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은 체코의 스코다 파워(Skoda Power) 인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발전소의 터빈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됨. 이로써 GE, 알스톰 등 세계적인 발전설비 업체들과 어깨를 견줄 수 있게 됐다.

두산중공업은 14일(현지시각), 체코 프라하에서 두산중공업과 스코다 홀딩(Skoda Holding)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체코의 스코다 그룹의 발전설비 전문 업체인 스코다 파워의 지분 100%를 4억5000만 유로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두산중공업은 2~3개월 안에 인수 작업을 완료할 예정임. 인수자금은 두산중공업 및 해외자회사의 자체 자금과 국내외 은행으로부터 차입금을 적정 비율로 조달할 계획임. 두산중공업에서 자체 조달할 자금은 현재 두산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 규모보다 훨씬 적은 규모이며, 차입금 규모는 스코다파워 등 해외 자회사들이 창출하게 될 이익과 배당금 만으로도 상환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므로 인수에 따른 재무적 부담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코다 그룹은 1859년 설립돼 1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체코의 대표적인 기업이며, 핵심 계열사인 스코다 파워는 터빈 원천기술을 보유한 세계 유수 업체 가운데 하나임. 1904년부터 터빈 생산을 시작해 전세계 62개국에 450여기의 터빈을 공급한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 인수가 마무리되면 두산중공업은 보일러(Boiler), 터빈(Turbine), 발전기(Generator) 등 발전소 3대 핵심 설비의 원천기술을 모두 확보하게 되어 향후 발전 설비 분야에서 미국의 GE, 독일의 지멘스(Siemens), 프랑스 알스톰(Alstom) 등 글로벌 선진 업체와 경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또한, 설계/엔지니어링, 주기기 제작 외에도 발전소 성능개선(Retrofit) 같은 고수익 서비스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등 발전사업의 밸류 체인(Value Chain) 전 영역에서 선진 업체와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게 된다.

터빈은 ‘발전설비의 꽃’이라 불릴 정도로 고도의 기술 수준을 요구하는 하이테크 산업이어서 터빈 원천기술 보유 여부가 발전사업에 커다란 영향을 미침. 두산중공업은 이번 터빈 원천기술 확보로 기술경쟁력 강화는 물론이고 발전 사업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사업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중공업이 국내외에서 수행하는 발전 EPC(Engineering, Procurement & Construction) 프로젝트에 기존에는 외국업체로부터 구매하고 있는 터빈을 이제는 자체적으로 공급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보일러-터빈-발전기(이른바 ‘BTG’)의 풀 라인업(Full Line-up)을 구축, 선진 업체들만이 접근 가능했던 ‘BTG’ 패키지 시장에 진출함으로써 수익성 제고가 기대됨. 향후 두산중공업이 해외에서 BTG 프로젝트를 수주할 시 국산 주기기 확대 공급을 통해 과거 대비 30~40%의 외화가득률 향상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스코다 파워는 두산중공업과 기술력뿐만 아니라 사업분야와 시장지배력 측면에서도 상호 보완적인 관계에 있어 인수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인수로 전 세계 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50Hz 스팀터빈 시장 진출이 가능해졌으며, 원천기술이 없으면 진입하기 어려웠던 유럽, 미국 등 대규모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돼 사실상 중국을 제외한 전세계 발전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박지원 두산중공업 사장은 “스코다 파워 인수에 따른 전략적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연간 매출 5조3000억 원의 시너지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스코다 파워와 두산밥콕을 주축으로 향후 유럽, 미국 등 선진 시장을 적극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힘.

두산중공업은 향후 유럽 및 미주 시장의 발전 사업을 총괄할 ‘두산파워시스템(Doosan Power Systems)’을 신설하고, 산하에 스코다 파워와 두산밥콕을 편입시킴으로써 본격적인 유럽 및 미주 시장 진출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스코다 파워는 체코 수도인 프라하에서 남서쪽으로 90km 떨어진 플젠(Plzen)에 본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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