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 노조도 지주사의 사외이사를 추천하기로 해 사외이사 문제가 금융권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 노조는 신한카드, 신한금융투자 등 계열사 노조와 힘을 모아 신한금융지주 주주총회에 사외이사 1명을 추천할 방침이다.

김국환 신한은행 노조위원장은 "신한 사태가 일어났던 것도 결국 경영을 투명하게 감시하고 견제할 주체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사외이사 추천은 투명경영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노동계나 진보진영 인사를 고집하지 않는다. 사측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명망있고 신뢰받는 인사를 추천하겠다"고 덧붙였다.

사외이사 추천은 신한금융지주 주식 지분율이 3.56%에 달하는 우리사주조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신한금융 우리사주조합은 국민연금(7.34%), BNP파리바(6.35%)에 이어 3대 주주를 차지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우리사주조합 중 지분율이 가장 높다.

신한 노조는 우리사주조합원 총회를 열어 조합 운영권을 확보하고 조합원들의 보유 지분을 위임받아 사외이사를 추천한다는 전략이다.

올해 주총은 시한이 촉박해 사외이사 추천은 내년부터 이뤄질 전망이지만, 신한 노조의 이 같은 움직임은 은행권 전반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국민은행 노조는 KB금융 지분 0.91%를 보유한 우리사주조합의 의결권을 위임받아 지난 10일 사측에 사외이사 추천을 위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다.

더구나 올해부터 사내이사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참여를 금지하는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이 시행될 예정이다.

경영진의 사외이사 추천이 금지되면 노조가 추천한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입성할 여지도 더 커지게 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사외이사는 지금껏 `거수기' 역할을 하는데 불과했다" "하지만 각 금융지주 노조나 국민연금의 움직임 등으로 볼 때 앞으로는 그 역할과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김승유 회장은 지분 9.35%를 보유한 국민연금에 사외이사를 추천해 달라고 요청했다.
저작권자 © 중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