스공사와 심도있는 논의를 한바 있다”면서, “상업적 협의가 성공적으로 마치고 나서 계약서를 맺게 되면 러시아가 2017년부터 가스 공급을 담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이 프로젝트가 상업적인 성격을 띠어야 하는 게 러시아의 기본 입장이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할 만한 것이 아니다”면서, “러시아는 북한 영토를 통과하는 가스관과 관련해 북한측과 직접 소통해서 해결할 예정이다. 가스관 연결사업은 3국 모두에 경제적 이익을 가져올 뿐만 아니라 한반도 정세 완화, 남북 대화 안정화는 물론, 북한의 개방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강연을 마친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이 2007년 10.4 선언에서 이미 합의한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지지부진한 것 같다’는 질의에 대해 브누코프 대사는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은 현재 ‘느린 속도’가 아니라 ‘정상적 속도’로 가고 있다. 러시아는 남ㆍ북 양측과의 회담에서 구체적 사업기간이 명시된 가스관 연결사업의 로드맵 문서에 서명했다. 현재는 계약체결을 지향한 대화를 진행 중이다. 계약서를 체결하는 회담이 성공하면 2017년부터 가스관을 가동해 가스공급을 시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브누코프 대사는 “러시아의 국영가스회사 가즈프롬은 세계적으로 제일 큰 회사 중 하나다. 현재 추진 중인 남북러 가스관 연결사업은 1천km 부설 프로젝트로서 그 중 750km가 한반도에 설치된다. 이정도의 사업은 가스포름에게는 큰 규모가 아니며, 빠른 기간 내 모든 합의가 이뤄진다면 가스관 부설은 충분히 실현가능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금년 가을 가스프롬이 러시아-유럽간 가스관을 부설했다. 유럽 가스관 부설은 한반도 가스관 부설보다 아주 복잡하고 민감한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성공했다”면서, “한반도 가스관 부설사업은 유럽 가스관사업보다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브누코프 대사는 “가스관 연결사업이 완료되면 소비자 가격이 2-30% 싸게 될 예정으로, 한국의 주부들이 낮아진 가스 요금을 보면 아주 기뻐할 것 같다. 러시아는 이 프로젝트를 빨리 추진할 용의가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아는 직원이 있으면 좀 더 빨리 해달라고 말씀해달라”면서 한국말로 ‘빨리빨리’라고 얘기해 청중들의 큰 호응을 받았다.

또한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이 제기한 ‘남북러 가스관 사업은 정치적 난관이 있어 유럽-러시아 가스관보다 쉽지 않을 것 같다, 러시아가 북한 정부를 설득하여 협조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보는지’를 묻는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브누코프 대사는 “러시아는 북한을 거쳐 부분통과하는 것에 대해 북한과 직접소통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리스크 담보 등도 러시아가 직접 해결하겠다. 그런 담보가 없다면 러시아 정부가 이같은 프로젝트 추진에 자금을 대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 박주선 의원이 제기한 ‘러시아가 6자회담 복귀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6자회담이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브누코프 대사는 ”6자회담 재개는 러시아 대사로서는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6자회담 결렬은 갑작스러운 일이 아니며, 6자회담 당사국간의 신뢰부족으로 결렬되었다고 본다“면서, ”러시아의 입장은 아주 단순하고 쉽다. 한반도가 통일하지 못해서 유감스럽게도 러시아와 한국은 같은 국경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러시아는 한국의 ’이웃나라‘다.

한반도 정세는 러시아 극동 정세의 안정, 극동지역 개발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문제다. 한반도에는 핵무기를 포함한 대량살상무기가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은 러시아의 기본 입장이다. 러시아는 남북대화 정상화를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해왔다. 남북대화 정상화를 지지하고, 삼각 경제협력 프로젝트를 포함 많은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