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FSF 동원상한액 1800억 유로 줄어들 수도

국제적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가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유로존 9개국의 신용 등급을 무더기로 강등하면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에도 비상이 걸렸다.

익명의 유로권 고위 관계자는 1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조치가 EFSF의 AAA 등급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우선 아직 AAA 등급을 유지하고 있는 독일, 네덜란드, 핀란드, 룩셈부르크 등 4개국이 EFSF 보증을 늘리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해당국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며, 각국의 여론도 결코 호의적이지 않아 실행이 어려울 것으로 로이터는 내다봤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FSF에 대한 독일 출연분을 늘릴 수 없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AFP통신은 익명의 유로권 관리를 인용해 “EFSF 확대 논의가 여전히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대 출자국인 독일이 출연금 확대에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두 번째 방안은 EFSF의 지원능력을 감소시키는 것으로,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등급 강등 때문에 실질적인 동원 상한액 4400억 유로를 2600억 유로로 줄이는 것이다.

이 경우 EFSF에서 이미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에 437억 유로를 지원한 것을 고려하면 그리스 2차 구제금융을 포함해 앞으로 지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자금은 2163억 유로에 불과하다.

이와 관련해 EFSF가 비상금(cash buffer)을 늘리는 방안도 제기됐다.유로권 관계자는 “EFSF가 프랑스와 오스트리아의 등급 강등 충격을 메우기 위해 더 투자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이 때문에 EFSF가 채권 발행 때 필요액 이상을 확보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반면 S&P의 이번 조치가 EFSF의 AAA 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또다른 유로권 관계자는 “무디스와 피치가 아직 EFSF의 최고 등급을 유지하고 있다”면서 “따라서 투자자들이 크게 동요하지 않을 것이고 단기적으로 EFSF의 차입에 직접적인 영향은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로이터는 이와 관련, EFSF가 몇 주 안에 6개월 만기 채권 15억 유로 어치를 발행할 예정이나 단기 차입이기 때문에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인 에발트 노워트니 오스트리아 중앙은행장은 15일 오스트리아 TV 생중계 토론에서 S&P의 무더기 등급 강등에 언급하면서 “이는 S&P가 ECB보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유동성 확대 정책을 선호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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