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계 “대기업 직원일수록 모범 보여야” 비난

CJ 그룹 제일제당의 한 임직원이 회사와 직위를 내세워 성추행을 한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비난을 받고 있다.

남대문경찰서와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후 11시경 CJ 그룹 제일제당 소속 윤모 부장(42)은 서울 중구 중림동 한 실내포장마차에서 이 가계 여 사장인 A씨(32)를 상대로 강제적으로 성추행을 했다는 것.

특히 윤 부장은 CJ 제일제당 식품계열의 주력 상품 출시에 앞장서면서 이목을 끈 인물로 알려져 CJ 임직원의 도덕성에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윤 부장은 이날 친구와 술을 마시고 계산을 하던 중 A씨의 볼에 강제적으로 입을 맞췄다. 화가 난 A씨는 윤 부장을 쫒아냈지만 다시 돌아온 그는 적반하장으로 A씨에게 욕설을 퍼부었다.

특히 윤 부장은 그것도 모자라 “내가 C기업 임원인데 똑바로 대접 못하겠느냐”며 가게 안에서 행패를 부렸다.

이 상황을 알게 된 A씨의 남동생 B(31)씨는 곧장 가게로 달려왔다. B씨는 자신의 스마트폰과 연결된 가게 내 CCTV를 통해 상황을 보고 있었던 것.

B씨는 “당신이 누나를 성추행 하지 않았느냐”고 따졌다. 하지만 윤 부장은 “감히 누구를 협박하느냐, 명예훼손죄로 고소하겠다”며 되레 큰소리 쳤다.

결국 B씨는 경찰에 신고했고 사건은 남대문 경찰서에 접수됐다.

하지만 경찰서에서도 윤 부장은 사실을 극구 부인하는 등 발뺌은 계속됐다. 그러나 B씨가 당시 상황이 녹화된 CCTV를 보여주자 그제서야 윤 부장은 “미안하다. 술에 취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좋게 합의했으면 한다”며 자신의 성추행 사실을 자백했다.

현재 A씨와 윤 부장은 합의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CJ그룹측은 7일 중앙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윤 부장 성추행 사건은 개인적 불찰로 일어난 일이어서 회사 차원의 대응은 없다”면서도 “인사징계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같은 대기업 임직원의 비윤리적 행태가 알려지자 여성단체 또한 비난을 쏟아냈다.

여성단체 한 관계자는 “남성을 접대하는 술집이 아닌 곳에서 대기업의 직원이 여성을 농락하고 오히려 큰 소리 치는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또 “술집을 운영한다고 해서 무조건 여자를 가볍게 봐서는 안된다”면서 “대기업 직원일수록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이같은 대기업 임직원의 성추행 관련 도덕성 타락은 한 두 번이 아니다.

지난해 한 대기업의 영업 팀장은 우월한 직위를 이용해 5개월 동안 부하 여직원 4명을 상습적으로 성추행해 논란이 됐고 롯데카드사의 한 팀장 역시 사내 여직원과의 성폭행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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