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는 그림과 스토리로 구성된 순수예술이자 대중적인 영상매체로서 OSMU 비즈니스에 가장 적합한 창조산업이다.

국내만 살펴보더라도 온라인게임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한 순정만화 <리니지>,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요리만화 <식객>, 1983년 탄생해 최근까지 2000여종의 상품이 판매된 가족만화 <아기공룡 둘리>, 인터넷과 모바일 만화시장을 개척한 <웹툰> 등 만화원작의 파급력은 실로 엄청나다.

이러한 가운데 한국콘텐츠진흥원(원장 이재웅)은 국내외 만화산업을 되짚고 침체정국을 맞은 문화 산업계에 돌파구를 제시하는 코카포커스 5호 ‘한국 만화산업의 카투노믹스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만화원작은 미디어 믹스(Media Mix)에 의해 출판, 애니메이션, 게임, 영화, 공연물 등 다양한 형태로 콘텐츠 산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또 만화 캐릭터를 활용한 액세서리, 가전, 의류, 생활용품 등 라이선스 비즈니스와 머천다이징 사업을 통해 엄청난 부가수익과 연관산업으로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또 보고서는 미국과 일본은 만화원작을 바탕으로 탄탄한 출판시장을 형성하고 영화, TV, 게임 등 프랜차이즈를 통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선순환 구조가 정착돼 있다고 전한다. 대표 사례로 미국은 마블엔터테인먼트와 DC코믹스가 할리우드 제작방식으로 <스파이더맨>과 <아이언맨>을, 일본은 제작위원회 방식의 <드래곤볼>과 <나루토> 등 만화원작이 바탕이 돼 라이선스 비즈니스에 의한 연관 산업으로 수익모델을 다각화하고 있다.

반면 한국 만화산업은 출판시장의 침체로 만화출판의 제작과 유통 시장이 축소돼 1만180개의 만화관련 사업체의 전체 매출액(2008년) 7233억원 중 매출규모 1억원 미만 사업체가 9556개(93.9%)로 대부분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액도 414만 달러로 2억6000만 달러의 출판시장에 비해 미미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만화출판업체들이 대여시장에 의존하고 온라인 만화업체는 무료만화와 포털 CP 위주의 사업모델로 고착됨으로써 시장전체가 낮은 수익성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출판만화를 포함한 출판시장의 총체적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근원적인 개선과 함께 획기적인 과제들이 민관 협력차원에서 시도할 시점이라고 보고서는 주문한다. 특히 만화산업 뿐 아니라 서비스와 제조업과 같이 타 장르와 결합해 가치를 창출하는 선순환 만화 경제구조, 즉 카투노믹스(Cartoonomics) 전략 추진을 강조한다.

보고서의 첫 번째 제안은 만화기반의 신규 라이선스 비즈니스 모델 창출 필요성이다. 온라인만화가 출판만화의 외형적 축소를 보완하고 있으나, 전체 만화시장에서 흥행작 배출은 줄어든 실정이다. 따라서 만화계가 만화원작을 적극 활용해 산업계 성장의 촉매역할을 하도록 선순환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히 라이선스 비즈니스에 있어 해당 작품의 단행본 판매 증가 외에 타 장르 문화산업계에 귀속되고 있는 현실에서 만화산업계가 주도적으로 저작권 비즈니스를 주도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아가 세계시장에 기 진출한 국산만화를 활용해 애니메이션, 영화 등 탈 아시아를 준비하는 타 문화산업 장르와 협력해 글로벌 원작산업 기반의 저작권 비즈니스 전개해야 한다.

둘째 대안만화로서 기능성 만화시장 개척을 제안한다. 기능성 만화(Serious Comics)란 교육, 홍보, 치료, 선전 등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만화의 특성을 활용한 콘텐츠로 정의된다.

최근 국내 출판만화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한 어린이 교양학습만화가 대표적인 기능성 만화다. <먼나라 이웃나라>, <마법 천자문>, <WHY> 시리즈 등 에듀테인먼트 기능 외에 정책홍보를 위한 공공 캠페인 만화, 기업과 제품을 홍보하는 홍보만화, 심리적·정신적 치료를 위해 미술치료 또는 만화치료 등 기능성 만화들이 속속 제작되고 있다.

셋째로 인터넷과 모바일 환경에 대한 뉴미디어 만화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온라인 만화는 인터넷 환경을 기반으로 질적·양적으로 세계 최고로 인정받으며 다른 국가 온라인 만화계의 롤 모델이 되고 있다.

출판만화 출신 작가들이 장편 내러티브 구조의 온라인 만화를 선보여 감성적 지평을 확장하는 가운데 주요 포털 사이트는 만화를 핵심 콘텐츠로 부각시켜 만화 페이지 운영에 힘을 실으며 온라인 만화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온라인 시장의 낮은 문턱은 다양한 감성의 작품을 양상하며 온라인 만화 표준을 선점함으로써 세계 온라인 만화시장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반면 일부 포털사이트의 과점, 낮은 저작권 보상 체계, 불완전한 저작권 보호 체계 등 성장을 저해하는 요소가 해결해야 할 숙제다. 또 기존 모바일 만화가 작은 액정 크기의 한계로 10컷 내외의 단편으로 시작, 인기를 끌지 못한 반면 모바일인터넷 정액제 출시, 화면 사이즈 대형화, 고해상도 구현 등 서비스 환경 개선에 따라 웹 스토어 기반의 모바일 만화 서비스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

웹 스토어 시장의 경우, 세계 표준화 체계를 활용해 안정적인 콘텐츠 라이브러리를 구축한다면 세계시장에 진출하기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국내 앞선 온라인 만화 창작 기술 및 풍부한 온라인 만화작가 인력을 활용한다면 세계 웹 스토어 시장진출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보고서는 국내 만화산업이 글로벌화로 가기 위한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기성 작가들의 창작환경을 개선하고, 출판사와 대학의 신인작가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을 시스템화 해 창의력 있는 신진 작가군을 육성할 것을 주장한다. 여기에 저작권 비즈니스 전문인력 양성도 함께 제안하고 국내외 타 장르 및 분야 전문가 교류를 통해 국산 만화콘텐츠가 다양한 글로벌 프로젝트의 원작으로 활용될 수 있는 기회를 찾는데 적극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KOCCA 포커스 전문은 위콘(www.wecon.kr) 정책라운지> 포커스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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