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가총액 상위 50개 단지 2.7%↓…당분간 침체 이어질 듯

작년 시가총액이 높은 대단지 아파트일수록 매매가격이 더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KB 선도아파트 50' 지수는 전년동기보다 2.7% 하락했다.

선도아파트 50 지수란 매년 12월 기준으로 시가총액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를 선정해 시가총액 변동률을 월별로 조사한 결과다.

상위 50개 아파트 단지 시가총액은 작년 2월에는 전월보다 0.6% 올랐다가 3월부터 내림세로 돌아서 12월까지 10개월 연속 떨어졌다.

이들 선도 아파트의 시가총액 내림폭은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아파트의 매매가격 하락률인 0.4%보다 2.3%포인트나 높다. 누구나 살고 싶어하는 비싼 대단지 아파트값이 다른 아파트보다 오히려 더 크게 내려갔다는 말이다.

하지만 시가총액 상위권 아파트의 최근 약세는 불경기에도 그나마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매매 침체기에 접어들면 소규모 비인기 아파트는 거래조차 안돼 얼마나 가치가 떨어졌는지 파악하기 어렵다.

부동산리서치전문업체 리얼투데이 김광석 실장은 "시가총액이 높은 아파트는 단지가 크고 거래가 활발해 오르거나 떨어질 때 가격 변동폭이 크다"며 "이런 아파트 가격에는 실제 거래 상황이 그대로 반영돼 수요자들이 체감하는 시장 분위기에 상당히 가까운 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부동산 시장의 선행지표 성격을 가진 선도아파트 50 지수가 10개월 연속 하락했다는 점에서 당분간 주택경기 회복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김 실장은 "삼성전자가 전체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처럼 시가총액이 높은 단지가 움직이면 주변 아파트도 동조하는 경향이 있다"며 "최근 선도아파트 지수가 부진해 단기간에 주택시장이 살아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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