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나경원 전 의원이 4월 총선에 불출마한다고 선언했다.

나 전 의원은 8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4·11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과 관련해 “당에서 공천을 두고 논란의 여지가 있음을 알고 있다”며 “더 이상 이런 논란으로 당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면서 백의종군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나 전 의원은 서울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낙선한 뒤 자신의 지역구였던 서울 중구 출마를 위해 준비해왔으며 면접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의혹이 불거지자 공천 탈락의 가능성에 무게가 실려 왔다.

나 전 의원은 “선거를 앞두고 다시 온갖 거짓 음해와 선동이 난무하고 있다”면서 “당 일각에서는 이런 논란에 맞서긴커녕, 이를 빌미로 저를 끌어내리려 하고 있다”며 당에 대한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편향된 언론의 무책임한 음해와 선동으로 피해를 본 저로서는 과연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저 혼자서 감당해야 하는 멍에인지 묻고 싶다”면서 서울 시장 선거 이후 “또 다른 여론몰이가 나를 휩쓸고 있지만 당은 그 뒤에 숨으려고만 한다”며 당을 비판했다.

또한 새누리당의 공천 논란과 관련, “공천 개혁은 당 쇄신 과정”이라며 “공당으로 공정한 공천 돼야 한다. 공천이 사심에 의해 움직이는 공천이 되서는 안 된다. 지금 공천 과정은 어이없고 원칙이 없다. 공당이 아니라 사당으로서 공천으로 의심될 대목이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 전 의원은 남편의 기소청탁 의혹에 대해 “기소 청탁한 적 없다”며 “법관으로 직분과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 하지 않았다고 믿는다”고 입장을 밝혔다.

나 전 의원이 불출마함에 따라 새누리당은 전략지역인 이 지역에 새로운 인물을 공천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나 전 의원과 중구 출마를 함께 준비해온 신은경 전 KBS앵커는 지난 2006년 지방선거 당시 명품백과 밍크코트 등을 받았다가 뒤늦게 당에 반납한 일로 부정적으로 평가돼 새누리당은 제3의 인물을 공천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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