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대선주자들은 새 지도부 선출결과에서 실리를 챙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손학규 정세균 정동영 상임고문 등 이른바 `빅3'는 직간접적으로 지원한 후보들이 대부분 6명의 지도부에 입성하는 소득을 올렸다.

손학규 후보는 이인영 김부겸 후보에게, 정세균 후보는 한명숙 후보에게, 정동영 후보는 문성근 박지원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으로 전해졌다.

빅3는 새 지도부가 원칙적으로 총선과 대선에서 당 후보들을 지원할 중립적인 지휘소 역할을 맡지만, 친소 관계에 따라 대권 가도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방관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후보자들과 정치적 인연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점도 작용했다.

애초 빅3는 당 대표를 지내거나 대선 후보로 활동하면서 당내 조직력을 다진 만큼, 이들의 움직임은 대의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관측됐다. 경선 초반 이들의 대리전이라는 평가가 나온 것은 이 같은 연유에서다.

그러나 본선의 시민선거인단이 64만3천여명에 달하면서 이들의 영향력은 다소 관심권에서 멀어졌다.

그럼에도 경선 막판에 선두 다툼과 6위 경쟁이 치열해져 투표 결과에 30%가 반영되는 대의원들의 표심이 중요해지자, 빅3의 선택은 다시 주목을 받았다.

대선주자들은 선거 과정에서 각 조직에 자신의 의사를 간접적으로 전달했다는 이야기가 당내와 각 후보 캠프에서 새어 나온다.

이번 경선에서 빅3는 서로 다른 후보들을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학규 상임고문은 직접적으로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았지만, 김부겸 이인영 후보를 지원했다는 게 당내 정설이다.

김부겸 후보는 손 상임고문의 오랜 측근이고, 이인영 후보는 이전 지도부에서 손 상임고문과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손 상임고문은 박영선 후보도 지원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정세균 상임고문은 경선이 시작되기 전부터 한명숙 후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정 상임고문은 당 1년여 전에 당 대표를 지내 당내 상당수 지분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2순위 표는 특정 후보를 지원하지 않고 지역별로 다른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암묵적으로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문성근 박지원 후보가 당선됨으로써 당 지도부와의 끈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정동영 상임고문은 예비경선에서 지원한 이종걸 후보가 탈락해 체면을 구겼지만, 지난 대선에서 후보로 나서는 등 전국 단위의 선거를 수차례 치렀다는 점에서 아직 조직력을 무시할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아와 그의 움직임은 관심을 끌었다.

문재인 상임고문은 경선과 다소 거리를 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그러나 문 상임고문이 포함된 부산을 중심으로 한 친노 그룹은 시민통합당 출신인 문성근 후보에게 우선 표를 던졌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문성근 후보가 친노그룹의 핵심으로 문재인 상임고문과 함께 부산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한명숙 후보 역시 친노 출신이라는 점에서 한 후보에게도 표심이 상당수 몰렸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문재인 후보와 가까운 시민통합당 측의 이학영 후보는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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