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11월 10일 청와대에서 열린 제103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전력수급 안정 및 범국민 에너지 절약대책’ 등을 논의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올해 우리는 전국적인 정전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지난 9월 15일 늦더위 폭염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으로 전기가 끊기면서 운행중인 엘리베이트가 멈춰서고 은행과 식당 등 영업시설이 중단됐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37%에 이르는 656만 가구가 정전 피해를 입었다. 정전 당일 예비전력은 24만kW(0.35%)까지 떨어져, 블랙아웃 직전 상황까지 갔다.
정부는 정전대란 합동점검반을 구성해 대책 마련에 나섰으며, 에너지 절약 취약점을 재검토하고 보완했다. 이로인해 우리나라의 전력공급 능력이 전력수요에 비해 충분치 못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고, 에너지 빈곤국이라는 사실도 상기했다. 더 나아가 전기절약이 필요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정부는 이런 사정을 감안해 에너지 절약과 관련한 대국민 홍보를 강화하고 나섰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대한민국 정책포털 공감코리아의 에너지 절약 특집 페이지(http://energysave.korea.kr)를 통해 ‘에절남(에너지를 절약하는 남녀되기) 캠페인’을 펼쳤다.
개그콘서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리해주는 남자)에 출연 중인 개그맨 최효종이 에절남(에너지를 절약하는 남녀되기) 캠페인 동영상에서 에너지절약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
KBS 2TV 개그콘서트의 인기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애정남’(애매한 것을 정리해주는 남자) 최효종이 에너지절약의 해법을 제시해 국민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 낸 것. 재미를 살리면서도 국민들이 이해하기 쉽게 에너지 절약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여세를 몰아 정부는 전방위 홍보를 펼쳤다. 에너지 절약 실천방법이 담긴 매뉴얼을 제작해, 반상회, 아파트 관리사무소, 주민자치센터, 가정통신문 등을 통해 교육·배포하고, 아파트·오피스텔 등의 엘리베이터에 포스터를 부착했다.
지경부는 동계 전력난을 막기 위해 최대 10%의 전기사용을 규제하는 고강도 제재 방안을 마련했다. 우선 산업부문 피크의 52%를 점유하는 1000kW 이상 7000여개 업체에 대해 피크 시간중(오전10시∼낮12시, 오후5시∼7시) 전년 대비 10%의 전기사용 감축을 의무화했다. 일반건물에 대한 절전 방안도 마련, 전력 피크의 31%를 점유하는 1000kW 이상 6700여개 초대형 건물에 대해서는 피크시간 동안 전년 동기대비 10%를 감축키로 했다.
이와 함께 올겨울 전력난 예방과 가격기능에 의한 전력소비 감축 유도를 위해 두차례에 걸쳐 전기요금을 9.4% 인상했다. 하지만 서민 부담과 물가 영향을 고려, 주택· 전통시장·농사용 요금은 동결했다. 전력소비 증가율이 높으면서 대형공장, 고층빌딩 등에서 사용하는 요금만 인상한 것이다.
올해는 전력수급 안정화를 위한 정부와 업계, 국민들이 노력이 어느때 보다 빛난 한해였다. 정부는 내년에도 국민들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정책을 수립해 나갈 것이다.
신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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