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만을 남긴 채 역사의 뒤안길로

정치개혁의 기대 속에 출범한 18대 국회는 28일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만을 남긴 채 사실상 활동을 마감했다.



18대 국회는 시작부터 험난했다.

1월5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가 열리고 있다

여야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의 여파로 정치공방만 주고받다가 개원 이후 42일이 지난 2004년 7월10일이 돼서야 가까스로 첫번째 본회의를 열었다.

2011년 마지막날에 열린 제304회국회(임시회)제4차본회의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민주당의원이 참석치않아 회의가 지연되자 한나당 이명규 수석부대표가 10분 뒤에 들어온다고하자 손가락을 펴서 의원들에게 알리고 있다.

이후에도 18대 국회는 갖가지 `진기록'을 양산했다.

2011년 마지막날에 열린 제304회국회(임시회)제4차본회의에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325조 4.000억원에 달하는 2012년도 새해 예산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키고 있다.

예산안은 4년 내내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에 의해 단독처리됐다.

20012년1월5일 박희태 국회의장이 국회 제1접견실에서 국회 각 기관장으로부터 2012년도 국회 업무와 관련한 보고를 받고있다.

2008년∼2010년에는 4대강 사업 예산에 발목이 잡혀 `4대강 예산 여야대치→예산안 부실심사→여당 강행처리 및 야당 점거농성'이라는 수순을 반복했다.

9일 오후 국회는 제305회국회(임시회)제2차본회의를 열어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과 미디어렙 법 등을 처리하였다.

2011년에는 18대 국회 들어 처음으로 합의처리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으나,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론스타 국정조사 도입에 합의해주지 않은 한나라당에 반발, 전원 표결에 불참했다.

9일 오후 제305회국회(임시회)제2차본회의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이 의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격한 몸싸움은 일상화됐고, `민의의 전당'인 국회는 번번이 난장판으로 전락했다.

9일 오후 제305회국회(임시회)제2차본회의에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08년 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 외교통상통일위원회를 통과할 때에는 전기톱과 해머, 소화기가 등장해 `막장 드라마'의 전형을 보였고, 2009년 7월에는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여야가 동시에 본회의장을 점거, 주먹질을 주고받는 추태를 벌였다.

9일 오후 국회는 제305회국회(임시회)제2차본회의를 열어 조용환 헌법재판소 재판관 선출안과 미디어렙 법 등을 처리하였다.

18대 국회 후반기 들어서도 상황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10일 오전 국회 지식경제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CNK 관련 보고, 장성광업소 가스폭발사고 재해현황 관련 보고, 한국전력공사 밀양 송전탑 관련 보고를 받고 현안질의를 하였다.<br>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하나같이 `대화의 정치'를 강조해 정치 복원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지만, 핵심 쟁점을 놓고는 어김 없이 격한 대립으로 일관해 국회 폭력과 파행이 공식화됐기 때문이다.

1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승용 간사와 추미애 의원이 법안 문구 수정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2011년 11월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 과정에서 여야가 보여준 행태는 `막가파식 국회'의 절정이었다.

1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이 상비약 슈퍼 판매를 위한 약사법 일부 개정법률안 등을 가결하고 있다.

한나라당이 본회의장을 기습 점거해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처리하려 하자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이 국회의장석 앞 단상에서 최루탄을 터뜨린 것이다.

2월 17일 국회도서관 현관 앞마당에서 국회도서관 개관 60주년 기념 플래시몹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플래시몹이란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 일정한 리더 없이 전자우편이나 휴대전화로 연락하여 사전에 공지된 시간에 한꺼번에 모여서 행사나 놀이를 하고 나서 흩어지는 행위를 말한다.

그러나 여야는 `기득권을 지키기'에는 예외 없이 한마음이 됐다.

14일 오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재선 보건복지위원장이 상비약 슈퍼 판매를 위한 약사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가결하고 있다.

2011년 3월과 2012년 12월에는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로부터 입법로비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국회의원을 구제하기 위해 기습적으로 공직선거법을 처리하려다 여론의 질타를 받고 개정을 포기했다.

2012년2월21일 자오커즈 귀주성 성장을 정의화 부의장이 환영하고 있다

또 2011년 8월에는 여대생 성희롱 발언 파문을 일으킨 무소속 강용석 의원 제명안을 무기명 표결에 부쳐 부결시켰디.

2월16일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국회 클래식 음악회-Trio VIP와 함께하는 '봄을 여는 음악회' 가 열렸다. 최재원 피아니스트 사회로 김혜란 바이올린, 김지훈 첼로, 그리고 오은숙 성악가와 <br>함께 협연이 이루어졌다.

지난 27일에는 여론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4ㆍ11 총선 국회의원 의석수를 299석에서 300석으로 늘리는 선거구획정안을 의결, 정치개혁과 민생국회를 바라는 국민의 목소리에 철저하게 귀를 막았다.

2월 13일 박희태 국회의장이 의장접견실에서 국회출입기자단과 국회의장 사퇴서 제출에 관한 기자회견을 하고있다

여기에 입법부 수장인 박희태 국회의장이 부패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임기를 3개월여 앞두고 불명예 퇴진한 것은 헌정사에 씻을 수 없는 오점으로 기억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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