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속도내야" vs 김영선 "시기상조"

   
▲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16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추미애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의 인사청문회 거부와 개헌문제와 관련해 이야기를 하고 있다.
16일, 한나라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 `개헌' 논의의 시기를 두고 당 지도부와 중진의원 간 이견이 표출됐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이날 회의에서 "'87년 헌법체제'는 시대적 소명을 종료할 때가 됐다. 개헌은 시대적 요구이며, 온 국민의 70~80%가 개헌에 찬성하고 있다"며 "이제 개헌 문제를 국회에서 본격적으로 논의할 시점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안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빠른시일 내 소집해 이 부분을 논의한 다음 당내 개헌특위를 구성하고 외부 자문위원도 선정해 개헌에 대한 당위성 여부, 개헌 내용 등에 대해 논의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원내대표는 "민주당은 10월 재보선을 앞두고 국면전환될까봐 개헌 논의를 뒤로 미루고 있지만, 10월 재보선이 끝나면 국회에도 개헌특위가 구성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개헌특위가 구성되면 본격적인 권력구조 중심의 개헌문제를 다뤄 내년 상반기에는 반드시 개헌이 완성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영선 의원은 "의원총회에서 개헌 문제를 얘기하기엔 시기상조"라며 안 원내대표의 '개헌 속도내기'에 '브레이크'를 걸고 나섰다.

김 의원은 "현재 헌법은 김영삼, 김대중 정권 당시 어렵사리 만든 통합적 헌법"이라며 "지금은 이를 뛰어넘을만한 새로운 대한에 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고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이 가졌던 시대적 과제를 뛰어넘어 헌법에 담을만한 시대적 과제가 명확히 모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또 "한나라당이나 민주당의 국가적·사회적 사명감이나 과업이 정리돼 있지 않다보니, 지금 나와있는 개헌의 방향이 전혀 다르다"며 "각계각층 정치전문가들이 (개헌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하는 틀을 만드는 것까지는 좋지만 당장 서두르는 것은 분열 요소가 다분하며, 심지어 정치인들이 정치적 아젠다를 가지고 정치인들만의 게임을 만들어낸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광근 사무총장은 "국회 내 개헌연구회에 전 국회의원이 2/5 가량이 참여하고 있는 등 개헌의 필요성과 공론화 문제는 불이 지펴졌다"며 "개헌 문제를 공론화 할 시점이 아니라는 부분에 대해선 공감하지 못한다"고 김 의원의 주장을 재반박했다.

논란이 이어지자 정몽준 대표가 "안 원내대표와 김 의원 두분의 말이 다 맞다"며 "민주주의에서 과정이 중요하다고 하듯 개헌논의 자체가 중요하고 여야 합의 과정, 국민적 동의 등에 대해서는 앞으로 할 일이 많이 있다"고 진화에 나섰다.

정 대표는 "국회에서 항상 몸싸움·격돌이 있는데, 이는 여야간 대화의 양이 기본적으로 부족하기 때문 아닌가 하는 느낌"이라며 "우리가 국회에서 쫓기지 않고 사심없이 개헌 논의를 할 수 있다면 여야관계가 재정립되고 국회의 논의 수준도 향상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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